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어죽, 대평전통시장 안에서 맛 볼 수 있어요"
"금산 어죽, 대평전통시장 안에서 맛 볼 수 있어요"
  • 박경자 기자
  • 승인 2021.05.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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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기행] 금강 상류지역 대표 음식 '금산 어죽', 대평리에 개업
소화 잘되고 숙취 해소 음식, 금산 향토음식... 인삼튀김도 일품
금산의 토속음식인 어죽 맛을 그대로 세종에 옮겨온 '금산 어죽'이 지난해 대평전통시장 안에서 문을 열었다. 사진은 어죽(위)과 도리뱅뱅이.

금강 줄기를 따라 다양한 식생활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인삼의 고장 충남 금산과 전북 무주 등 금강 상류에는 ‘어죽’(魚粥)이라는 아주 독특한 음식이 있다.

강변에 ‘매운탕’ 문화가 지역별로 약간씩 차별화된 맛으로 향토음식이 되곤 하지만, 이건 너무 일반화돼있다. 하지만 어죽은 다르다. 뻑뻑한 국물과 툭툭 잘라넣은 국수 가락은 금강변 타 지역 음식과 확연하게 차별화되면서 금산을 대표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인삼을 소재로 한 새로운 요리법이 개발돼 각광을 받고 있지만 토속적인 음식으로 치면 단연 ‘어죽’이 으뜸이다. 지금이야 허가가 있는 사람만 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강은 부족한 칼슘을 채워주는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었다.

‘천렵’(川獵)이라고 불리는 고기잡이를 통해 동리 사람들이 금강으로 나가 피라미, 모래무지, 마자, 동자개(빠가), 메기 등을 잡아 가마솥을 걸어 놓고 즐겨먹던 음식이 메뉴의 하나가 됐다.

금강이 흐르는 금산의 제원면 등 강변에는 어죽집이 빼곡히 들어섰고 금산지역 곳곳에 어죽 간판이 눈에 띌 정도로 즐겨찾는 대표요리가 됐다. 그게 불과 20-30년 만에 이뤄진 변화였다.

금강변 충남 금산의 어죽 맛을 그대로 세종으로 옮겨 온 집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세종시 금남면 용포리 대평전통시장 내 ‘금산어죽’집이다. 금산 제원면 출신으로 어죽만 7년째 만들어 팔던 허희진 사장(65)이 작년 5월 이곳에다 음식점을 차렸다.

인삼튀김과 도리뱅뱅이, 그리고 민물 새우 튀김
인삼튀김과 도리뱅뱅이, 그리고 민물새우튀김

대표 메뉴는 어죽과 도리뱅뱅이, 인삼튀김, 민물새우튀김이다. 어죽은 민물에서 잡은 피라미, 빠가, 메기 등을 푹 삶아서 채에 거른 물에다 국수, 쌀 등을 넣고 뻑뻑하게 요리를 해 소화가 잘되고 숙취 해소에도 좋다.

금산 출신은 웬만하면 어죽을 끓이는 법을 알고 있을 정도로 토속 음식이지만 이제는 직접 해먹는 것보다 전문 음식점을 이용하는 게 여러 가지 면에서 좋다. ‘금산 어죽’ 집 맛은 먹어보면 자꾸 손이 갈 정도로 깊은 여운을 준다.

도래뱅뱅이는 빙어를 동그랗게 배열해서 양념을 덧칠해 만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뱅뱅 돌아간다’는 의미다. 옛날에는 금강변에서 잡는 피라미, 모래무지 등을 식재료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빙어를 이용한다. 바삭바삭한 맛에 살짝 곁들인 양념이 입속에서 식감을 더해주는 음식이었다.

튀김으로는 민물새우와 인삼튀김이 있다. 민물은 ‘징거미’라고 불리우는 작은 새우를 사용해 살짝 입힌 튀김가루에서 나오는 익숙한 맛에다가 새우 육질에서 오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금산 인삼을 소재로 한 인삼튀김은 튀김가루를 얇게 입힌 게 특징이었다. 두꺼운 가루가 인삼 고유의 맛을 가려버리는 기존 인삼튀김과는 달리, 쌉쌀한 인삼 맛을 그대로 전달되는 게 독특했다. 튀김이지만 수삼과 같은 고유의 맛이 났다는 얘기다.

금산의 향토음식인 어죽에다 인삼 튀김 맛을 보고 싶다면 대평리 ‘금산어죽’집을 한번 가보가로 권하고 싶다. 먹고 나서 소화에 부담이 없고 뒷맛이 개운하다면 건강식이 아닐까.

금산 어죽은 금산에서 7년간 향토음식점을 운영하던 허희진 사장이 특유의 손 맛을 전해주고 있다.
금산 어죽은 금산에서 7년간 향토음식점을 운영하던 허희진 사장이 특유의 손 맛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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