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차례상 물린 후 이 영화 보면 어떨까요
설날, 차례상 물린 후 이 영화 보면 어떨까요
  • 강병호
  • 승인 2021.02.11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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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 설 연휴 볼만한 영화, 승리호, 브리저튼, 나르코스 등 풍성
넷플릭스(Netflix)같은 OTT(Over The Top)로 콘텐츠 즐기는 것도 방법
영화 '승리호' 한장면

또 다시 찾아온 설 연휴,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같이 살아온 험한 일 년은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 놓았다. 바이러스가 숫자도 셀 수 있는 지능 있는지 궁금하지만 5명 이상 사적으로 모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향 가는 것, 친지 만나는 것 심지어 극장가는 것도 불안하다.

코로나 19가 할퀴고 간 세상, 무엇보다 경제가 너무 좋지 않다. 하얀 소(牛)의 해 신축년(辛丑年)이 밝았지만 서민경제는 바닥 안 보일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멀쩡하던 동네 상가들이 문을 닫고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하던 거리가 이젠 초저녁에도 썰렁하다. 자주 가던 제법 오래된 노포(老鋪)들도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블루, 우울한 시대 어떡해서든 견뎌야 한다.

고향방문, 해외여행, 야외활동 가질 기회 갖지 못한다면 연휴기간 넷플릭스(Netflix)같은 OTT(Over The Top)를 통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OTT란 TV와 같은 공중파 방송국 송출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하며 대표적인 것이 넷플릭스(Netflix)다. 극장도 코로나에 위험하니 방구석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연휴에는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영화, 드라마를 소개한다.

첫 번째가 <승리호>다. 2월 5일 개봉하자마자 넷플릭스 세계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믿기지 않는 결과다. 그만큼 <기생충>, <킹덤> 등으로 세계인들이 한국의 콘텐츠를 신뢰한다는 증거다. 원래 극장에서 개봉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이 연기되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다. 제작비 240억이 들어간 영화로 한국영화에서 드물게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감독은 조성희, <늑대소년>, <남매의 집>등을 연출했다. 배역진도 화려하다.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 이전의 멋진 유시진 대위와 달리 이 영화에서는 돈만 아는 야비한 우주 비행사역으로 나온다. <아가씨>, <미스터 선샤인>의 김태리, <극한 직업>, <범죄도시>에서 열연한 진선규, 그리고 유해진이 로봇 업동이의 목소리로 출연하다.

2092년 지구는 오염으로 황폐화되고 인류의 고작 5%만이 UTS(Utopia above the Sky)에 산다. 우주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우주를 청소하는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 살상 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로도시’를 발견하고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것이 메인 스토리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136분이나 돼 후반부 갈수록 전개가 늘어지고 한국영화의 고정패턴인 가족에 매달리는 신파조가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외국인 출연자들의 어색한 영어연기가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영화의 수준을 지상에서 우주로 끌어올렸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한국의 CG기술도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어떤 감독이 원하는 영상을 만들기에 실력이 충분하는 것도 입증했다. 240억 제작비에 300억으로 넷플릭스에 계약해 사업적으로도 성공했다. 연휴 기간 볼만한 작품이다.

'나르코스' 한 장면

다음은 연휴 기간 중 가족들과 같이 볼 수 있는 브리저튼(Bridgerton)이다. 2020년 12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오픈했다. 미국에서 천 만부 이상 팔린 줄리아 퀸(Julia Quinn)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기 브리저튼 가문 홀어머니의 8명 자녀들, 런던 사교계에서 좀 더 높은 계급으로 상승하려는 귀족 여성들을 다룬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드라마의 배경이 무도회장이다. 19세기 영국 귀족들 중에 흑인이 많아 좀 어색하게 보인다. 최근 미국의 인종평등 운동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백작, 남작, 공작과 같은 복잡한 신분계급과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얽히고설켜 잠시 눈을 떼면 쫒아가기 어렵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은 없고 젊은 여성의 시각이기 때문에 연휴기간 중 가족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콘텐츠다.

강한 폭력이나 느와르 물을 좋아한다면 <나르코스>를 추천한다. 2017년 시작해서 콜롬비아판, 멕시코 판이 나왔다. 콜롬비아 에스코바르와 로스 페페스는 미국을 수출대상으로 해 세계 최대의 마약 제국을 건설한다.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정예요원을 파견한다. 마약조직은 급성장해서 빈민가에 자선을 베풀고 보스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대통령 후보자를 암살하는 등 국가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군과 경찰까지 매수해서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마약 카르텔과 한 판 승부에서 공권력은 늘 뒷북만 친다. 정규군과 같은 수준의 무장을 갖춘 마약조직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잔인한 폭력이 화면을 뒤덮고 매회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마약을 매개로 한 미국과 남미의 복잡한 국제관계를 알게 하는 작품이다. 가능하면 혼자 보실 것을 추천한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미디어콘텐트학과 교수, E-mail :bhkangbh@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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