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근대문화유산 멸실 위기
대전 근대문화유산 멸실 위기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1.12.20 0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舊사범부속학교 교장사택 화재로 '전소'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인 구 사범부속하교 교장사택이 19일 새벽 화재로 전소됐다.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이 또 하나 사라졌다.
19일 새벽 1시 55분경 중구 선화동 구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에서 불이나 전소됐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7대와 6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목조건물이라 불이 빠르게 번졌으며 지붕까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컸다.

당시 신고자 김 모(36) 씨는 “사택 뒤편에서 불길이 치솟고 사택 안에 연기가 차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목사 임 모(91) 씨를 대피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발간된 ‘한국의 근대문화유산’(문화재청·우정기획디자인/이만열 외)에 의하면 구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1930년 건축된 건축물로 현재 대전에 남아 있는 근대 주택 가운데 가장 오래된 주택이다. 지난 2005년 4월 15일 등록문화재 169호로 등록됐고 현재 사회복지법인 기독교 대한성결교회 사회사업유지재단 소유다.

구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 전소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유산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현재 근대문화유산 관리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공주갑부 김갑순이 별장으로 지은 건물로 추정되는 중구 대사동 별당과 1920년대 철도국장의 관사로 알려진 대흥동 뾰족집 철거 등 지역 내 근대문화유산이 계속 사라지고 있는데 화마 피해까지 입자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실제 대전시가 목원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2010 근대문화유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첫 조사 이후 2010년까지 7년 동안 대전지역에서 27채의 근대건축물이 멸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숙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은 “지난 5월 대전바로알기 사업을 진행하며 찾아가 남긴 사진이 마지막이 돼버렸다”며 “등록문화재가 화재로 소실된 사례가 극히 드물어 복원 등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미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상실,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소유주에 관리 책임이 있지만 문화재 보존과 관리를 위해 대전시가 상시적인 예방관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지 아쉽다”며 “이런 문화재들이 항상 닫혀 있어 우범지대가 되거나 방치되고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근대문화유산의 이전과 철거 논란이 있을 때마다 지적돼 왔듯이 근대 건축물을 박물관이나 문학관,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문화재를 보존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근대문화역사 박물관 건립, 조례 제정 등 근대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거점이 필요한데 아쉽다”며 “체계적인 문화유산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또 일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소방 등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관리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사택도 얼마 전 안전점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는데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원인 조사는 물론 향후 대책 마련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