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 파업 돌입… 세종시 학교 절반, 점심 급식 조리 못해
학비노조 파업 돌입… 세종시 학교 절반, 점심 급식 조리 못해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10.20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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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대신 빵·계란·주스 등 배식… 일부 학생들, 도시락에 김밥 사와
파업 참여 546명, 교육청 공무직원의 27%… 돌봄교실은 정상 운영
8월부터 임금교섭 했지만 합의 실패,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돌입
학비노조 파업으로 20일 점심 급식 조리가 중단된 세종시 온빛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으로 빵과 구운계란, 사과주스, 귤 등을 배식받고 있다. 

민주노총이 20일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노조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도 같은 날 총파업에 돌입, 세종시 각급 학교 중 절반가량이 점심 급식 등에 차질을 빚었다.

돌봄교실에서 일하는 돌봄전담사 중 파업에 참여한 돌봄전담사는 많지 않아, 세종지역 돌봄교실 대부분은 정상운영 됐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돌입한 학비노조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546명이다. 이는 세종시 각급 학교 등에서 일하는 공무직원 2000여 명의 27.1%라는 것.

세종교육청이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이 있는 학교를 집계한 결과,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세종지역 140개 학교 중 107개교에서 학비노조 조합원들의 파업이 진행됐다.

학비노조에 속한 조리사 등이 파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이날 점심 급식이 중단된 학교는 72개교였다. 비율로는 51.1%로 집계됐다.

점심 급식 조리가 중단된 학교 학생들에게는 빵과 우유, 음료 등이 대체식으로 지급됐다. 나머지 68개교에서는 정상적으로 조리된 급식이 학생들에게 배식됐다.

이날 세종시 고운동 온빛초등학교의 경우, 점심 급식으로 학생들에게 딸기크림빵을 비롯해 구운계란, 사과주스, 귤을 배식했다.

오전 11시 10분쯤 점심을 먹으러 이 학교 급식실에 가장 먼저 들어온 6학년 학생들 중 몇몇은 도시락을 싸 오거나 등굣길에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을 들고 오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한 6학년 여학생은 식판을 들고 탁자 앞에 앉으면서 손에 든 삼각김밥을 보여주며 “학교에 올 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샀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이날 학교에 가는 자녀에게 좋아하는 치즈김밤을 싸 줬다는 한 학부모(세종시 고운동)는 “노조 파업이 오래가지 않고 원만한 타협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비노조 세종시지부 조합원 40여 명이 20일 오전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한편 학비노조 세종시지부는 이날 오전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4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사용자인 시·도교육감과 교육당국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학비노조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지난 8월부터 임금교섭을 벌여 왔지만, 19일까지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학비노조는 기본급 9% 인상을 비롯해 근속수당 인상 및 지급 대상 확대, 명절휴가비·정기상여금 등 복리후생비용 인상 등 요구해 왔다.

반면 사용자인 시·도교육청들은 기본급 1.1%(2만2000원) 인상, 근속수당 1000원 인상, 맞춤형복지비 하한액 5만원 인상 등을 고수했다.

20일 세종시 온빛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급식실에서 점심 급식으로 받은 빵 등을 먹고 있다.
지난 1월 12일 학비노조 조합원들에게 교육감실을 점거당한 경험이 있는 세종시교육청 직원들이 혹시 있을지도 모를 조합원들의 내부진입, 점거 시도에 대비해 청사 1층 입구를 막고 지키고 있다. 
학비노조 조합원들이 세종시교육청 1층 출입구 유리창에 붙여 놓은 유인물. 비정규직 철폐 등 학비노조의 주요 요구사항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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