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배불뚝이 검투사
정치인은 배불뚝이 검투사
  • 임영호
  • 승인 2013.07.0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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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독서길라잡이]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담대한 희망'

 
좀처럼 정치인의 저서라면 읽지 않는 나는 오랜 만에 한권의 책을 들었다. 현재 미국의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 (Barack Hussein Obama)의《담대한희망,TheAudacityofHope》이다. 상원의원 2년의 햇병아리에 불과했던 오바마는 혜성같이 등장하여 대통령이 되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 나는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그의 정치철학은 무엇이고 미국의 정치현실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있나를 알고 싶었다.

이 책은 45세의 오바마가 공직에 출마한지 10년 째 되는 나이에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에 쓴 책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가치 체계 등 9장의 분야로 나누어 구성된 이 책은 500페이지의 조금 두꺼운 책이다.

정치인은 배불뚝이 검투사이다

제1장 《공화당과 민주당》편을 보자. 정치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공화당이 다수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민주당 의원 들은 온당한 수정안을 제출하더라도 통과는커녕 심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 않는 현실에 고함을 지르고 불만을 토로하며 맹렬한 비난만을 퍼붓는다. 오바마는 소수당의 무기력한 현실을 고발한다.

그는 정치가 하찮은 것으로 전락했다고 느낀다. 정치인은 ‘배불뚝이 검투사’로 온몸을 부딪치며 벌리는 스포츠와 같다고 이해하며 심한 독설과 비방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법안에 따라 가끔씩 보수성향이 가장 심한 동료의원들과도 협력했고 포커 게임을 하거나 맥주를 한잔하면서 공개적으로 선뜻 인정하지는 못해도 꽤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인식했다.

그는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여 유권자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자기가 느끼는 대로 재구성한 뒤 진실된 자세로 여러 가지 대안을 설명한다. 결국 공정성에 대한 본능적 직감과 상식을 자극해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정치는 사명이 아니고 직업이다

그는 정치가 참 왜소하다고 한다. 사소한 문제에 쉽사리 정신을 빼앗기는 바람에 결정을 하지 않고 소란과 흥분, 끊임없는 공방이 만성적으로 되풀이되고 중대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 한다고 한다. 국민들은 오늘날의 정치를 사명이 아닌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정계에서 논란을 벌이는 것을 구경꺼리나 쇼 정도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정치를 정책과 비전의 경쟁이 아닌 선과 악의 투쟁으로 인식하고 비열한 플레이로 상대편을 꺾어도 중요한 것은 승리이기 때문에 환호한다는 것이다. 또한 타협하려는 태도를 나약함으로 간주하여 응징이나 축출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정치도 우리정치와 하등 다를 바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법원판사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라는 직책이다’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오바마는 정치는 우리의 삶에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시민은 정치에 깊이 관여하여야 하며 우리 모두가 토론과 합의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오바마의 정치 핵심가치는 공감이다

제2장은 《가치체계》에 관한 것이다. 오바마의 핵심가치는 어머니로부터 배운 ‘공감’ 이다. 타인의 눈, 타인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문제의 해결보다는 논쟁이나 토론에서 상대방을 꺾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한다.

오바마는 친구 폴 사이먼이 진보적인 정치활동을 하면서도 자신과 의견이 다른 쪽 그것도 정면으로 다른 쪽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을 존경한다. 오바마는 우리가 마음을 조금만 열면 서로의 공통점을 보게 된다는 것 안다. 오바마는 협의를 이끌어 나갈 때 의견이 크게 대립되는 지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모두가 중요하게 여기는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중심에 두었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장에 선 오바마는 “진보만의 미국은 없습니다. 보수만의 미국도 없습니다.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연설하였다.

법률이 아닌 법률의 세부내용에 논쟁이 더많다

제3장 《헌법》에서 오바마는 헌법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1958년 이후 47년간 상원의원으로 있던 87세의 로버트 버드(Robert Byrd)의원은 작은 헌법전을 지니고 다니면서 심의나 토론에서 이것을 꺼내 본다고 인용하면서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하여 상원의원 직무와 아메리카 건국이전의 논쟁과 건국의 밑바탕이 된 문건이 담고 있는 헌법정신을 되 돌아본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을 건국한 헌법 제정론 자들은 정략이 배제된 정치를 이상적으로 보았지만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 대통령자리에서 물러난 순간부터 이러한 이론은 무력화되었다.

