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 새정연이 양보하라
다수당, 새정연이 양보하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07.01 14: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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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상임위 구성도 못하는 세종시의회, "벌써부터 밥그릇 싸움"

세종시의회 왜 이러나.

세종시의회가 새정치민주연합이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벌써부터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과 힘겨루기를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을 버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초반부터 밥그릇 싸움을 하는 모습에 적잖은 실망을 하고 있다.

상임위 구성이 안 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행정복지, 운영, 교육,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 4자리를 놓고 새정연은 3석, 새누리당은 2석을 요구하고 있다. 한자리를 놓고 출범도 하기 전에 ‘의회 파행’ 운운하면서 감정싸움까지 덧칠되고 있다.

양측의 말을 들어보면 모두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정치는 협상이 아닌가. 꽉 막혀 한 치도 나가지 못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하면서 나아가는 게 정치다.

15석 가운데 9석을 차지, 절대 다수당이 된 새정연은 의석 수에 따라 배분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 공학적으로 말하면 백번천번 맞는 얘기다. 다수결 원칙을 대입하면 한 석도 주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정치는 협상’이고 다수당의 책임을 감안하면 힘의 논리만 앞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새누리당, 또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에 당선된 지역구 4명, 모두 3선이라는 점을 내세워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관철되지 않으면 ‘등원 거부’라는 초강경 방법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반성보다는 소수 정예(?)를 내세워 역시 힘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1석 배정도 사전에 상의를 통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방식의 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다. 만약에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고 정중하게 1석을 주었으면 받았겠는가. 절대 아니다. 두석을 가져오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10일 오전 10시 임시 본회의가 예정되어 있고 3일부터는 상임위원회별로 회의가 열린다. 그리고 4일 오전 10시에 제2대 세종시 의회 개원식이 일정에 들어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세종시의회에 새정연이 다수를 차지한 건 그동안 진부했던 새누리당에 대한 변화와 개혁의 열망을 반영한 결과이다. 말하자면 새정연 후보들이 참신하거나 비교 우위에 있어 절대 지지한 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양보하고 협상해야 한다.

정치는 협상이고 생물이다.
서로 말이 안 통한다는 주장과 함께 외면만하면 세종시의회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명품 의회는 물 건너가게 된다.

먼저 새정연에게 권유한다. 양보를 하라. 독수리는 발톱을 감추었을 때 위엄을 느낀다. 그 발톱을 드러내고 사용하려고 하면 상대는 도망가거나 반항을 하게 된다. 지금은 위엄이 필요하지 선거에 참패한 새누리당을 힘으로 밀어 부칠 시기는 아니다. 그리고 양보는 가진 자가 하는 것이다.

사정상 양보가 도저히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을 찾아라. 요컨대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와 같은 제 3의 위원회, 그러면서 우리 실정에 꼭 필요한 조직을 협의를 통해 하나 더 만들어라. 지금 새정연에서 제시한 공공시설물 인수특별위원회와 같은 건 오히려 상대방을 더 자극만 한다.

   김중규 대표기자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먼저 소수를 인정하라. 모든 출발점은 그곳이 되어야 한다. 3선을 내세우는 건 자기들끼리는 얘기할 수 있으나 객관성은 떨어진다.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나갈 마음에 준비를 갖추고 3선의원에 걸 맞는 정치력을 발휘하라고 권하고 싶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공은 새정연 쪽에 와 있다. 의회가 파행을 겪으면 역시 그 질책은 다수당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서 있는 세종시의회를 수적으로 지배하는 새정연은 긴 호흡으로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후반기 의회도 있고 의장도 있지 않는가. 얼마 남지 않는 시간동안 좋은 결과를 시민 앞에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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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 2014-07-02 00:35:22
양보는 가진자가 하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원만한 원구성 2014-07-01 22:25:59
이렇게 하면 안될 까요. 새누리 4명 지역구 - 상임위원장 1자리 배정, 무소속 김정봉 의원 - 상임위원장 한 자리 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