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맞는 남양유업,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차분했다
새주인 맞는 남양유업,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차분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1.06.30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말까지 '한&컴퍼니', 대주주 홍씨 일가 주식 53% 매입
신속한 의사결정 경영에 활력소, 고용불안 등은 우려할 일
새로운 주주를 맞이하는 남양유업 세종공장 직원들은 차분한 가운데 기대와 우려 속에 생산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새로운 주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약간은 걱정도 있는 게 지금의 현장 분위기입니다. 그렇지만 좋은 쪽으로 회사가 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0일 오후 2시 남양유업 정재연 세종공장장(55)은 회사 분위기를 전하면서 “의사결정이 보다 신속하게 되면 사업이 활력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되지 않는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효과 발표로 지난 4월부터 홍역을 치른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차분한 가운데 기대와 함께 우려 속에 새로운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64년 창사 이래 최대 격변기를 맞고 있는 남양유업 직원들은 대주주 교체로 보수적인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경영 전반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우려보다는 큰 가운데 노동조합에서는 100%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고 나서는가 하면 기업가치를 최대화시킨 후 재매각 시 올 수 있는 위험 요소에 대비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창업 2세대의 지분을 인수할 회사는 ‘한&컴퍼니’로, 오는 8월 31일까지 전체 주식의 53.08%를 사들일 예정이다. 주가는 여론이 악화됐던 올해 4월에 비해 무려 2배나 오르는 등 지분 매각은 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남양유업 노동조합에서는 고용보장을 요구하면서 매각 이후 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없어지는 데 따른 시장 반응으로 일단 주주 교체로 남양유업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빠른 의사 결정, 오너 리스크 해소, 활기찬 경영 등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면 직원들로서는 불안한 고용과 인수 후 올 수 있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이 걱정이다.

노동조합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교섭 상대가 정해지지 않아 의견 개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수작업이 끝나고 사측이 정해져야 이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일 수 있어 현 상태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최대한 한다는 것이 노조측의 입장이었다.

노조에서는 회사 입구에 ‘주식매각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책임져라’등 등의 입장을 표명한 플래카드를 내걸고 ‘100% 고용승계’를 요구하는가 하면 예비 사측인 ‘한 & 컴퍼니’ 대표를 면담하고 ‘고용 보장’을 구두로 확약받는 등 조합원을 비롯한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을태 노조위원장은 “회사 매각을 발표하면서 사전에 어떤 언질도 없었다는 점에서 서운했다”며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고용안정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을 사들인 후 가치를 극대화시켜 재매각으로 이익을 가져가는 펀드회사의 속성을 거론하면서 “나중의 일이지만 재매각 시 회사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이익만 보고 재매각을 할 경우 예상되는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 세종공장 전경

지난 2012년 매출액 1조3천6백억원으로 업계 2위까지 올라갔던 남양유업은 대리점을 상대로한 갑질과 오너 외손녀의 기행, 불가리스의 코로나 억제 효과 등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는 업계 4위로 하락했다.

1980년 설립된 세종공장을 비롯해 천안 2곳, 경주, 나주 등 전국에 5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세종공장에만 약 5백여명의 근로자가 생산 현장을 지키고 있다.

세종공장과 거래하는 세종, 대전, 충남북 지역 낙농가는 200여명으로, 행정처분 논의과정에서 연명으로 공장가동 중지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조만간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