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 더 없나?... 세종시 전의면 주민들 검사 ‘행렬’
코로나 감염자 더 없나?... 세종시 전의면 주민들 검사 ‘행렬’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1.25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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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의면 행정복지센터에 임시 선별진료소 차려져... 이동검체팀, 이틀간 325명 진단검사
주민들 “1년간 전의면엔 확진자 1명도 없었는데, 충격... 마을방송에 용기 내 검사 받으러 와”
전의면 시가지·주택가·학교, 인적 없거나 드물어... 26일 분석 결과가 세종시 대응책 좌우할듯
25일 오후 세종시 전의면 행정복지센터 앞.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해 줄서 있다.

25일 오후 2시쯤 세종시 전의면 행정복지센터 앞. ·

천막 한 동 앞에 15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주민들이 2m 간격으로 줄을 섰다.

이 천막은 임시 선별진료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체 채취를 위해 주민들이 줄을 선 것.

마스크와 얼굴을 가리는 고글을 쓰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색의 레벨D 수준의 방호복을 입은 의사 1명과 간호사 3명으로 구성된 이동검체팀은 쉴 새 없이, 능숙한 솜씨로 검체를 채취했다. 

이동검체팀이 잠시도 쉬지 않고 검체 채취를 했지만, 줄은 오후 3시가 가까워지는 데도 줄지 않았다.

당초 마을방송 등으로 예고된 마감시간인 오후 3시를 약간 넘겨서도 진단검사를 받기 위한 주민들이 왔다.

진단검사를 받은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였지만, 젊은층과 청소년들도 간간이 섞여 있었고, 결혼이주여성 및 단체로 차량 한 대에 타고 온 인근 기업체 종사자들도 목격됐다.

검체 채취 직후 몇몇 주민과 회사원들은 시료 채취를 위한 도구가 콧구멍에 깊숙이 들어가는 것에 따른 고통 때문인지 기침을 연거푸 하거나 얼굴이 벌개지기도 했다.

임시 선별진료소로 천막이 세워진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를 넘겨 검체 채취를 한 사람들은 246명.

25일 오후 세종시보건소에서 나온 이동검체팀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채취된 검체는 이동검체팀 의료진에 의해 즉각 밀봉된 다음 세종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졌다. 코로나19 양성인지 음성인지 가리는 분석은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한다. 결과는 26일 나올 예정이다.

전의면 행정복지센터에 임시 선별진료소가 차려진 이유는 최근 전의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이나 쏟아져 나왔기 때문.

상주인구가 약 5,800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전의면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주민들에게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 22일까지 전의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적이 없었기에 주민들이 받은 놀라움과 충격은 컸다.

25일 이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나온 한 60대 여성(전의면 읍내리)은 “사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없다”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받았다. 혹시라도 내가 전염원이 되어선 안되겠다는 마음에 검사 받으러 나왔다. 진단검사를 독려하는 마을방송 때문에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어 “(전의면)읍내리 주민들은 아마도 다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며 “감기 증상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감염이 의심된다면 검사비가 무료이니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이장님이 마을방송을 여러 차례 했다. 그래서 다들 걱정하면서도 용기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의면에서의 임시 선별진료소는 앞서 24일 전의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약 4㎞ 떨어진 영당리 마을회관 앞에서도 차려져 운영됐다.

전의면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이 이 마을 거주자들이었기 때문. 24일 영당리 임시 선별진료소는 79명의 검체를 채취했고, 이 가운데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78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전의면에서 나온 확진자들은 모두 충남 아산에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보내졌고,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판정을 받은 전의면 주민 18명은 각각 자택에서 격리된 상태다.

이은일 전의면장은 “매우 놀랐다. 일요일인 24일에도 출근해 천막으로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주고, 세종시보건소에서 나온 이동검체팀 의료진을 지원하는 일을 했다. 각 마을 이장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게 했다”면서 “오늘도 각 마을의 이장들과 지역인사들이 전화를 해 오는데, 다들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은일 면장은 이어 “자가격리 된 주민 18명에 대해선 직원 몇 명을 배정했다. 하루 세 번,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체크를 한다”면서 “정부에서 나오는 자가격리자 지원물품도 배정된 직원들이 전달해야 하고, 하고 있다. 직원들도 고유업무 외에 일을 맡게 되니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전의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멀지 않은 시가지 풍경. 코로나19 때문인지 오가는 인적이 드물다. 간혹 오가는 주민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25일 오후 전의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멀지 않은 시가지 풍경. 코로나19 때문인지 오가는 인적이 드물다. 간혹 오가는 주민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전의면에서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때문인지 전의면 시가지에는 오가는 인적도 드물고 차량들도 뜨문뜨문 목격됐다. 행정복지센터 바로 뒷편에 있는 전의중학교는 방과후학교 등 모든 교내활동이 중지돼, 교실과 운동장에는 인적이 없었다.

다행히도 25일에는 오후 7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 25일 전의면 지역에서 채취한 검체에 대한 판정이 26일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세종시 코로나 대응 방향이 새로 정해질지 말지 좌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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