오바마는 8살짜리 딸이 아버지가 무엇을 하냐고 묻는다면 ‛법률을 만든다’고 대답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은 법률자체보다는 법률의 세부내용을 둘러싼 논쟁 일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느낀다. 이는 권력을 쥔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법규의 구속을 받고 있는가를 놓고 따지는 문제이다.

정치인의 자질보다는 정치 속성에 원인이 있다

제4장 《정치》편에서 미국 정치의 속성을 말한다. 미국에서도 정치상의 문제를 정치인의 자질문제로 본다. 일반국민들은 워싱턴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려면 끝내는 정치인이라는 악당을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바마는 자기가 만난 많은 정치인들이 애국심과 열정, 지지자들을 대변하려는 열망이 있는데 저녁뉴스에 나오는 정치인들은 냉혹하고 비타협적이며 위선적이고 비열한 인물로 비쳐지고 있는 원인이 무엇일까 나름대로 분석한다.

 
그 원인으로 유독 자신만이 대변할 수 있다는 과대망상증, 낙선 시 패배의 굴욕에 대한 두려움, 99%의 어려움과 좌절감을 겪는 사람이 아닌 막대한 정치자금 모금과 관련된 재산과 수입이 많은 사람과 어울리게 되는 점 등을 든다. 또한 선거운동기간에 이익단체의 지원을 받으나 당선 후 공직에서 활동이 이 단체의 바람과 다른 표리부동한 모습, 미디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정치형태에서 공격적인 발언에 몰려오는 카메라의 양태와 개인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기사 등을 꼽고 있다.

존 F 케네디는 정치인의 자질에 있어 용기를 으뜸으로 쳤다. 기존질서를 변화시키려는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기에 연연하는 마음이나 기득권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

제5장 《기회》에서 미국의 경제정책과 사회복지문제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으로 자기주장을 편다. 세계화로 인한 자본이동의 자유와 무역장벽의 철폐로 미국경제가 승자독식 체제로 변했다. 위험과 혜택이 편중되었으며 견실한 성장은 이루었어도 디지털화, 자동화, 공장의 해외이전으로 고용은 빈약한 실정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아메리카드림의 꿈과 상향적 사회로 옮겨 가는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부시 보수정부에서 뉴딜정책의 잔재를 깨끗이 털어버리는 감세, 규제완화, 민영화로 사회복지재원이 줄었으며 세계화로 좌절을 겪는 사람들에게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사회계약』처럼 경제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투자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이대로 내버려두면 지식기반계급과 불안정한 저임금의 일자리 직업군과의 부의 양극화와 심한 불평등이 사회문제화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이 제 기능 못 하는 분야와 꼭 필요한 부분에 역동적으로 투자하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미국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교육, 과학기술 에너지의 자립화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건강보험제도로 개혁하는 일이 절박하다고 말한다.

타인의 종교적 믿음에 관대하여야한다

제6장의 《종교》에서 오바마의 종교관을 말한다. 오바마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인 그의 어머니는 무신론적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그녀는 균형 잡힌 교육을 위하여 전 세계의 종교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바마의 책장에는 성경과 코란, 바가바드기타,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 아프리카 신화가 나란히 꽂혀있다.

부활절이나 성탄절이 되면 교회에 데리고 가는 것은 물론이고 사찰, 중국춘절행사, 신사, 하와이의 고대무덤으로도 함께 찾아갔다. 그녀는 이처럼 여러 종교에 접했으며 한 종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어머니는 종교를 인류학적인 시각에서 보았으며 존중해야할 문화지만 몰입하지 말고 객관적 입장에서 다루어야 할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했다.

그녀는 세속주의였지만 영적으로 가장 각성한 사람이었다. 천성적으로 인정과 자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람이었고 인생의 대부분을 스스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런 마음을 베풀며 살았다.

