"잘 가시게", "세종시 잊지 않겠다"
"잘 가시게", "세종시 잊지 않겠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12.30 09:4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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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미있는 정년퇴임...서영일 전 세종사회복지모금회 사무처장

   서영일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 사무처장은 "직장생활을 마감하게 된 세종시를 잊지않겠다" 며 퇴임의 변을 밝혔다.<사진은 김현경 관리부장이 중앙회장을 대신해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세종시를 잊지 않겠습니다.”

참 의미있는 이별이 있었다.

2015년이 저물어 가는 29일 오후 5시. 조치원읍 소도 한정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행사는 평범했지만 뜻 깊은 ‘정년퇴임’이 있었다.

세종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초대 서영일 사무처장(60)이 이모작 인생을 위해 인생 1막을 끝내는 자리였다. 세종시 모금회에서는 첫 퇴임 행사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운영위원과 분과위원, 나눔봉사단장, 그리고 직원 5명 등 참석자는 모두 20여명에 불과했다. 중앙회에서는 김현경 관리본부장을 보냈다.

또, 평소 테니스를 함께 즐겼던 세종시 테니스연합회 유선종 회장과 박종옥 세종시 복지정책과장, 오정섭 희망복지계장 등이 외부인사로 참석, 떠나가는 이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세종시에서 직장생활 마감은 새로운 인연의 시작입니다. 오늘 따뜻한 정성을 보내준 지역 어르신들과 후배, 동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디에 있더라도 세종시민으로서 후원군이 되겠습니다.”

서영일 전 처장의 퇴임 인사에 박수로 화답한 참석자를 대표해서 안성구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여기 계시는 분들도 다 아시겠지만 서 처장은 이곳에서 모금회 기틀을 마련한 분”이라며 “초창기 어려운 가운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잘 출범시켜 지금의 조직이 됐다”고 화답했다.

정년퇴임식 공식행사는 10여분 만에 끝이 났다. 기념품 전달과 공로패 수여, 그리고 꽃다발 증정 등 통상적인 식순에 따른 틀에 박힌 행사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떠나가는 이도, 보내는 이도 세종시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을 당부했다.

중앙회 감사실장 등 요직을 거친 그가 2013년 6월 세종에 내려온 건 좌천성 귀양 성격이었다. 그곳에서 마감하라는 뜻이었다. 게다가 회장 선임과정에서 잘못 끼운 첫 단추로 인해 정치권의 틈바구니 속에서 속앓이를 많이 하기도 했다.

이런 여건에도 모금과 관련된 현장에는 어김없이 찾아다니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열심히 만들었다. 전적으로 서 전처장의 힘만은 아니었지만 인구 20만 명 작은 도시에서 1억 원 이상 기부자들인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자를 1년 만에 3명이나 탄생시켰다.

   이날 퇴임식에는 20여명이 모였으나 떠나는 이, 보내는 사람 모두 세종시와의 인연을 강조햇다.
또, 관변단체 정도로 여기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언론기고와 기부 릴레이 행사 참석, 그리고 활발한 대인관계가 세종에서 그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너 3호인 김윤회 흥덕산업 대표는 “정말 열심히 내일처럼 뛰어다니던 모습이 지역사회로부터 공감을 불러왔는데 퇴임이 아쉽다” 며 “충북지회로 간 정동의 부장과 초창기 공동모금회의 기틀을 튼튼하게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고 촌평을 달았다.

이날 정년퇴임은 떠나가는 외부 사람들에게 세종시에 계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따스한 인연의 끈을 맺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신생도시 세종시는 도시가 성장할수록 주인이 작아지는 곳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도시 구조로 인해 세종시에 잠시 근무하고 떠나는 사람, 역시 매년 늘어나기 마련이다.

잠시 머물렀지만 떠날 때 기억에 남게 만들어 세종시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그 만큼 후원자가 생겨나게 된다. ‘적소성대’(積小成大)란 말처럼 민간차원에서 이런 일들이 일상화되면 그게 사회적 자원이 된다. 가는 곳은 정하지 않았을 지라도 떠나는 서 전 처장의 이런 모습은 의미있고 아름다웠다.

“잘 가시게, 그리고 세종을 오래도록 생각해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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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015-12-30 16:10:33
항상 웃는 모습 기억날 껍니다. 수고하셨어요...,

복지인 2015-12-30 14:59:39
잘 가시고 좋은 일 많이 하세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