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청와대와 국회,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겠다”
하태경, “청와대와 국회,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겠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6.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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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세종시 노무현공원서 기자회견 “국회, 분원 아니라 통째로 이전할 것”
여야 대선후보군 중 ‘세종시 수도 이전’ 공약은 처음… “‘보수 노무현’ 될 것”
“이준석, 생각 다르면 내가 설득” 자신감 충만… “균형발전정책 업그레이드”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7일 세종호수공원 옆 노무현공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국회의원(부산 해운대갑)이 17일 “대한민국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세종호수공원 옆 노무현공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선언하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겠다”고 역설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군 중에서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을 천명한 것은 하태경 의원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하태경 의원은 “현재 위헌 상태에 있는 국민투표법을 연내에 개정해서,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수도 이전 국민투표를 실시하자. 이 방안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20년 묵은 수도 이전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에게 제안했다.

‘수도 이전 국민투표’가 사실은 ‘반대를 위한 찬성’이 아닌가, 하는 질문에 하태경 의원은 “오랜 동안 저는 일관되게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에 찬성해 왔다. 제 소신”이라고 강조한 뒤 “대선후보 출마 선언을 했다고 해서 인기를 끌기 위해 갑자기 만든 공약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세종시 지역사회에서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가 ‘절박한 과제’라고 기자들이 밝히자, 하태경 의원은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옮겨 해결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를 (세종시로)옮기려고 하다가 분원(세종의사당)마저 좌절되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걱정 안 하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밝히지 않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은근히 반대하거나 미적거리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제가 설득하겠다”고 짤막하면서도 자신감이 충만한 어조로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대표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후 “당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종시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국회의 ‘일부분’인 세종의사당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국회의 전체 이전이라는 자신의 공약을 주목해 달라는 취지로 설명을 이어갔다. 다만 국회의 전체 이전 시기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 시기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로 해석된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장소를 노무현공원으로 정한 것에 대해 “좌절된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제가 실현하겠다는 의미가 있어서”라며 “‘보수 노무현’이 되겠다는 말을 두 달 전부터 했고, 정치는 노무현처럼, 경제는 박정희처럼 하겠다는 제 말과 생각에 따라”라는 말로 대신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마운 사람이다. 왜냐하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윤석열 총장이 나타나면서 섰기 때문”이라며 “사실 더 고마운 사람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조국 전 장관이었다. 그 두 분이 윤석열 전 총장의 선대본부장 역할을 해줘 현실화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능력 검증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거쳐야 한다. 우호적인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7일 세종시 노무현공원에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앞서 낭독한 회견문에서 그는 “미완성으로 막을 내린 지방균형발전의 새판을 짜겠다. 수도 이전은 21세기 대한민국을 위한 시대교체의 출발점”이라고 전제한 뒤 “21세기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지방균형발전 전략을 업그레이드 하겠다. 다핵화 전략, 지방도시 집중개발 전략으로 지방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겠다. 그 첫 단추가 세종시로 수도를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틀 전인 지난 1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선언 후 그는 첫 번째 비수도권 방문지로 17일 세종시에 왔다. 그는 기자회견 후 국민의힘 세종시당에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대통령기록관 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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