오바마는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하면서 공동체건설과 정의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논리를 모색 했다. 어머니의 가치기준이 이에 부합했다. 오바마가 대학 졸업 후 지역사회 운동가로 일하기로 작정한 것도 어머니의 기본적인 믿음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이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서 종파의 위험성은 어느 국가 보다 커질 수 있다.
미국의 법률은 도덕성을 성문화한 것인데 이런 도덕성의 상당 부분은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에 뿌리를 둔다. 오바마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자신의 종교적 견해를 타인에 강요해서는 안 되며 타인의 종교적 믿음에 관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인이 동성애, 임신중절수술, 산아제한에 대하여 어떤 제안을 내 놓을지라도 토론대상으로 삼고 합리적 판단에 따르도록 요구되며 어느 정도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오바마 가족이 모이면 유엔 총회장과 같다

제7장 오바마의 편애 없는 《인종》관이다. 여러 인종이 뒤섞여 사는 하와이에서 아프리카출신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성탄절에 가족이 모이면 ‛유엔 총회장’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누이동생은 인도네시아 인이고 매제와 조카는 중국계이다.

오바마는 특정인종에 충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가치를 종족중심으로 평가하는 일 따위는 없다고 한다. 현재 미국은 탈 인종적 정치상황이다. 아시아계 미국인도 라틴계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오바마는 국민들이 불평등의 원인이인종적 편견에 있다고 본다면 미국 민주주의와 경제는 대립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내 흑인집단은 호의, 친절의 대상이 아니다. 소득 수준 상위 20%내에 있는 흑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흑인의 평균 임금 수준은 백인의 75% 수준이다. 흑인 유아사망률은 아직도 말레시아와 같고, 흑인 남자 실업률이 1/3이상인 지역이 있으며, 형사 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흑인 남자는 흑인 남자의 1/3수준이다.

오바마는 빈곤을 퇴치하고 사회적 지위, 문화격차를 줄이기 위하여 고용, 주택, 교육과 같은 기본적인 분야에서 차별금지조항이 시행되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선 10대 소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하며 사생아를 낳지 않게 교육하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밖에 여성과 자녀에 대한 치안강화, 지역 보건센터를 통한 보건예방활동, 비용이 적당한 탁아소 설립, 정부가 태아 검진, 정기적인 소아과 진료, 가정교육 프로그램 시행 등 충실한 부모역할을 한다면 격차가 해소될 것이라 믿는다.

외교에서 다자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제8장 《국경너머의 세계》에서 오바마의 외교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미 건국초기의 외교정책은 고립주의였다. 국제문제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 6대 대통령 퀸시 애덤스(John Quincy Adams)의 말처럼 ‛파괴해야할 괴물을 찾아 해외로 나가서는 안 되며 전 세계의 독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안가 제국주의 국가의 패권을 막고, 공산주의 팽창을 막기 위하여 동맹국을 돕기 시작한다.

 
오바마는 ‛어리석은 전쟁, 무모한 전쟁, 이성이 아닌 감정에 치우친 전쟁, 원칙이 아닌 정략에 바탕을 둔 전쟁’ 을 지지 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한다.

긴박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하여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수는 있지만 상대가 공격할 준비를 적극적으로 갖추고 임박한 장래에 그런 공격을 감행할 수단을 갖고 있거나 갖게 될 국가나 단체에 한하여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끈질긴 외교활동을 통하여 대다수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하게 만들며 군사행동을 통하여 전 세계의 국제규범을 한층 인지하도록 다자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 총포를 앞세워 민주주의를 강요하고, 그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이 미국에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 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거나, 야심만 클뿐 그에 걸맞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라크 찰라비같은 망명객에 놀아난다면 그 나라의 민주주의 활동가의 활동이나 자생적 민주주의를 막는다고 경고한다.

오바마는 말한다. 미국은 여러 정책을 통하여 국제시스템이 공평성과 정의, 번영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게끔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만이 압제로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믿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외부 개입은 성공 못하였으며 격려나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 국제포럼과 협정을 통하여 다른 나라들이 따라야 할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제9장《가정》편에서 자신의 가정을 솔직하게 소개하고 미국가정의 문제를 말하고 정책을 제시한다. 오바마는 미국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금 현재 첫 결혼의 절반은 이혼으로 끝나고 있고 이혼 가정의 60%는 자녀가 있으며 사생아로 태어난 아이는 33%, 그중 34%는 생부 밑에서 자라지 않는다. 특히 흑인의 결혼 율은 62%에서 36%로 하락했다. 편모 편부 슬하에서 자란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보다 빈곤 율이 50배나 높다. 사생아 출산의 1/4 이 10대이다.

