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전’... 세종시민들, ‘거리두기’한 채 차분한 설연휴 시작
코로나 ‘여전’... 세종시민들, ‘거리두기’한 채 차분한 설연휴 시작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2.11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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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2m 띄워 카트 배치, 쇼핑객들 ‘긴 줄’... 전통시장도 모처럼 활기 띠며 ‘북적’
세종호수공원·국립세종수목원 등서 가족단위 활동 즐겨... 자동세차기 앞 차량 긴 행렬
선별진료소엔 검사 받는 차량 ‘드문드문’... 고향집서 5인 이내 유지 아이디어 짜기도
설 명절 전날 오전 세종시 한 대형마트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2미터 간격으로 쇼핑카트를 배치해 입장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설 전날인 11일 오전 세종시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2m 간격으로 쇼핑카트를 배치해, 입장하는 쇼핑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가운데 맞이한 설 연휴 첫날인 11일, 세종시는 비교적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며 집에서 명절을 지내는 시민들이 많았다.·

세종시에 있는 한 대형마트는 2m 간격으로 쇼핑카트를 미리 배치하고 오전 10시 개장 시간 전 쇼핑객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쇼핑해 줄 것을 요구, 문을 열자마자 쇼핑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천천히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설 명절 차례를 지내기 위해 고기와 술·계란 등 제수용품을 준비하는 손길은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쁘게 직장과 학교를 오가느라 함께하지 못했던 가족들이 모처럼 집안에서 함께 식사하고 세종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산책하고, 국립세종수목원을 방문하는 등 야외활동을 즐기기도 했다.

국립세종수목원 축제마당엔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놀이, 굴렁쇠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이 마련돼 모처럼 자녀와 함께 나온 아빠·엄마가 추억 속의 놀이를 즐겼다.

축제마당 한편에는 곤장, 형틀, 주리틀리 등 조선시대 형벌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형벌기구들을 직접 보고 체험하며 신기해 하는 어린이들도 많았다.

11일 세종시 조치원읍 전통시장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 모처럼 설 대목 분위기가 연출됐다. 

국립세종수목원 안에 있는 분재원에는 홍매화와 흰 매화가 봄을 재촉하듯 활짝 꽃을 피웠고, 희귀식물원에는 애기동백 붉은 꽃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종호수공원과 중앙공원에는 포근해진 날씨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 산책을 즐기거나 4인용 자전거, 퍼스널모빌리티, 전기자전거 등을 탔다.

카페에서는 음료 등을 매장에서 마실 수 있었지만 테이크아웃 주문을 해 갖고 나가는 손님이 많았고,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운영하는 카페에선 승용차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날 오후 세종 행복도시 동지역에서 자동세차기가 있는 주유소마다 세차를 하려는 자동차 행렬이 줄을 이었고, 차량용 청소기 앞에서도 자동차 내부를 청소하는 사람과 차량으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11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주차장 안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차량 탑승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11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주차장 안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차량 탑승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세종시 어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주차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는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차량들이 수시로 진입, 차에 탄 채 검체를 채취한 후 돌아나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편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라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은 고향의 부모를 찾아뵐 때 부부가 따로 시댁과 친정을 가거나, 자녀를 집에 두고 가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시민 이 모씨(70·아름동)는 “서울에서 사는 아들딸들에게 이번 명절은 절대 세종시에 내려오지 말라고 통보했다”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각자 집에서 안전하게 명절을 보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녀가 세배하는 영상을 보냈다”며 “조금 쓸쓸하지만 이번 명절만 잘 버티면 백신을 모두 맞아 내년부턴 명절에 모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공무원인 김 모씨(54·도담동)은 “설 명절에도 멀리 가지 말고 코로나 방역에 각별히 주의하라는 지시가 있어 연로한 어머님을 모셔와 설을 쇠기로 했다”며 “3인 가족에 어머님 한 분 모시는 것이니, 5인 집합금지 명령을 따르는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이 모씨(55·한솔동)은 “명절 때마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친정집에 가서 형제 조카들 다 보고 푸짐한 저녁도 함께 먹곤 했는데, 작년 추석에 이어 올해 설날 저녁에도 모이지 않기로 했다”면서 “친정언니들과 전화로 안부를 전하고 인사하고 끝냈다. 친정조카딸이 낳은 손녀가 보고 싶지만, 휴대전화로 보내온 손녀 영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아쉬워 했다.

국립세종수목원 축제마당에는 굴렁쇠 등 민속놀이와 주리틀리 같은 조선시대 형틀을 체험하는 공간이 마련돼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었다.
11일 국립세종수목원 축제마당에서는 굴렁쇠 등 민속놀이와 주리틀리 같은 조선시대 형틀을 체험하는 공간이 마련돼,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었다.

밤이 되자 지난해 설·추석 때와는 달리 불 켜진 아파트가 많았다.

이날 밤 행복도시 동지역 대부분의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은 작년 설, 추석 전날과 다르게 자동차를 댈 만한 빈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공무원인 강 모씨는 “아무래도 공무원들은 설 명절에 멀리 가거나 4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겨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징계를 받거나 인사상 불리한 조치를 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있어, 다른 직업군보다 방역지침을 잘 지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가족이 모이지 못하고 소셜미디어(SNS)나 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올해 설 같은 명절은 이번뿐이었으면 좋겠다”고 모두의 바람을 대변했다. 

수목원 분재원에는 매화가 희귀식물원에는 동백꽃이 피어 봄을 재촉했다.
국립세종수목원 분재원에는 매화가, 희귀식물원에는 동백꽃이 피어 봄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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