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4억 대출사기단 일당 83명 검거
경찰, 64억 대출사기단 일당 83명 검거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6.1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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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무주택 청년층 대출금 가로채… 확인된 사기 건수만 96건
주범명의 건물에 세입자로 둔갑 후 허위서류 제출… ‘작업대출’ 수법
무직청년들, 가짜 업체 근로자 만든 다음 신용대출 받아내는 사기도
정부가 청년층에게 지원하는 대출금 사기를 위해 사기단이 청년들을 모집하기 위해 제작 배포한 영상의 일부. (사진=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청년층 맞춤형 전·월세 대출’의 허점을 노려 64억원을 가로챈 사기단 일당 8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기단들은 은행에서의 대출심사 절차 등이 허술한 점을 악용, 속칭 ′작업대출′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총책 등 주범 등 8명은 구속되고 75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년여 동안 이같은 사기 행각을 저지른 사기단 총책 A씨 등 83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 2019년 청년층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저신용등급자나 임대인의 동의 없이 대출이 가능한 금융상품이 금융위원회에 의해 출시되자, 무주택 청년들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모집했다는 것.

일당은 모집된 청년들을 총책 A씨 가족 명의의 건물 세입자로 둔갑시킨 다음 허위 임대차계약서 드을 작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전세대출을 받아내게 하는 수법을 썼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밝혀진 전세대출 건수는 수협은행 28건을 비롯해 국민은행 24건, 신한은행 및 카카오뱅크 각각 19건, 기업은행 3건 등 96건에 달한다. 

사기단은 또 무직인 청년들을 허위 사업체 근로자로 만들어 신용대출도 받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용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허위 사업체 명의의 재직증명서는 물론 건강보험득실확인서 등을 위조해 발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과 관련, 세종경찰청은 관계기관에 임대인 확인과 임차인 실거주 여부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요구키로 했다.

그림=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

세종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면서 “주범들은 경기도에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세종경찰청이 첩보를 입수해 일당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거비가 필요한 무주택 청년층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대출금이 제도의 허점으로 악용된 점이 확인됐다”며 “관계기관에 임대인 확인과 임차인 실거주 여부 확인 절차를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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