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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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종윤 기자
  • 승인 2021.08.1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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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밤의 첨성대
여름날 밤의 첨성대

 

2000대 초반 여름휴가를 몇 해를 일본으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섬나라라 그런지 기온은 덥고 습해서 땀이 줄줄 흐르고

더욱이 8월 한참 더울 때 다녀서인지 더 더위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곳저곳 관광지를 다니다 보면 일본 현지인들이 눈에 띄곤 했습니다.

모자에 가방 메고 아이들 손잡고 관광지를 오는 현지인들.

아이들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고 부모들도 똑같이 땀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왜 이 더위에 아이들을 데리고 저 고생을 할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올해 제가 딱 그 모습이었습니다.

8월 초 큰놈 유치원, 작은놈 어린이집 방학을 맞아 여행이나 다녀오려고

경주에 있는 숙소를 어렵게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다녀온 경주휴가.

정말 고생길 자체였습니다.

한낮에는 어디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무더위.

저녁에 해떨어져 좀 선선해져 움직이면 움직이는 곳 마다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저녁이라고 해도 해만 없을 뿐 기온은 높고 습도 또한 높아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을 정도 였습니다.

 

아이들은 그냥 집에서 핸드폰 보게 해달라고 떼를 씁니다.

 

그래도 부모 마음에 경주에 갔으니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를 보여주고 싶고

또, 아이들 사진이라도 한장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한낮에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는 것은 무리라 판단되어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여름휴가를 마쳤습니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준다고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 과연 추억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무더위에 고생한 기억만 추억으로 남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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