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빨리, 목소리 큰 사람만 채용한 회사
밥 빨리, 목소리 큰 사람만 채용한 회사
  • 유한식
  • 승인 2013.09.17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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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썸 앤 파커스의 '일본 전산이야기'

 
   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
4년 전 빨간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표지 상단 3분의 1이나 차지한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큼지막한 제목을 보며, 나는 이 책이 일본의 전산처리 시스템을 설명하는 딱딱한 공학서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빨강, 하양, 검정의 색감도 그렇거니와 ‘일본’이라는 나라와 연관된 것에 막연한 거부감부터 들었기에 처음부터 끌리는 책은 아니었다.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라….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성공사례가 얼마든지 있을 텐데, 왜 하필 일본 기업의 얘기를 책으로 냈을까하는 의문으로 첫 장을 펼쳤다. 책장을 넘길수록 가슴 속에 불같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고, 마지막장을 덮을 땐 주변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는 생각에 벅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1973년 단 4명이 3평짜리 시골 창고에서 시작해 계열사만 140개에 직원이 13만 명, 매출 8조 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일본전산 성공신화의 주역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경영 철학을 담고 있다.

명문대 출신을 뽑을 수 없던 영세한 시절 입사시험으로 ‘밥 빨리 먹는 사람’ ‘목소리 큰 사람’ ‘오래 달리기 잘하는 사람’ 등을 채용해 최고의 임원으로 성장시킨 비결을 속속들이 알려주고, 금요일 저녁에 거래처로 달려가 주말 내내 문제를 해결하며 거래 물량을 늘린 신입사원의 일화 등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일본전산은 나 스스로 반성과 초심의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자신감도 충전케 했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난 일본전산에 신입사원으로 합격할 수 있었겠다’라는 확신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나는 목소리도 크고, 밥도 빨리 먹고,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니까. 또한 학력이나 자격증·경력 따위가 아

   밥 빨리 먹는 사람, 목소리 큰 사람 등 독특한 인재를 채용, 성공 스토리를 엮어낸 '일본전산 이야기'
닌 열정만을 평가해 주는 일터에서, 내 열정을 과감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면 참으로 일할 맛 나는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전산의 성공신화를 읽으며 사회를 발전시키고 성장으로 이끄는데 있어 진짜 중요한 가치를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렵고 실업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시기에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한다!’는 일본전산의 나가모리식 경영철학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언뜻 우리나라 군대에서나 볼 수 있는 문구 같지만 좋은 학력과 뛰어난 두뇌를 가진 것보다 ‘이루고 말겠다’는 행동과 의지의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바꾸는 사람.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 결국 이 책은 자신의 운명보다 더 열정적인 사람이 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일류가 됐는지, 현실에 파묻혀 희미해져 버린 꿈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세종의 소리' 는 '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기획 연재를 시작으로 책 모으기 운동을 전개합니다. 우선 기고를 하는 지역 인사들과 책 모으기 운동 취지에 공감하는 독자들로 부터 책을 기증받습니다. 수집된 책은 세종시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이나 마을 문고 등 필요로 하는 곳에 보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동참 부탁드립니다. 문의 : 044-904-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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