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환자, 찬 날씨에는 외출 자제해야
호흡기환자, 찬 날씨에는 외출 자제해야
  • 문재영
  • 승인 2014.01.28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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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호흡기내과 문재영 교수...겨울철 호흡기 질환과 물의 역할

    문재영 호흡기 내과 교수
날씨와 환경은 인체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 따라서 계절마다 유행하는 질환이 다르고 그에 따른 건강관리법도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 겨울철 날씨는 차고 건조한 특징이 있고 이 때문에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의 호흡기계, 즉 코, 비인두, 인두, 후두의 상부 기도부터 기도, 세기관지, 종말기관지에 이르는 하부기도 등 호흡과 관련한 장기와 조직의 역할과 특징 때문이다.

호흡기계는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가스교환이라는 주된 역할 이외에도 기침반사, 체액성 면역과 같은 방어기능, 생화학 물질의 생산이라는 대사기능, 발성기능을 하고 있고 특히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들이마시는 공기의 가온과 가습을 하는 기능을 한다.  가령 섭씨 22도씨, 50% 습도의 공기는 우리 몸의 상기도와 하부기도를 통과하는 동한 섭씨 37도씨, 100%의 습도가 되는 것이다.

적절한 가온과 가습이 호흡기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찬 공기를 흡입하게 되면 기도의 저항성이 증가하고, 세기관지와 같은 작은 직경의 기관지는 유순도가 감소하게 되므로 기도과민성이 특징인 천식이나, 기도의 유순도가 감소하여 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는 불리하다. 따라서 이러한 호흡기질환자들은 갑자기 지나치게 추운 날씨에는 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계의 점막에 존재하는 점액 섬모층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점액 섬모층은 호흡기계로 흡입된 작은 입자를 걸러내어 거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방어기능을 담당하는데 지나치게 건조한 공기는 점액 섬모층의 습도를 감소시켜 섬모가 운동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건조한 실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고 특히 흡연자일 경우 호흡기질환에 감염되면 회복이 더디고 기침 등으로 오래 고생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 호흡기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실내온도와 실내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실내온도와 실내습도는 호흡기계의 면역력을 저해한다. 겨울철 호흡기 건강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규칙을 지키면 좋다.

1. 규칙적인 실내환기
겨울철에는 환기가 부족한 밀폐된 실내에서 근무하게 되는 시간이 길고, 밀폐된 실내는 건조한 실내환경을 유발하므로 같은 공간 안에 호흡기 전염력이 있는 환자에 의해 다수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사무실과 가정의 실내환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

2. 적정온도, 적정습도의 유지
권장되는 겨울철 실내온도는 18도 ~ 20도이며, 실내습도는 40~60% 이다. 따뜻한 실내를 위해 난방온도를 높이게 되면 실내습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온도를 높이기 보다 보온을 위한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가습제품이 시중에 나와있는데, 이러한 제품을 이용할 때는 자주 세척하고 물을 갈아주어 제품 안에 발생한 곰팡이 등이 실내에 퍼지지 않도록 한다. 특히 가습기 세정제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세제 없이 물로만 씻어내도록 한다. 이러한 제품이 작은 수증기 입자와 함께 하부기도로 들어가 만성염증과 종말기관지의 폐쇄, 섬유화를 일으킨 것이 얼마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가습기 폐손상' 사건이다.

3. 수분섭취
건조한 공기에 노출된 상기도 점막의 수분손실을 막기 위해 따뜻한 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커피와 녹차는 이뇨 작용이 있어 점막의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굳이 몸에 좋은 '차'를 따로 찾지 않아도 체온 정도로 식힌 따뜻한 물과 보리차, 옥수수차 등으로도 충분하다.

4. 개인위생
잦은 손씻기와 기침 예절은 나와 상대방의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손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씻는 것이 요령이다. 특히 외출에서 돌아온 뒤에는 세안과 세수를 통해 얼굴과 손에 묻어있을 바이러스와 감염균을 최소화하여 어린이, 유아, 면역저하자, 노인,호흡기질환자 등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하자.

5. 전염성 환자의 격리
사무실, 학교, 학원 등에 호흡기질환 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환자를 격리하는 것이 다수의 환자 발생을 막는 최선이다. 따라서 몸이 아픈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근, 출석하게 하기보다 환자가 집에서 충분히 쉬고 난 뒤 직장과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모두의 건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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