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저축銀 끝없는 '막장 드라마'
퇴출 저축銀 끝없는 '막장 드라마'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5.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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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저축은행 간부 고객돈 166억원 빼돌려 도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장 항공편 해외 도피도 시도
中밀항 시도전 편법 소유 카지노 130억원에 매각

‘막장’의 끝은 어디인가. 지난 6일 영업정지된 한주·미래저축은행 임원들의 부도덕한 행태가 잇따라 드러나며 대전·충남 지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는 비난을 초래하며 금융권의 허술한 관리·감독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증발한 고객 돈 166억
13일 대전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에 본점을 둔 한주저축은행 간부 A 씨가 고객 돈 166억 원을 빼돌려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거에 나섰다.

A 씨는 은행 전산에 입력하지 않고 내부 테스트용 단말기로 통장에 금액 표시만 해주는 수법으로 고객 350여 명에게 가짜 통장을 만들어 준 뒤 166억 원에 달하는 예금을 몰래 챙겨왔고, 영업정지 직전인 5일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이 같은 파렴치한 행각은 10일 개시된 가지급금 지급 신청을 위해 대행점인 시중은행을 찾은 피해 고객들에 의해 밝혀졌다. 예금 통장 기록이 한주저축은행은 물론 예금보험공사 전산에도 남아있지 않자 이를 이상히 여긴 고객들의 신고로 들통이 났다.

금융당국은 즉각 A 씨를 고발했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선 합수단은 A 씨 개인이 아닌 은행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고객 예금을 가로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미래저축은행장 공항 출국도 시도
수천억 원대의 불법 대출과 회사돈 횡령 혐의로 구속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장은 영업정지가 임박하자 항공편으로 국외 도피를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7개 저축은행에 대한 2차 구조조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받아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금감원이 김 행장의 위법 혐의를 검찰에 통보하며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미래저축은행은 당시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17%로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으로 인해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됐다. 1300억 원대의 유상증자를 하고, 충남 아산 아름다운골프온천리조트 소유주인 K 사에 빌려준 대출금 1400억 원을 회수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K 사는 ‘골프장 매각 계약이 이뤄져 대출금을 머지않아 갚을 수 있다’며 계약금 250억 원이 입금된 계좌 명세까지 금감원에 알렸으나 금감원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미래저축은행의 각종 법규 위반 혐의를 검찰에 통보하는 한편 자금 출처 조사를 벌여 김 행장이 사채업자로부터 250억 원을 빌린 후 K 사 계좌에 입금해 계약금이 들어온 것처럼 꾸민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김 행장은 은행 퇴출은 물론 자신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듯 국외로 도주하려 했으나 인천공항에서 출국이 좌절됐고,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에게 의뢰해 중국으로 밀항을 하려다 3일 검거됐다.

◆金 행장, 편법 소유 제주 카지노 처분
이와 함께 김찬경 행장은 중국으로 도피를 시도하기 전 130억 원 규모인 제주의 모 카지노를 매각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행장은 제주 서귀포의 한 특급호텔 카지노 업주가 빌려준 돈을 갚지 않자 대출 담보로 잡힌 카지노 영업권을 넘겨받고 2008년 2월부터 영업을 해왔는데 금융당국 감시를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카지노를 편법 소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행장은 해당 카지노를 미래저축은행 영업정지 발표를 앞두고 처분, 지난 1일 같은 지역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모 업체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최 일·도창주 기자 choil@ggilbo.com
연기=정장희 기자 jjh001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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