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시민들로부터 인정 받기 위해 존재한다"
"경찰은 시민들로부터 인정 받기 위해 존재한다"
  • 김정환
  • 승인 2021.04.30 09: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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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정환 한국영상대 교수, 성공적인 자치경찰 위한 고언' <하>
"우리 세종 경찰"로 불리면서 원칙에 충실할 때 자치경찰제는 성공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자치경찰을 앞두고 김정환 전 세종경찰서장이 기고문을 보내왔다. 김 전 서장은 한국영상대 경찰행정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치안을 담당할 후학 양성에 진력하고 있다. 세종경찰서장 당시 다양한 아이디어로 안전한 세종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종 토박이인 그는 자치 경찰의 성공을 위한 몇가지 제언을 '세종의소리'에 보내왔다. 2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씀
김정환 한국영상대 교수
김정환 한국영상대 교수

이러한 자치경찰제 시행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특성 및 지역 내 잠재적 치안 불안 요소를 발굴하기 위한 시민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청취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시민 요구가 충실히 반영된 시민 눈높이에 맞는 치안 시책을 수립해서 시민이 공감하는 활동을 함께 추진해 나가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 안전이 최우선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아동을 위해 학교선생님과 녹색 어머니회, 학교보안관 등과 같이 초등학교 주변에서 등·하교를 지도하는 ‘굿모닝 해피스쿨’을 실시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인, 부녀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주변에서 쉽게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방범용CCTV 활용 방법이나 아동안전 지킴이 집 위치, 공중화장실 등에서의 구조 요청 방법 등 위급 시 구조 시스템을 알려주는 ‘나를 찾아줘’ 프로그램 운영도 필요하다.

세종시 내 2천여 개의 방범용 CCTV를 거점으로 지역경찰 순찰차와 112치안종합상황실 그리고 시내 모든 CCTV를 관제하는 도시통합정보센타를 삼각으로 연결하여 순찰 경찰관들은 ‘시민 친화적 목표 순찰’을, 112치안상황실은 ‘조기 상황판단을 위한 듣는 순찰’을, 관제센터 모니터 요원들에게는 ‘치안 사각지대 제거를 위한 보는 순찰’을 실시토록 하는 ‘삼각 포인트 순찰’ 실시해야 한다.

시민들과 함께 야간에 취약지를 순찰하면서 치안정보를 공유하는 ‘이야기가 있는 골목길 안심 순찰’ 실시하고 침입절도 등이 우려되는 학교 주변 원룸이나 다세대 등 범죄 취약지에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하거나 도심권에는 로고젝트나 어두운 골목길에 조그만 불빛 하나만으로 심리적 안심이 되는 쏠라 표지병을 설치하는 등 다각적인 시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내부 만족이 외부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찰관에 대한 근무시스템의 개선과 복지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경찰관 1인당 세종시민 1천여 명 이상을 담당하면서 24시간 풀가동되는 열악한 지구대‧파출소에 공기청정기 등 생활방역시스템의 설치 및 개선과 편한 의자를 비치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힘든 112신고 처리 후 잠시라도 숨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편의시설은 갖추어 주어야 한다.

또한 폭증하는 치안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경찰 인력 증원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주취자, 정신질환자 등으로부터 언어폭력과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는 등 지쳐 있는 지역경찰관의 자존감 회복과 최소한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3조 2교대는 모두 4조 2교대로 시급히 전환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심야 치안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5조 3교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근무 중 대기시간 확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 야간‧휴일 수당과 특근 매식비를 현실화하고 현장 책임자인 지역경찰 팀장에게 책임만 부과할 것이 아니라 책임에 걸맞은 직책수당을 지급해서 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어야 하며, 현재 대다수 지역경찰들이 사비로 구입 사용하고 있는 바디캠 등 개인장비는 국가 예산으로 구입 지급해야 한다.

특히 권총, 가스총, 경찰봉 등 각종 경찰장비를 휴대한 채 제복을 입고 매식 중 출동하는 관계로 시민들에게는 불안감을 주고 지역경찰관에게는 어색함과 불편함, 나아가 건강까지 해치게 되는 매식 제도를 개선해서 지역관서에서 자체 취사를 할 수 있도록 시설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자치경찰제는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자치경찰제는 "경찰은 시민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존재한다"는 원칙에 충실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사진은 세종경찰청 모습

이렇게 경찰에 대한 근무환경과 시스템 개선, 수당 현실화 등 최소한의 복지지원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불안하고 위험할 때 급시우처럼 나타나는 경찰, 억울한 일이 있을 때 신속 공정하게 처리해 주는 경찰, 이 골목 저 골목, 구석 구석 누비면서 어린이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사건 피해자를 세심하게 보호해 주는 경찰,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시대 가치에 맞는 역동적인 공감 치안행정을 펼치는 경찰이 되어야 한다.

현 경찰조직의 대폭적인 변화의 주목적은 그 지역 실정에 꼭 맞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함이며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역지사지로 얼마나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호응을 담보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시발점이 되어야 하며 그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하는가에 자치경찰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은 시민의 인정을 받기 위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고 새로운 시스템에 의한 경찰조직의 발전과 안전한 세종시를 위해 시민중심, 시민의 눈높이에서 맡은바 최선을 다할 때 시민들은 따뜻한 미소와 함께 무한 신뢰를 보낼 것이며 이구동성으로 “우리 세종경찰”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때가 진정한 의미의 자치경찰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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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석 2021-04-30 14:08:43
지방분권의 이념에 따라 새로 도입된 자치경찰에 대한 교수님의 폭 넓은 지식과 통찰에 기초한 다양한 예시를 통해 지역 주민에 대한 친절봉사 제고와 더불어 강한 소속감과 책임감이 더욱 중요함을 느끼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 앞으로도 자치경찰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끊임없이 제시해 주시는 등불의 역할을 기대하겠습니다.

knm 2021-04-30 12:30:27
자치경찰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다음글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