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힘든 시기, 마을기금으로 재난지원금 받았어요”
“코로나로 힘든 시기, 마을기금으로 재난지원금 받았어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0.12.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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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금남면 황룡1리, 마을운영위원회 결정으로 마을주민에 생계안정자금 지원
광역상수도 공사에 따른 개별부담금 53만원 지원, 코로나백신 무료접종도 계획 중
세종시 금남면 황용1리에서 마을기금으로 마을주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세종시 금남면 황용1리에서 마을기금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조성된 마을기금으로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지원해 주는 마을이 있어서 화제다.

세종시 금남면 황용1리.

황용1리 주민자치 마을운영위원회는 7일 마을공동기금으로 조성된 금액의 일부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을주민들에게 재난지원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황용1리 지역 주민 24세대에게 가구당 50만원씩 총 1,200만원을 생계안정지원금으로 8일 지급, 더불어 사는 문화를 실천해 옮겼다.

또 올해부터 2022년까지 실시되는 광역상수도 설치공사에 개별부담금인 53만원을 마을공동기금으로 일괄 지급하기로 결의해 공동체를 위한 주민 결속을 더욱 다졌다. 

황용1리 마을 24가구는 모두 103만원을 마을기금으로 지급받게 됐다. 

이 마을은 지난해 입구에 홍살문을 세우고 충효문화재를 열었으며 비영리법인 ‘황용1리 홍살문 충효문화재 위원회’를 만들어 금남면 인근 학교 학생의 충효교육을 하는 등 마을공동체 활동을 함께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충효문화재도 열지 못하고 마을 어르신을 모시고 하는 식사모임이나 효도관광 등을 하지 못해 어떤 사업을 하면 좋을지 마을운영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을 했다. 

마을운영위원회 감사를 맡고 있는 법장스님의 제안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어려운 시기에 국가에만 손을 벌리지 말고 마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자는 취지였다.

지역주민 대부분이 고령이고 독거노인도 많고 자영업 하는 주민도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계안정’을 지원하고자 재난지원금 사업을 했다는 것이다.

박주현 마을 이장은 주민자치 마을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황용1리 코로나19 마을 재난지원금 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현금을 찾아 각 가정에 드리는 문구를 작성해 생계안정 지원금을 봉투에 넣어 각 가구를 찾아 지급했다.

이 생계안정지원금을 받은 지역 주민은 “코로나19로 매출액이 떨어져 어려움이 많았는데 마을에서 이렇게 지원금을 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주현 이장은 “마을 기금을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내년까지 상황이 안 좋으면 내년 중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 백신도 가능하면 마을 주민에게는 모두 무료로 맞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방역에 힘쓰느라 서로 만나지 못하고 각박해져 있는 시대,

마을공동체 스스로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부상조하던 품앗이나 계모임처럼 마을주민이 스스로 조성한 자금으로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은 정부에서 받는 것보다 더 뜻깊은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박주현 황용1리 마을이장과 마을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법장스님 덕분에 황용1리가 지역주민들간에 화합하고 정이 넘치는 마을이 되고 있다.(왼쪽 정면 법장스님, 오른쪽 박주현 황용1리 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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