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가방 수선, 서울에서도 맡기려고 청주로 와요"
"명품 가방 수선, 서울에서도 맡기려고 청주로 와요"
  • 조병무
  • 승인 2021.06.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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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청주 '한땀 가방' 대표 최용일... "서울에서도 수선하러 와요"
권투선수에서 국내 최초 ‘가죽 가방 제작사’ 자격증 도입한 장본인
권투선수에서 가방 수선공으로 인생 역전을 한 청주 '한땀가방' 최용일 대표. 서울에서 역으로 청주로 명품 가방 수선을 의뢰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한 장본인이다.

명품가방 수선집이 충청지역에 있어 화제다. 통상 서울 중심인 우리나라에서 명품가방 수선의 달인이 충북 청주에서 솜씨를 발휘하자 소문 소문으로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거꾸로 청주로 내려오는 기현상이 생겼다. 드디어 KBS-2TV 생생정보 등 전국 방송과 SNS의 주인공이 된다.

화제의 인물은 ‘한땀가방’의 최용일 대표(56·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대로 164번길 11).

최 대표의 꿈은 애초 권투선수였다. 하지만 권투는 인연이 되지 못했다. 시합을 앞두면 이상하리만치 엉뚱한 일이 생겨나 시합을 못 하게 되자 진로를 바꾼다. 형님의 소개로 가방 공장에 취업하면서부터 가방의 매력에 푹 빠진다.

이제는 가죽 가방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학생들의 졸업 작품 지도를 비롯하여 독특한 디자인으로 나만의 가방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방을 만들어 주고 있다. 대금 연주자 박노상 노상풍류 대표의 갓 가방과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주문했던 카메라 가방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런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명품가방 수선이 월 50~60건 정도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가장 비싼 가방을 수선한 기억을 묻자 에르메스 2,700만 원이라고 자연스레 말한다.

가끔은 진품 여부를 문의하는데 위조품일 경우 실망감을 주지 않도록 적당히 답을 해주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한다. 가짜도 진짜로 판명되기 전까지는 진품이기 때문에 실망감과 허탈감을 주는 충격을 줄여주려는 이유다.

경력 35년 베테랑의 아량이다. 최 대표는 명품을 생활화하지 않고 과시용으로만 사용하는 경우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죽을 다루는 방법을 잘못 알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방에 제습제를 넣거나, 콜드크림, 우유 등을 사용하여 닦는 것은 해로우니 금하라는 당부다. 시중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가죽 보호제를 사용하는 권고다.

면적 66㎡인 1층 매장에는 그의 창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작품마다 스토리가 있어 설명을 듣고 보니 명품을 보는 눈이 떠지는 것 같다. 지갑, 벨트 등 아름다운 작품들이 더욱 돋보인다.

지하 225㎡에는 교육시설이 있는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가죽공예와 가방 수선을 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가죽 가방 제작사’란 자격증을 발급하는 국내 최초 기관으로 인증을 받아 수강생 모집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다.

이는 요즈음 기계화, 로봇화하는 시대에 일반인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전문인을 양성하여 안정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자신이 부여받은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수선을 하고 있는 내부 모습
공장에서 수선을 하고 있는 내부 모습

이는 권투로 못 피운 꿈을 가방 제작 기술로 완성하려는 목표 의식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충청대학 패션디자인 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는 그는 훌륭한 후진을 양성하는 것 또한 제일 큰 몫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액도 줄고, 교육장도 예전 같지 않지만 이같이 어려운 일들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며 쉬는 동안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교육 자료를 정리하여 다시 회복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땀을 흘린다.

이젠 나만의 창작품을 전시 우리나라의 공예 수준이 이탈리아 등의 선진국보다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최용일 대표.

항상 그의 곁에 말없이 조력하는 부인이 있어 힘들지 않다며 사랑의 장인 메달도 함께 걸고 싶다며 흠뻑 웃는다. 자신을 일을 즐기는 최 대표의 모습에서 진정한 장인의 자세가 무엇인지 읽을 수 있었다.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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