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은 아트빌리지 조성으로 도시 품격 높여라
행복청은 아트빌리지 조성으로 도시 품격 높여라
  • 최정수
  • 승인 2021.07.3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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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정수 세종문화예술포럼회장... 행복도시 아트빌리지 필요한 이유
문화예술과 더불어 행복한 도시 위한 마을... 스페인 빌바오 같은 커뮤니티 조성
최정수 회장
최정수 회장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도시 빌바오는 철광석을 바탕으로 성장한 공업도시였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주력산업의 급속한 침체로 인해 실업률 증가와 경기 침체를 겪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빌바오는 ‘문화산업’을 선택했다.

프랑스 게리의 독창적 설계가 담긴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하여 사람들은 미술품보다도 미술관을 보기 위해 빌바오를 찾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빌바오는 매년 100만명이 찾고 있는 문화관광도시로 변모하였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시의 Leigh Square Community Arts Village는 시에서 주관이 되어 시작된 아트빌리지 프로젝트였다. 이는 예술가들에게 시설(하드웨어)을 제공하면, 예술가들은 아트 프로그램(소프트웨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여 문화예술을 통한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도시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조성된 아트빌리지는 시청에 인접한 위치로 야외 오픈 스페이스, 모임공간, 다락방 등 프로그램이 진행됨과 동시에 전시‧공연 및 축제 장소로 쓰이는 공간들로 구성하는 등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되었다.

세종시 문화재단에 따르면, 세종시 문화예술인 현황은 예술인복지재단에 등록한 전문예술인이 700여명, 등록단체가 234여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전문예술인이 12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세종시민의 평균연령이 36.9세로 가장 젊은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교육 및 문화예술 향유에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세종시민들의 문화적 욕구와 역량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도시 규모에 걸맞은 문화생산이나 문화향유의 기회가 매우 빈약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에 대한 지표로 보헤미안 지수(Bohemian index)가 있다. 이는 그 지역에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 배우, 감독,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무용가 등 예술가들이 얼마나 많이 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헤미안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 창조성과 예술성을 지원하고, 예술가들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도시로 평가된다. 문화예술 환경은 창조적 인재 유입을 가속화함에 따라, 풍부한 예술적 환경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을 발생시킨다. 행복청은 이러한 기대효과를 감안하여 세종 아트빌리지 사업을 시행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바람직한 결정이었다.

2018년 토지주택연구원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트빌리지 조성방안 연구’에 따르면,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행정기능과 함께 주택 및 편의시설 위주로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도시의 문화적 다양성과 주민들의 문화·예술 수요에 부응할 인프라가 매우 빈약한 상황이다.

출처: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트빌리지 조성방안 연구(2018)

따라서 도시 경쟁력 강화 및 시민의 문화예술수요 증대를 위해 도시의 문화 기능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새롭게 건설되는 신도시이므로 문화예술에 관한 물리적 인프라 조성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의 구심점이 될 문화예술인들의 이주와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도시 아트빌리지의 조성 개념은 문화예술과 더불어 행복한 도시를 위한 문화예술인 마을과 커뮤니티 조성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인-시민의 Connected Space, 참여자 중심으로 만들어가고 완성되는 Making Space, 누구나 참여하고 열린 공간 Open Space, 공공의 주도와 참여로 문화예술기능 성장 육성시키는 Incubating Space 이다.

이때 조성 전략은 문화예술인 정주를 유도하기 위해 분양, 임대, 공유 등 다양한 소유 및 공급방식을 지원하고, 행복도시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문화기반의 교육 및 전시 기능 보강하며, 신진예술인 창작기반 구축과 공공 운영관리 참여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다양한 예술분야 참여를 통해 교류-네트워크 시너지를 제고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세종시 아트빌리지는 국내의 예술인 마을인 파주 헤이리, 제주 저지마을, 계룡산 도예촌 등 국내 문화예술인 공간 조성사례와 적용 특성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융·복합 예술이 주류를 이루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예술관 달리 협업이 대세가 되고 있다. 특히 3D 프린터 및 3D 자동 조각기, 미디어아트 장비 등 개인 예술가가 구비하기에 벅찬 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공동 창작 공간이 필요하다.

예술작품 전시용 갤러리 및 시민 체험형 공간, 프로그램실, 카페, 예술품 마켓, 미디어아트 공연 장소, 길거리 공연 등을 구비하여 세종시민의 명품 문화관광 클러스터가 되어 아트빌리지에서 항상 어떠한 문화예술 공연 및 활동이 이루어져 시민들의 문화예술혼을 달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아트빌리지의 건축물은 파주 헤이리처럼 작품성 높은 설계로 행복도시로서 특화되어야 한다.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처럼...

당초 사업대상 예정지(S-1생활권) 및 인접지역에 국회 분원 등 공공시설 이전이 검토됨에 따라 행복도시의 공간구조 및 토지이용계획의 개편이 요구되어, 행복청은 고운동 진경산수마을에 아트빌리지를 조성하기로 변경하였다.

출처: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트빌리지 조성방안 연구(2018)

이에 따라 행복청은 다음과 같이 필지형 단독 예술인 주택과 스튜디오, 신진 청년예술가을 위한 사회주택, 단지형 단독 분양/임대주택과 문화시설, 창작지원센터 등으로 매우 합리적으로 설계를 하였다.

그러나 최근 행복청에서 원래의 아트빌리지 조성은 취소하고 예술인 창작공간과 소규모 갤러리를 건축한다고 하며, 예술인 거주공간이 아닌 일반인 행복주택을 건설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은 경사지로 단독주택지로는 적합하여도 용적률을 높인 주택용지로는 적합하지 않고, 과밀학급으로 고통은 받고 있는 1생활권 주민들에게 기름을 붓는 정책이다. 뿐만 아니라 행복주택 추가공급 발표 이전에 각종 환경평가 등이 선행되었는지 의문점 투성이다.

세종시 관내 예술인들과 예술단체 대표들은 이번 아트빌리지 조성 사업을 변경,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세종시청과 행복청, LH공사는 더 이상 예술인을 우롱하는 아트빌리지 개악 추진 계획을 철회하고 조속히 정상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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