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보다 편하다” 우리동네 수요응답형 버스 ‘셔클’
“자가용보다 편하다” 우리동네 수요응답형 버스 ‘셔클’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4.07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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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생활권서 탑승객 예약한 목적지 근처 정류장까지 수송
대기시간 짧고 편안한 승차감, 운전기사 친절함에 ‘감동’
4일부터 시범운행에 들어간 셔클은 도담동, 어진동, 아름동, 종촌동, 고운동 등 1생활권 안에서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준다.

지난 4일부터 동네에 파란색 쏠라티 차량이 커다란 번호를 달고 돌아다닌다.

마을버스도 아니고 시내버스도 아니고 저게 뭘까. 수요응답형 커뮤니티 모빌리티 ‘셔클’이다. 정해진 노선 없이 탑승자가 출발하는 곳과 하차하는 곳의 가장 가까운 경로로 태워준다.

'그럼 택시와 다를 바가 없잖아.' 세종시 읍면지역의 '두루타'의 도심형 버전으로 이해하면 된다.

지난 11월 국토교통부의 규제특례를 받아 서울시 은평구에서 시범운행을 했고, 세종시에서 두 번째로 시범서비스 운행하는 신개념 수요자 중심 대중교통 서비스이다.

지난 1일 현대자동차와 세종시, 대전세종연구원,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업무협약을 맺고 4일부터 미리 모집한 베타테스터에게 시범운행을 실시한 후 13일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지금은 고운동, 종촌동, 아름동, 도담동, 어진동 등 1생활권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정부세종청사와 국립세종도서관, 세종컨벤션센터 등의 시설과 세종충남대병원, 주민자치센터뿐만 아니라 아파트와 상가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베타테스터에게는 무료로 하루에 이용권 2장이 주어졌다.

7일 오전 10시쯤 세종시 어진동 영풍문고 앞에서 탑승해 도담동 주민자치센터까지 가기로 했다.

앱을 통해 목적지를 선택하니 4분 후 어진동 건물 앞으로 셔클이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셔클의 현재 위치에서 탑승할 곳까지 움직이는 모습도 지도에 표시돼, 기다린다는 느낌도 없었다.

산뜻한 파란색의 쏠라티 11인승 버스가 내 앞에 섰다. 정해진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니 차는 노선과 관계 없이 인공지능(AI)이 안내하는 직선 코스로 목적지까지 태워준다.

교통신호와 과속방지턱을 고려해 천천히 갔는데, 목적지까지 8분이 걸렸다.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하면 12분, 지하주차장에서부터 자가용차를 운행하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 것 같았다.

다만 주의할 것은 차량이 도착하는 시간보다 늦게 나가면 차량이 기다리지 않고 출발한다는 점이다. 이용권은 당연히 사라진다.

도담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용무를 보고 다시 셔클을 부르니 이번엔 6분 안에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차량이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해 천천히 걸어 나오니 앱의 지도에서 표시한 곳에 차량이 도착해 기자를 태우고 목적지로 지정한 영풍문고 앞까지 갔다.

이용권이 넉넉했으면 세종충남대병원에도 들러보고 아름동과 고운동에도 가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하루에 주어지는 베타테스터의 이용권은 2장이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1인권의 한달 요금은 3만7,000원으로 하루 4회의 이용권이 주어진다. 2인권은 7만7000원으로 하루 20회의 이용권이 주어진다고 한다.

15인승 승합차인 쏠라티를 승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1인승으로 개조해, 좌석 간격도 넓고 짐칸을 따로 운전석 옆에 마련했다. 문은 자동으로 열리고 와이드 발판이 내려와 탑승이 용이했다.

차량 내부 카메라는 승객이 지정 좌석에 착석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운전석 뒤에 붙어 있는 버스운전 자격증명엔 기사의 성명과 자격취득 연월일 등의 정보가 붙어 있어 더욱 안심하고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오전 출근시간엔 길이 밀려 차량 도착 예정시간보다 늦게 오거나 목적지까지 탑승시간도 길어지곤 했다는데, 이는 데이터가 모아지면 시간이 보다 정확해질 것 같다고 했다.

승객이 타지 않을 때에는 각 동에 두세 군데씩 마련된 주차공간에 차량을 주차하고 대기하다 승객이 차량을 부르면 바로 출발한다.

현대차는 셔클 서비스 운영으로 얻는 교통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실증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하니 점점 더 똑똑한 이동수단이 될 것 같다.

다만 1생활권을 벗어난 거리를 움직여야 할 경우 ▲연계 교통편의 안내 ▲연계교통수단의 할인 ▲교통수단의 통합 앱 관리 등이 필요해 보였다.

통학시간대 약간 원거리 통학을 하는 학생들의 교통수단으로도 유용해 보였는데, 학생의 요금할인이나 통학버스와의 연계를 고민해 봐도 좋을 듯했다.

앞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역이 넓어진다고 하니 좀 더 활성화 되어 자가용을 대체할 수 있는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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