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아이들에게 맞는 목표 정하고 실천하자"
"여름방학, 아이들에게 맞는 목표 정하고 실천하자"
  • 배윤정
  • 승인 2021.08.16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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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정칼럼]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세종에서 두 번째 여름방학 보내기
"궁금한 것 찾아 스스로 배워서 익히는 능력, 아이들 세대에는 꼭 필요"
 연일 보도되는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이번 여름방학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보내야 하며 여기에 따른 정확한 교육목표 설정과 실천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텅빈 중앙공원 놀이터 

아이들이 모두 방학을 해서 집에 있는 요즘입니다.

“여름방학이 너무 시시하다”고 아이들이 이야기합니다. 뉴스에 연일 보도되는 코로나 확산 소식에, 가족과 조용히 집에서 보내는 여름방학을 선택했기 때문이지요.

예전이라면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여름휴가에 할머니 댁에도 다녀오고, 또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에 참석하며 바쁘게 지냈을 때이니까요. 아이들이 섭섭한 것이 너무 당연합니다.

무더운 여름, 학교를 잠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며, 학교에서와는 또 다른 것을 배우는 여름방학입니다. 지난 2021년 1학기를 생각하며, 코로나와 함께 하는 두 번째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게 됩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매일 등교했고, 1학기 생활을 더 알차게 보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규모가 커서, 고학년은 아침에 약간 늦게 등교하고, 수업 시간을 줄여서 1학기를 운영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던 작년보다는 많이 개선되었지요.

서울이나 부산에 사는 친구의 아이들은 2~3주 간격으로 1주일씩 등교했다고 하더군요. 우리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공부한 시간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여름방학을 시작하면서 저는 세 아이들 각각에 대한 나름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초등 6학년인 큰아이의 여름방학 목표는 “자기주도학습으로 익히는 중학교 수학”입니다.

아이가 중학교 문제집을 펼쳐 개념에 대한 설명을 읽고, 생각하고, 이해한 후에 문제를 풀어봅니다.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거나 가르쳐주는 선생님은 없습니다. 가끔 이해 안 되는 내용을 질문하면 제가 알려주지만, 원칙은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요즘 큰아이는 꽤 잘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 나오는 개념은 어려워하고 실수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고, 이제는 최상위 수학 문제집도 풀어냅니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생각으로 개념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신감도 생깁니다.

초등 6학년인 첫째에게는 '자기주도 학습으로 익히는 중학수학'을 목표로 정하고 스스로 익히고 배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공부는 꼭 누가 가르쳐 줘야만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것을 찾아, 스스로 배워서 익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못 배울 것이 없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능력이지요. 아이가 이런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세운 큰 아이의 여름방학 목표입니다.

초등 저학년인 둘째 아이의 목표는 “매일 책을 읽은 후 독서노트를 쓰고, 자신의 생각을 담은 일기 쓰기”입니다.

둘째 아이는 매주 금요일에 다섯 권을 책을 스스로 정해서 독서노트에 날짜와 책 이름을 미리 적어둡니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하루에 한 권씩 꺼내 읽은 후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독서노트를 씁니다.

책에 있는 글자를 단순히 줄줄 읽는 것과, 책을 읽고 중심내용을 이해하여 독서노트에 기록하는 것은 다르지요. 읽는 것 자체에만 신경을 쓰고, 내용은 잘 모르는 둘째를 위한 저의 처방입니다. 책을 읽고 나면, 제가 몇가지 물어봅니다. 이 책은 어떤 이야기인가? 내가 재미있었던 부분은? 왜 재미있다고 생각했는지? 등 단순한 질문이지만 아이가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스스로 두세 문장으로 요약하여 독서노트를 완성합니다. 독서 노트가 채워질 때마다 뿌듯해 하는 아이를 보면 저도 재미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일기도 씁니다. 둘째는 재미있는 일이 없으면 일기쓰기를 어려워하곤 합니다. 방학이 되니 더 단조로워진 일상도 영향을 주겠지요. 그래서 아이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도록 격려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잘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세운 둘째아이의 여름방학 목표입니다.

유치원을 다니는 막내는 왼손잡이인데, 저는 “바르게 앉아, 오른손으로 글쓰기”를 막내의 여름 방학 목표로 정했습니다.

왼손잡이를 꼭 오른손으로 교정해야 하는지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르지만, 제 생각은 “연필은 오른손”입니다. 오른손으로 쓸 때 자세가 더 바르고, 최종적으로 양손을 모두 쓸수 있다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왼손잡이가 오른손 쓰기를 배우는 것은 시간이 좀 걸리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막내는 어릴 때부터 오른손으로 글을 쓰도록 가르쳐서 이제 제법 잘 씁니다. 그런데, 막내가 주로 사용하는 손이 아닌 오른손으로 글을 쓰면 손에 힘을 더 줘야 하고, 왼손과 방향이 달라서 자세가 삐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일 바르게 앉아 오른손으로 연필을 쥐고, 글쓰기 연습을 합니다. 언니들을 보고, 제법 잘 따라하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세 아이 중 둘째에게 과제로 준 일기장과 독서노트 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고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직 어린 유치원생이라 학습보다는 바른 자세와 습관을 익히는 것에 중점을 둔 막내의 여름방학 목표입니다.

각 가정마다 여름방학을 보내는 모습은 비슷하면서 또 다르겠지요. 저는 짧은 여름방학이지만, 아이들에게 맞는 목표를 정하여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학습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여름방학에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요즘이지만, 저는 가능한 아이들이 밖에서 놀도록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매일매일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과 즐거운 여름방학 보내세요! 

배윤정, 주부, 세종시 거주, 대구 가톨릭 의대 졸업, 울산대 석, 박사,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 서울 아산병원 임상 강사, 임상 조교수 근무, 블로그 :https://blog.naver.com/asanallergy, 이메일 : hohoje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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