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세종시당, 1인시위는 이제 그만...
국민의힘 세종시당, 1인시위는 이제 그만...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2.05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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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취지는 충분히 전달... 계속하면 정치적 상상력 빈곤 드러내는 것
비리의혹 말고도 갈등조정 필요한 사안 널려 있어... 신뢰 얻을 대안 제시를
사진=국민의힘 세종시당

국민의힘 세종시당이 5일 비리 의혹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회 의원 3명의 사퇴를 촉구하는 제3차 1인시위를 마쳤다고 보도자료를 취재진들에게 배포했다.

‘제3차’라고 번호를 매긴 이번 1인시위는 화요일인 지난 2일부터 나흘간 국민의힘 세종시당 당직자들이 돌아가면서 릴레이로 한 것이다. ‘선전효과’가 큰 세종시의 주요 지점을 골라 주로 출근시간대에 1인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제3차’라는 번호 매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힘 세종시당의 ‘1인시위 시리즈’는 3주째 이어지고 있다. 1인시위만 한 것도 아니다. 세종시의회 의원 3명의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진 후인 지난해 11월 11일 세종시의회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조치원역 앞 등지를 돌며 사퇴 촉구 집회도 열어 왔다. ‘비리 규탄, 사퇴 촉구’ 등의 문구를 넣은 현수막도 세종시 곳곳에 내걸기도 했다.

정권, 권력을 놓고 다투는 정당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대응이다. 정치판에서 ‘경쟁자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제4차’ 1인시위 ‘시리즈’를 이어갈까 말까 하며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비리 의혹을 놓고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이제 1인시위는 그만했으면 한다. 3명의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비리 의혹은 이제 세종시민이면 누구나 다 아는 상황이 됐고, 그 중 일부에 대해선 사법당국의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 시당의 1인시위 시리즈는 충분히 효과를 봤다고 본다.

그만했으면 한다는 말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을 옹호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1인시위 효과는 이미 모자라지 않을 만큼 냈다. 좋은 노래도 자꾸 반복해 들으면 지겨워지는 법이다.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3명의 시의원들은 내년 6월 29일까지 임기를 채우면서 정치적 생존을 모색할 태세인 듯한데, 1인시위를 계속한다고 들어먹을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1인시위는 사실 다수의 조직, 인원을 동원할 수 없는 정치적·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억울함·주장을 호소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1인시위가 여론 환기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국민의힘 세종시당이 1인시위에 매달려야 할 만큼 정치적·사회적 약자는 아니다. 차기 대통령을 배출하고, 차기 세종시장 자리와 세종시의회 의석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1야당 아닌가.

‘제4차’ 1인시위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정치적 상상력, 기획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효과만 가져올 것이다. 이제 세종시의 유권자들이 신뢰할 만한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선거에서 투표란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시켜 줄, 믿음이 가는 대리인을 선택하는 행위 아닌가. 세종시만 해도 ‘권위적 조정’이 필요한 갈등 사안과 이슈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그리고 다음 선거는 불과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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