오바마는 성도덕을 역설하는 일에 정부를 끌어 드려서는 안 되며 정부기관이 미국인의 침실에서 벌어지는 행위를 규제하려는 것을 용인할 생각이 없다. 부부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하여 법의 힘을 빌리는데 찬성하지 않는다. 다만 근친상간 가정 폭력 등 타인에게 큰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을 때는 사회가 개입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바마는 변호사인 부인 미셸에게 알맞고 아이들에게도 바람직한 형태로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점을 고심했다. 자녀가 있는 미국가정의 70%는 맞벌이다. 오바마는 이를『곡예사 가정』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녀를 돌보며 가정을 지켜나가고 인간관계유지를 위하여 안간힘을 쓴다. 맞벌이의 현실에서 여성들에게 생활의 여러 부담이 더 많이 지워지고 있다. 일하는 어머니의 고통이 큼을 의미한다.

오바마도 아이들이 태어날 때 직장근무를 조정해야한 것은 자기가 아닌 미셸이었다. 많은 가정이 맞벌이 주부의 압박을 덜어 줄 각종 서비스를 갖추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질 좋은 탁아시설, 필요할 때 부를 수 있는 보모, 1주일에 한 번씩 해주는 청소 도우미, 사설유치원등이 필요하다. 미국은 질 좋은 탁아 서비스제도를 갖추지 않고 있으며 특히 탁아비가 노동자들에게 너무 비싸다고 한다. 아이의 보육을 위한 유급 휴가제도도 없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을 한층 신축성 있게 운영하는 ‛변형 근로시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버지의 자리를 지킴으로써 얻게 된 사랑이다

오바마는 가정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다. 자신이 이기적이며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하여, 마음속으로 허전한 마음을 메우기 위하여 의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 가 스스로 자신에게 묻는다.

오바마는 아버지 없이 자라서 부모교육에 관심이 많고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자녀를 낳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여긴다. 학교에서 학부모와 함께하는 행사에 참석 못하고 의회회기 연장 때문에 여름휴가를 늦추어야 할 때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이들과 추억 쌓는 일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걱정한다.

오바마는 부인 미셸의 친정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은 그가 대단한 명성을 누렸거나 뛰어난 공적을 쌓았기 때문이 아니고 소소한 일상적 행동을 통하여 아버지의 자리를 지킴으로써 얻게 된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미셸과의 첫 키스 맛이 초콜릿 맛이었다

이 책은 정치인이 지은 책치고 독자들의 찬사와 호응이 컸다. 진솔하게 개인의 체험을 말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정연하게 정치적 의제를 제시한 책이다. 그렇다고 책 제목처럼 엄청난 공약이나 정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진보 보수이든 간에 하고 있는 정책들을 개선하고 조합한 것이 전부이다. 워싱턴의 무분별한 분열과 정쟁인 당파적 2분법이 아닌 시민들의 상식적인 꿈을 중심 가치로 두고 실천할 정책을 제시한 것이다.

미국에서 백인으로 태어난 것과 흑인으로 태어난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혼한 아프리카 흑인의 생부, 인도네시아 의붓아버지, 백인의 어머니와 외조부모아래에서 성장한 오바마의 다채롭고 고단한 삶의 여정은 오늘날 복잡한 미국사회를 조정하고 조화롭게 이끄는데 승화되어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읽기 전까지 나는 미국의 정치는 ‘신사의 정치’인줄 알았다. 오바마의 고민을 통하여 미국정치도 국민의 마음과 괴리된 ‘그들만의 쇼’로 변질되고 있으며 정당, 정치인 관계에서 소모적인 정쟁이 치열한 것을

 
     
 
 
임영호, 대전 출생, 한남대, 서울대 환경대학원 졸업, 총무처 9급 합격, 행정고시 25회,대전시 공보관, 기획관, 감사실장, 대전 동구청장, 18대 국회의원, 이메일: imyoung-ho@hanmail.net
보고 한국정치의 절망에 약간의 위안을 삼았다.

책을 덮으면서 미셸과의 첫 키스 맛이 초콜릿 맛이었다는 오바마의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참 솔직한 친구이다. 정치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가 그냥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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