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문화제 행사...눈물로 열었다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문화제 행사...눈물로 열었다
  • 황우진 기자
  • 승인 2021.04.17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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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 수상무대섬,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행사
416 세월호참사가족협회 영상참석...11개 공연행사 펼쳐
2014년 세월호 참사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200여명의 세종시민들이 모여 '기억문화제' 행사를 거행했다.

7년 전 2014년 온 국민을 울음바다에 빠뜨렸던 4월 16일 그날이 다시 돌아왔다.

한 시인은 그의 시집에서 세월호 사건에 대해 이렇게 시(詩)를 이렇게 썼다.

“내 구명조끼 니가 입어”

-故 정차웅 단원고 학생

“빨리 여기서 빠져나가”

-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

“너희들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

故 박지영 승무원

...

시인은 더 이상 세월호에 대한 시를 쓸 수 없었다.

세종의 416일 하늘은 하루종일 침묵하며 눈물을 뿌린 가운데 세종호수공원 무대섬 다리 앞에서 아침부터 세월호에서 숨진 사람들을 위해 추모행사가 거행되었다.

오전 11시 세종참교육학부모회 주관으로 30여 명의 학부모와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세종여성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란꽃 헌화와 고인들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기억의 꽃 나눔’ 행사에는 “봄날 너무 일찍 저문 꽃이여, 햇빛이 쏟아지는 날 다시 피는 꽃이여”라고 쓰여져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최교진 교육감은 “이제 천개의 바람 되어 우리에게 돌아온 세월호 희생자들 앞에서 이제 너무 울지만 말고 그러한 참사가 난 원인을 밝히고 다시는 그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주관으로 16일 오전 11시 기억의 꽃 나눔 행사를 끝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후 7시 다시 세종호수공원 수상무대섬에서는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35개 사회단체 합동으로 ‘기억 ! 약속 ! 책임 !’이라는 주제로 참사 7주기 기억문화제 행사가 거행되었다.

수상무대섬 행사에는 최교진 교육감, 강준현 국회의원,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과 2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유혜리세종무용단, 세종하모니 앙상블, 사계절하모니 어린이 합창단, BOK태권도 태권무 행사 등 11개 행사가 1시간 30분 동안 다채롭게 펼쳐졌다.

행사 첫 번째 순서로 참학사계절어린이합창단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해 참석한 관객들을 숙연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이어서 공연된 BOK태권도 팀의 ‘따뜻한 세상에선 별이 아닌 인연으로’라는 공연은 중고등학생들로 이루어진 태권시범단이 단원고 학생들이 되어 수학여행 전날의 분위기를 절도 있는 태권동작과 발랄한 10대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아직 우리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커다란 응어리를 10대들의 생각과 발랄한 활동으로 풀어내 가슴 속에 많은 파장을 일으키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세월호 참사 가슴앓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세종시 가명현 시인과 권덕순 켈리그래퍼는 켈리퍼포먼스와 시낭송으로 꽃 같은 젊은 생명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위로했다.

가명현 시인은 그날의 슬픈 마음을 7주기에 이렇게 새겼다.

“..너희들 마지막으로 보았을 진달래, 개나리, 목련꽃, 벚꽃 어김없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떠나간 자리 세상 곳곳에서 꽃길 꽃동산 만들고 있는데 아직도 이승과 저승을 헤맬 너희들 생각하면...”

차가운 호수의 밤 공기가 공연무대에 내리깔린 수상무대섬.

계속해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유해리 무용단의 ‘살풀이’ 공연무대가 펼쳐졌다.

유혜리 무용가가 세월호에서 숨진 영혼들을 위로하는 살풀이 춤을 추고 있다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살풀이’ 공연은 수상무대섬에 모인 200여 시민과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을 하나로 묶는 시공을 초월한 봄밤의 애절한 공연이었다.

살풀이 공연에 이어서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대표가 영상으로 참가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세월호 가족대표는 7년 동안 겪어온 마음의 고초를 전하며 아직도 풀지 못한 참사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해 함께 해온 시민들에게 무거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수상무대섬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축하게 젖은 무거운 마음과 한없는 회한에 빠진 참석자들은 준비된 공연을 끝까지 지켜보며 눈시울 붉혔다.

마지막 공연은 소프라노 지정윤과 바리톤 정기영의 ‘아름다운 나라’로 이어졌다. 경쾌한 리듬과 하늘에 울려 퍼지는 소프라노의 고음으로 관객들은 다시 생기를 되찾고 봄밤의 ‘기억문화제’를 마무리했다.

BOK태권도시범단이 '따뜻한 세상에선 별이 아닌 인연으로'를 주제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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