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맛나는 메기탕, 그리고 칼칼한 새우탕
깊은 맛나는 메기탕, 그리고 칼칼한 새우탕
  • 박경자 기자
  • 승인 2013.06.18 09:36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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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의 미각기행]30년 전통의 조치원 대표 메기 매운탕 집...'도가네'

   웬만한 조치원 사람이면 한두번씩 가 본 '도가네'의 대표 음식, 메기 매운탕, 껄쭉하면서 뻑뻑한 맛이 났다.
이번에 소개할 맛 집은 매운탕 전문집 ‘도가네’이다.
웬만한 조치원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집일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고복저수지 위쪽으로 이사를 하면서 새 단장을 한 게 취재의 계기가 되었다.

‘도가네’는 고복저수지에서 30년째 매운탕만 고집해온 ‘창업 2대’ 째 경영을 하고 있다. 6년 전에 작고한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1세대 경영은 막을 내리고 도규완 사장(42)이 아내와 함께 대물림으로 맛을 이어가고 있다. ‘도가네’는 성(姓)에서 따온 작명이다.

이 집에서 첫 번째로 꼽은 요리는 메기 매운탕. 이것 하나만으로도 고객들의 입맛을 충분히 채울 수 있지만 민물 새우탕을 곁들어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맛 집 취재팀이 찾은 날은 둘 다 준비되어 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메기는 깊은 맛이 있었고 새우는 칼칼한 맛이 있었다.

메기 매운탕.
뻑뻑한 국물과 어울려서 나오는 푸성귀와 수제비가 일품이었다. 국물 맛은 깊은 맛이 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먹고 나서 입안에 여운이 남는 그러한 맛이 기억에 남았다. 진한 국물과 잘 어울리는 수제비는 모양은 다른 곳과 별반 다름이 없었지만 좀 더 쫄깃쫄깃한 맛이 났다.

매운탕 집에 비린내 없애는 건 기본이지만 혹간 그걸 없애지 못해 전체 음식을 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도가네’는 철저하게 비린내를 없애고 메기의 육질을 부드럽고 찰지게 만드는 게 비법인 듯했다. 한 냄비 가득한 메기 매운탕은 야박한 도시 인심을 잊어버리게 만들면서 풍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칼칼한 맛의 민물 새우탕<사진 왼쪽>과 후식으로 나오는 누룽지
이어 민물 새우탕을 맛보았다.
메기 매운탕이 뻑뻑하다면 민물 새우탕은 칼칼했다. 민물 새우가 우려내는 독특한 맛과 무가 뒤섞이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맛,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만들어냈다. 가끔 씩 입안에서 씹히는 새우의 질감은 국물과 함께 어린 시절 도랑에서 잡은 새우로 끓어먹는 음식을 기억나게 했다.

맛있는 집에서는 일상화되었지만 ‘도가네’ 역시 식재료에서 양질의 것만 사용했다.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그러니까 맛을 잘 낼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을 만큼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전라도 지방에서 나는 양건 고추만 사용하고 메기는 하루 분량만 청주에서 생물(生物)로 가져온다.

잘 알겠지만 메기는 40년을 살며 이뇨와 복막염, 부종, 당뇨, 조갈증 등에 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전해진다. 특히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으로 기운을 북돋으며 정력을 증진시키는 데 좋은 음식이다. 수제비도 미리 준비해놓은 게 아니다. 그때그때 필요한 양만 반죽해서 사용한다.

매운탕을 먹고 나면 누룽지가 나온다. 냄비 밥을 짓고 난 후 만들어진 누룽지여서 구수한 맛이 그대로 배어있다. 커피나 다른 차들로 후식을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수제비, 육수 등은 얼마든지 추가해주는 건 돌아가신 어머니의 방식에 따른 것이다.

농촌지도소에서 고복저수지 제방 높이기 작업으로 전에 있는 집이 물에 잠기게 되어 지난 5월 20일 저수지 수영장 앞 쪽 현 위치로 이사를 왔다. 옛 정취는 덜하지만 사람이 만들어내는 맛이야 변할 수가 없었다.

   정갈한 반찬
도규완 사장은 “손님을 돈으로 보면 안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이해가 된다면서 “대물림한 음식점인만큼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치원에서 10여분, 세종시 예정지역에서 20분 거리다. 출발하면서 전화로 예약하면 따끈따끈한 메기 매운탕을 즐길 수 있다. 장마의 시작과 함께 엄청난 비가 내렸다. 구질구질한 날, 오늘 점심은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매운탕을 권하고 싶다.

◆ 전화 : 044-863-0333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용암리 204-3  ◆영업시간 : 오전 10시- 오후 9시, 매주 2,4 월요일 유무

   주방에서 끓고 있는 매운탕
   널찍하고 여유로운 실내공간
   옛 도가네 식당과 6년 전 작고한 창업 1세<사진 원내>
   고복 저수지 수영장 앞으로 새단장하고 이사간 '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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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순 2013-08-06 11:34:41
예전에 한 번 먹어보았던 어죽이 생각나네요. 어릴적 냇가에서 물고기 잡던 추억도 새삼 이글을 읽고 있자니 새록 새록 묻어나옵니다.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씨가 음식에 담겨서 더욱 맛있을 것 같습니다.
추억을 더듬어 한 번 가봐야 겠습니다. 박가자님 감사합니다. ^^^^

연낭자 2013-07-11 13:42:17
세종에도 이런곳이 있었군요
가족과 함께
꼭 한번 가야겠네요~
원장님
고맙습니다.^^

랑랑 2013-06-25 16:09:20
아는곳이 나오니 반갑네요 이집 맛있어요!

최명희 2013-06-24 15:59:55
조치원(세종시)에 이런곳이 있었다니.....
원장님 함께 가보게 시간 좀 내주세요^^

윤채마미 2013-06-21 02:18:45
핸폰으루 기사 났을까 뒤적이다 발견!!
늦은 새벽 안자구 요것저것 웹서핑중이었어요.ㅎㅎ
이번 엔 메기 매운탕이 메인이군요. 솔직히 전
메인메뉴보다 민물새우탕이 더 땡기네요.
칼칼 하믄서 새우 특유의 짭조름 한 국물맛이 그려지네요.
이번에도 신랑 대동하구 한번 가봐야 겠는걸요^^
늘 고생해 주시는 박기자님께도 감사드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