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지하철’ 세종시 BRT 도로, 오후 내내 마비
‘지상의 지하철’ 세종시 BRT 도로, 오후 내내 마비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4.20 17: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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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온 장애인·가족 등 500여명, 정부세종청사 앞서 집회 열다 BRT 도로 점거
오후 1시 반쯤부터 8시까지 6시간여 BRT 도로 막혀, 통행 재개… 문화제 별도로 열어
장애인들, 노숙하며 1박2일간 집회 계획 예고… 장애인 차별 완전철폐 법률 제정 요구
20일 오후 1시 30분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소속 장애인 등이 세종시 도담동 BRT 도로를 점거하면서 BRT 버스가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등 1시간여 동안 마비됐다. 경찰관들이 점거한 장애인들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제2보 최종 : 4월 20일 오후 8시 15분] 장애인의 날인 20일 세종시 행복도시 간선도로인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로가 오후 내내 마비되는 상황이 6시간 넘게 이어졌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 소속 장애인 등이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도담동 BRT 도로로 나와 점거했기 때문. 

2012년 7월 1일 세종시 출범 이후 BRT 도로가 집회 등의 이유로 불통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세종시는 물론 서울·경기 등 전국에서 온 420공투단 소속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 조력자 등 5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비장애 중심주의’, ‘장애인 차별 철폐’,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및 권리보장법 즉각 제정’을 촉구하는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약 20분쯤 뒤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등 30여명이 도담동 싱싱장터 앞 BRT 도로로 나와 점거하기 시작했다.

이어 BRT 도로를 오가는 바로타 버스 2대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경찰관들이 이들을 말리고 끌어내려하자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BRT 도로 양쪽 일반 도로도 마비됐다.

장애인들은 버티고, 경찰관들은 설득하고 끌어내려 하면서 몸싸움도 간간이 이어지는 등, 이같은 대치 상황은 오후 내내 이어졌다.

이날 오후 도로에서 대치 상태가 계속 되다 오후 8시 직전 점거를 풀면서 차량 통행이 곧바로 재개됐다.

현장에 나온 경찰 관계자는 “해산하라고 계속 설득하고 있다. 강제해산 시키려고 할 경우 경찰과 장애인, 시민들이 다칠 우려가 있고 상가가 물적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길이 막히자마자 승용차 운전자 등은 한참을 기다리다 경찰의 안내로 우회하기 시작했고, 긴 정체 행렬에 지친 나머지 역주행하는 차량도 목격됐다.

20일 오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소속 장애인들이 세종시 어진동 BRT 도로가 막혀 멈춰 버린 버스 밑으로 들어가려 하는 등 끌어내려는 경찰관들에게 맞서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갑작스런 도로 마비 상태에 화를 내는 등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420공투단 소속 장애인들은 경찰과 대치하면서 “전두환 독재정권 아래 일방적으로 급조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장애인 차별 및 억압을 은폐시키는 날로 기능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이런 취지를 단호히 거부하고, 모든 차별에 맞서 함께 싸워 나가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써 바로 세우고자 모였다”고 주장했다. 

1시간여 지나 장애인과 가족, 조력자 등 500여명은 현재 보건복지부와 중앙노동위원회·고용노동부 청사를 연결하는 통로 아래에 있는 어진동 도움4로 도로 위에 모여 이어지는 ‘장애인차별철폐 투쟁문화제’에서 무대에 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사실상 연좌농성을 하는 상태다.

때문에 국립세종도서관·세종호수공원 쪽에서 가는 도움4로 1개 블록은 차단돼 차량 통행을 할 수 없는 상태다.

420공투단은 이날 오전 1박2일간의 투쟁결의대회 개최를 예고하면서 집회 장소는 세종시청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및 보건복지부로 분산 개최를 예고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1시 세종시청 앞에서 30여명의 장애인 등이 모인 집회는 1시간쯤 진행되다 별다른 갈등 없이 종료됐다.

420공투단은 이날 오후 7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장애인차별철폐 투쟁문화제를 이어간 뒤 취침농성을 벌인 다음, 21일 오전 10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마무리 보고대회를 연 뒤 1박2일간의 집회농성을 마칠 계획이다.

20일 오후 한때 세종시 행복도시 BRT 도로가 장애인들 집회로 막힌 가운데 장애인과 경찰, 취재진, 시민들로 뒤엉켜 있다.
20일 오후 막혔던 BRT 도로는 풀린 가운데 같은 날 오후 4시쯤 어진동 도움4로에서 420공투단이 투쟁문화제를 열자 장애인 등이 공연을 보면서 오가고 있다. 
420공투단이 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울타리에 건 요구 사항과 차별 등으로 숨진 장애인들을 기리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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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0 18:42:33
미친놈들 그러니까 장애인들이 욕을먹지 해도해도 너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