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록 세종시 교육감 예비후보 출마기자회견자리에 초점은 ‘양주 돌리기’에 모아졌다. 26일 오전 11시 오 예비후보는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그는 숙연한 자세로 ‘아내의 양주사건’과 관련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계속해서 “...평생에 있어서는 안 될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일에 대해서는 못난 남편으로서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며 “11년 여 전인 설명절에 교육위원회 의장으로서 오랜 지인들로부터 받은 명절 선물에 대한 답례품으로 2만 8천여 원 상당의 국산 양주를 보낸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오 예비후보는 ‘그때 그 사건’을 회상하면서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경솔했던 점을 지난 10여 년 간 반성해왔다며 “변명하거나 해명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고 말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우회적인 방법보다는 아예 드러내놓고 호소하는 정공법을 선택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특유의 정(情)에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저를 만나 평생 지금까지 35년간 고생만 한 아내가 안쓰럽고 미안하기 한이 없습니다. 더 이상 영원히 잊고 싶어 하는 아내의 아픈 상처를 들추고 싶지 않습니다.”
아내에 대한 회한을 털어놓고 “대한민국 남편의 마음으로 널리 용서해 달라”고 참석기자들과 세종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22일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춘희 민주당 세종시장 예비후보 출판기념회에서 이해찬 의원이 “선거과정에서 선거법으로 인해 교육감 당선이 취소된 그런 선거는 하면 안 된다”는 자신을 겨냥한 발언에 대해서는 “외람되게 한 말씀드린다”며 강하게 되받아 쳤다.
그는 “교육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전제,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등에 엎고 저의 아내와 같은 가족은 공격대상으로 삼는 비열한 후보와 세력은 엄중히 심판을 받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공정선거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당시에 (아내의)유·무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실형을 받았다”고 간략한 답변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오 예비후보의 사과와 용서가 유권자라는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그 결과는 오는 6월 4일을 지나서야 밝혀질 것이다. 이날 회견에서 애써 개발한 5대 정책과 10대 공약은 세종시 교육감의 법적인 도덕성 진단에 묻혀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