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설(說)이 무성한 가운데 그동안 지역 정치권을 장악해온 선진당이 위기 의식을 느끼면서 의장 선출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새누리당 강용수 의원을 설득, 지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당초, 민주통합당 소속 시의원이 초대 시의장 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의장 후보자 선정을 놓고 내분으로 인한 파행을 거듭했던 점이 이번 쟁탈전에서 선진당의 위기의식을 결집시키며 오히려 기회를 주었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내분으로 인한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의장 후보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결국 제1부의장 자리만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민주통합당 모 의원은 의장 선출을 앞두고 당파를 초월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며 의장자리에 앉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내분은 민주당 내 유력 주자들간에 감정 대립으로 이어져 결국 투표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유력한 주자는 아예 후배와의 경쟁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불참을 했으며 출석한 의원들 가운데 출마 의사를 내비친 2명을 놓고 투표한 결과 3대1로 임태수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낙점되었다.
의장 선출 이후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도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조율에 동의하지 못하고 반발해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감투를 위한 의원들의 행동들이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초대 시의회 원 구성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같은 당 소속 의원들 조차도 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을 놓고 "시민에게 부끄러운 행동"이라며 스스로의 자질을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원들은 왜 자리에 집착하는 걸까.
2년 후 선거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상임위가 결정되면 선거 때까지 그 소속으로 활동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대민 접촉이 많은 상임위를 선호했고 사전 조율이 되지 않으면서 불협화음이 외부로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모 의원은 “교육 운영위원회로 의원들이 몰린 것이 바로 그런 연유 때문”이라며 “학부모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각종 행사장에서 얼굴을 내밀 수 있다는 정치적인 배경이 그 쪽을 선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무튼 이번 하반기 의회 원 구성의 특징은 절호의 기회를 놓친 민주통합당, 적전 분열로 인해 손쉽게 의장자리를 차지한 선진당, 그리고 차기 선거를 의식한 상임위 쏠림 현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면을 유리알처럼 들여다보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의원들의 행태가 곱게 보일 리가 만무하다. 명품도시, 세계화된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 의회에도 선진화 바람이 일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