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친환경종합타운’ 직접대화 3시간… 합의점 못찾고 ‘평행선’
세종시 ‘친환경종합타운’ 직접대화 3시간… 합의점 못찾고 ‘평행선’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7.1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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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시장 - 전동면 주민대표 50여명 19일 첫 대면, 껄끄러운 대화만 지속
이 시장, “대규모 1곳이 효율성 커… 입지선정위 들어와 반대 의견 말해 달라”
대표들, “원주민 모르게 숱한 의혹 속 추진 고집 … 전동면 빼고 재공모 해야”
19일 오후 세종시 전동면 아람달 교육원에서 열린 '친환경 종합타운 관련 주민 간담회'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왼쪽 첫 번째 앉은 사람)이 메모하는 가운데 한 주민대표가 일어서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세종시 전동면의 한 마을이 후보지로 예정된 ‘친환경 종합타운’ 건설 문제를 놓고, 이춘희 세종시장과 전동면 주민대표들이 3시간 가까이 대화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리다 헤어졌다. 

19일 오후 4시 세종시 전동면 아람달 교육관 2층에서 이춘희 시장과 전동면 이장 등 각계 주민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종합타운 관련 주민 간담회’가 열렸다.

친환경 종합타운과 관련해 이춘희 시장과 전동면 주민대표들과의 공개적인 직접대화는 이날이 처음이다.

3시간이 다 되도록 질의-응답이 이어진 가운데 이춘희 시장과 주민대표들 사이에, 주민대표들끼리도 순간순간 격앙된 분위기가 되면서 다소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춘희 시장은 “폐기물처리법이 규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입지선정위원회에 들어와서 반대의견을 말해 달라.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주민대표들은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신청이 이뤄졌고, 신청 과정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의혹이 많다”면서 “전면 백지화 하고, 주민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 재공모하라. 전동면은 빼고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이춘희 시장은 ▲하루 45톤의 폐기물만 세종시에서 처리되고, 나머지 폐기물을 다른 지자체 등에 위탁처리하는데 연간 100억원 가까운 세금이 소요돼, 추가로 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현재 인구 37만은 물론 세종시 인구가 80만이 되면 현재 처리시설 갖고는 도저히 안된다 ▲전문 연구기관 용역 결과, 작은 시설 여러 곳보다, 큰 규모로 한 곳을 만드는 게 건설비용·효율성 등에서 훨씬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어 ▲마침 전동면 송성리에서 신청이 들어와, 법에 따라 타당성·적절성이 있는지 따져보는 절차를 밟고 있고 ▲송성리도 타당성·적절성이 없다고 하면 못하는 것 ▲앞으로도 필요한 설명을 더 할 것이고, 종합적인 검토를 해 내년 3~4월쯤 최종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주민대표들은 ▲지금도 온갖 폐기물 업체들 10여개가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 단지는 말이 안 된다 ▲신도시 옆 월산산업단지 안에 폐기물처리장이 계획돼 있었는데, 왜 용도변경 됐나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절차를 진행하니 이게 소통행정인가 ▲가람동 폐기물 연료화 시설을 늘려 해결할 것 ▲행복도시(신도시) 쓰레기는 신도시에서 처리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300m 안에 있는 요양원 노인들이 스스로의 판단력으로 동의했는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춘희 시장은 “신청이 들어왔으므로 쟁점을 놓고 지금부터 1년간에 걸쳐 판단을 할 것이다. 충분히 논의를 할 것”이라며 “다른 위치로 변경하는 문제는 행정절차상 이 위치가 적절한지 아닌지 판단한 후 나중에 할 일이다. 검토도 안 하고 주민이 반대하니 안 한다 이렇게는 못한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세종시 전동면 아람달 교육관에서 열린 '친환경 종합타운 관련 주민 간담회'에서 반대하는 지역노인 7~8명이 출입구 앞에서 상복 차림에 빨간 머리띠를 두른 채 이춘희 세종시장과 주민대표들과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용희 세종시의회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입지선정위원회에 주민대표가 없어도 의결이 가능한 구조로 돼 있다”고 주장한 뒤 “연서·조치원 주민들도 주민대표가 될 수 있다. 게임이 될 수 없는 구도로 돼 있다. 시장님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이날 대화가 2시간을 넘겨가면서 한 주민이 “친환경 종합타운을 시청 지하나 세종호수공원 지하에 만드시라”고 발언하자, 이춘희 시장은 “좀 진지하게 말해야지, 그렇게 선동하지 마세요. 그런 식으로 선동 발언 하면 간담회가 제대로 되겠나”고 반문했다. 이에 다른 주민이 “훈계하시는 거냐”고 반문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대화는 마무리 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지금, 언제라고 말할 순 없지만 주민들과의 대화는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친환경 종합타운은 하루 처리용량 400톤 규모의 소각시설과 80톤 규모의 음식물자원화시설을 도입·설치하는 사업이다.

시는 친환경 종합타운을 첨단 환경과학 기술을 적용한 주민 친화형 시설로 설치하는 한편 240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과 매년 약 10억원의 주민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주민대표와 전문가, 세종시의회 의원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까지 전동면 송성리 지역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 부지를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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