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봉사자로 세종에 잘 정착하고 있어요"
"놀이 봉사자로 세종에 잘 정착하고 있어요"
  • 안은경 놀이봉사자
  • 승인 2021.06.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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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세종시 학부모 놀이봉사자 양성수업 듣고 참여
어렸을 적 했던 놀이 몸이 기억해, 유치원과 학교 놀이봉사
‘내 아이의 친구, 온 마을 아이들과 함께 놀아야겠다’는 결심
안은경 놀이봉사자

올해로 3년째 전래놀이강사로 참여 중인 세종시교육청 학부모놀이봉사자 양성과정이 지난 3월 23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4월 21일까지 총 8차시의 강의가 마무리됐다.

이번 과정에 참여한 학부모의 모습을 보며 2017년도에 지금의 학부모와 같이 전래놀이를 배우기 위해 낯선 강의실,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세종시로 이사를 온 후 낯선 세종의 터전에 적응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세종시교육청 누리집을 통해 학부모 교육자원봉사자 모집정보를 보게 되었다.

첫해에는 전래놀이, 인형극, 밧줄놀이 과정 중 배웠을 때 내 아이와 쉽게 할 수 있는 전래놀이 기초과정을 선택했다. 전래놀이를 배우는 동안 새로 이사 온 곳, 새로운 사람들과의 낯설음은 느껴지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어렸을 적 했던 놀이를 몸이 기억하고 있었고, 몰랐던 놀이는 새로 배우며 수업시간이 즐거웠다. 배운 놀이를 집으로 돌아와 아이와 함께 할 때 집안은 웃음으로 가득 차올랐다.

연수기간동안 즐겁게 놀이를 배우면서 유치원과 학교로 아이들을 직접 만나러 가는 10시간 의무봉사시간이 다가왔고, 나는 걱정이 가득했다.

걱정 가득했던 유치원으로 봉사를 다녀온 후에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과 “내일 또 오세요~”라며 다음을 기대하는 말들이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라는 생각과 아이들을 계속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경험이었지만 육아의 경험을 했다고 아이들과의 수업이 쉬운 것은 아니였다. 다양한 변수들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과 만나는 아이들의 연령대에 대한 지식도 필요했다.

의무봉사 10시간은 내게 아이들과 더욱 더 즐거운 놀이시간이 될 수 있도록 나의 부족함을 채워야겠다는 과제를 남겨주었다.

이듬해 심화과정으로 전래놀이지도자과정을 이수하였고, 놀이를 왜 해야만 하는지 아이들에게 놀이가 필요한 이유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2017년도 놀이를 처음 배울 때 내 아이와 놀기 위했던 마음이 ‘내 아이의 친구, 온 마을 아이들과 함께 놀아야겠다’로 생각의 변화가 찾아왔다.

그렇게 지도자과정을 이수한 동료선생님들과 <찾아가는 놀이보따리> 모임활동을 시작했다. 활동을 하면서 전통놀이, 세계놀이, 공동체놀이를 꾸준히 배워 자격증을 취득했다.

세종시아파트, 세종호수공원, 축제의 현장들을 찾아가 놀이로 아이들을 만나고 2019년도부터 2021년 현재 세종시교육청 마을학교로 선정되어 놀이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가득초등학교 학부모전래놀이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다양한 놀이프로그램으로 순회강사와 방과후강사 활동 등을 하고 있다.

2017년도 처음 놀이를 배울 때는 타 지역에서 강사님이 세종시로 방문하여 지도를 해주셨다. 2018년도 심화과정 또한 그러했다.

오랜만의 배움이 즐거웠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궁금증을 묻고 해결하고 싶었지만 강의하고 돌아가신 강사님과 소통을 하기엔 어려움과 갈증이 남았다.

이런 부분들은 몇 해에 걸쳐 얻은 경험과 동료선생님들과 소통하며 해결하고, 놀이에 대한 정보공유 및 놀이를 연구하며 채웠다.

지금의 연수과정은 학부모님과 연수에 참여한 강사진 모두가 세종시에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다.

나는 지금 학부모놀이봉사자 양성과정에 참여한 학부모님들과 같은 길을 조금 먼저 경험하여 얻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숲에서 밧줄놀이를 하는 아이들 (사진=교육청제공)

덕분에 내가 놀이를 처음 배울 때 궁금했던 것, 놀이할 때 생길 수 있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공유하고, 아이들을 만나며 경험했던 다양한 현장의 상황들을 알려드리려고 노력한다.

학부모놀이봉사자 연수 과정의 시간들이 단순히 놀이의 방법만 배우고 끝나는게 아니라 부족함과 궁금증 등 놀이활동과 관련된 연구를 함께 할 수 있게 동료선생님들과의 모임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모여서 학습할 수 있는 장소나 소통의 공간 등의 지원도 된다면 좋겠다 생각된다.

더불어 놀이에 대한 인식과 긍정적 효과들에 대해 알 수 있는 놀이연수의 심화 또는 연계 교육과정이 함께 이어지기 바란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10시간 의무봉사뿐 아니라 마을 안에서 모두의 아이들과 마을공동체 속에서 놀이봉사자도 함께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연수과정을 마치고 봉사를 앞둔 놀이봉사자들의 새로운 시작이 될 지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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