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란, "대통령 표창, 죄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김향란, "대통령 표창, 죄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1.09.01 14: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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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 22회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 표창받는 산신암 주지 김향란 여사
"어려웠던 시절, 도움받고 10배 이상 봉사로 갚겠다고 다짐한게 나눔의 시작"
제 22회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향란 여사는
제 22회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향란 여사는 "남을 돕고나면 날개가 달린 듯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죄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오는 7일 ‘제22회 사회복지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향란 여사(64)는 1일 세종시 조치원읍 봉산로 오봉산 산신암에서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히면서 “저보다 더 좋은 분들이 수상을 해야 하는데 제가 상을 받아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누구에게 감사한가”라는 질문에 “모든 분들, 특히 저를 도와주신 신도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면서 “그저 심부름만 했는데 큰 상을 주었다”고 수상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신도들이 자신에게 시주를 할 때는 나 혼자 쓰라고 주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거듭 강조하면서 평생 이웃과 더불어 사는 나눔의 문화를 실천한 삶의 궤적을 되돌아 보았다.

“이웃 돕기를 하고 돌아오면 항상 새가 된 것처럼 날아가는 것만 같다”고 나눔의 즐거움을 얘기하면서 “10원이든 100원이든 저를 믿고 주시는 돈을 저만을 위해 쓰면 절대 안 된다”고 더불어 사는 삶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했다.

김향란 여사는 모르긴 몰라도 세종시에서 이웃돕기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이다. 매년, 매월, 매분기 그야말로 ‘틈만 나면’ 이웃을 돕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독거노인 돕기에서부터 소외계층, 그리고 저소득 가정 등 정말 끊임없이 돕고 돕는다. 포털 사이트에서 ‘산신암’, 또는 ‘김향란’을 치면, 컴퓨터 화면 가득 선행 관련 기사가 나올 정도다.

“22살 정도 되었을 때였어요. 조치원읍 교동에서 정말 어렵게 살았는데 그 때 바로 옆 동네인 신흥동에서 월 1회씩 밀가루 배급도 주고 쌀도 조금씩 줬어요. 그걸로 연명하다시피 했는데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어요.”

그 때 김 여사는 결심했다. 내가 어느 정도 살게 되면 꼭 사회에 갚겠다고…. 찢어지게 가난함이 나눔의 고마움을 알게 만들었고 그게 결심이 되면서 이제는 실천하는 현실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이웃돕기 속에서 느끼는 보람은 의외로 간단했다. 도움을 받은 측에서 훗날 버젓한 사회인으로 성장해서 “그 때 도와주어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을 해주는 것이었다. 실제 그런 사례도 있었다.

“지금은 철거됐지만 20년 전 조치원읍 평동 판자촌에 할아버지 밑에서 두 손자가 자랐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중학교 때부터 학비도 도와주고 했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 찾아왔더라고요. 그러면서 ‘고맙다’고 꾸벅 절을 하더란 말이요.”

내가 누군가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나를 너무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깨달은 건 바로 그 때였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자신의 선행이 기사화될 때마다 부담이 됐지만 “많이 알려져 다른 분들도 이웃돕기에 동참하면 좋은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김향란 여사(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는 수시로 이웃돕기를 실천해 나눔과 봉사가 체질화되다시피 했다. 사진은 올해 4월 봄맞이 성금 기탁 장면 

그는 ▲불우이웃과 나눔 ▲소외계층 자립기반 마련 ▲봉사활동 ▲효 실천 ▲주민 화합 행사 등을 개최하고 실천해 오면서 “어렵게 사는 이웃을 도와주는 건 내 마음을 기쁨을 가져온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치원읍에서 대통령 표창자가 나오자, 임재공 읍장은 “항상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고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솔선해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사회보장협의체의 기둥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 표창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향란 여사는 “건강만 유지되면 늘 돕고 사는 인생을 살고 싶다”며 “제 눈에는 딱하고 힘든 이웃이 잘 보이더라”고 전했다. '세상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의 나눔 인생은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수상식은 오는 7일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서울 63시티 그랜드 볼룸에서 열리며 세종시는 9일 세종시 체육관에서 전수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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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철 2021-09-08 21:58:07
대단하십니다 어머니
존경합니다
무병장수 하시어
앞으로도 지구촌의 천사가 되어주세욤
건강하시고 늘행복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한솔인 2021-09-04 09:33:15
정말 좋은 일 많이 하셨네요. 사회는 이분들이 있어 살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