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백화점 부지, 풀꽃마당은 아니다”
“나성동 백화점 부지, 풀꽃마당은 아니다”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8.03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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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막 하나 없고 볼거리 부재, 비용 대비 쓸모 없어
인근 시민들 “주차장, 공터로 활용하는 게 더 나아”
세종시 나성동 백화점부지에 조성된 풀꽃마당 모습, 그늘도 없고 사진 찍을 포인트도 없어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세종시 나성동 백화점 부지에 조성된 풀꽃마당 모습. 그늘이 없는데다가 마땅히 휴식을 취할 장소도 없어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세종시가 나성동에 만든다고 한 풀꽃 마당을 놓고 나성동 주민과 상인들은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변에 공원은 차고 넘친다며 차라리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공터로 남겨놓는 편이 상권활성화와 주민들 편의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세종시는 백화점 부지의 관리권을 이양받아 세종시민의 의견을 들어 풀꽃마당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시농업을 교육받고 모인 도시농업공동체 6곳이 구역별로 시민참여형 정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6개 도시농업공동체가 그동안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운 교육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디어와 디자인, 식재, 관리에 관한 의견을 받아 ▲메밀밭 ▲사람이 살기좋은 도시세종 ▲오방색 구절판 ▲넝쿨터널 ▲삼태극 꽃차 나눔 ▲구절초와 함께라는 주제로 조성했다는 것.

농업기술센터에서 전문가가 교육을 하고 비료 등을 지원했다고는 하지만, 도시농업공동체에 지급한 예산은 공동체 사업을 하는 300만원이 전부다.

이 예산도 풀꽃 마당을 만드는데 모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농업공동체가 원래 하던 사업의 예산을 쪼개서 사용한다.

세종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현재 식물 심기는 모두 마친 상태. 하지만 외양을 보면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행복청이 조성한 풀꽃공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소나무 몇 그루에 구역별로 구절초, 메밀꽃 등을 심어 아직은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지만, 시민을 끌어들이는 도심형 공원이라고 보기엔 부족함이 많은 상태다.

뙤약볕에 그늘막 하나 없고 감성 충만한 사진을 찍거나 산책할 수 있는 포인트 하나 보이지 않는다.

나성동 주민과 인근 상인들은 세종시에 공원이 많은데, 굳이 이곳까지 공원으로 조성해야 하느냐는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다.

공원 조성은 식물을 심는 것에 끝나지 않으며 끊임없이 관리하고 가꿔야 한다.

바로 앞 어반아트리움 퍼스트원에 입주한 상인 김 모씨(43·한솔동)은 “집에 가는 길에 있어 자주 지나쳐 다니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며 “이 곳엔 공원 말고 주차장이 들어서는 것이 훨씬 상인이나 시민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근 사무실에 근무하는 강 모씨도 “창문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공원 모습이 그다지 아름답거나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쓰레기가 방치된 공터보다는 낫지만, 세종시 백화점이 들어설 부지이니만큼 풀꽃을 심어 활용범위를 좁히기보다는 잔디광장이나 공터로 만들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성동 백화점부지. 당장 백화점이 들어서지 못해도 부지 활용에 대해서는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 의견을 들어 보다 유용한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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