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사당, 문턱 하나만 넘으면...” 세종시, 설계비 127억 통과에 안간힘
“세종의사당, 문턱 하나만 넘으면...” 세종시, 설계비 127억 통과에 안간힘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0.11.1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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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시장·조상호 부시장, 번갈아 국회 방문... 구두 닳도록 다니며 설득·설명
주호영 원내대표 태도 변화에 내심 초조... “국민의힘 세종 인사들 도와줬으면...”
이춘희 세종시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사진 상단 왼쪽), 박병석 국회의장(상단 오른쪽), 우원식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사진 하단 왼쪽),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하단 오른쪽)을 각각 찾아가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원 등의 내년도 본예산 반영을 요청하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요청한 127억원의 예산은 현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내년 초 세종의사당 설계를 위한 국제공모를 거쳐 기본설계에 착수하려면 이 예산안이 국회 예결위, 본회의를 각각 통과해 내년도 본예산으로 공식 확정되어야만 한다.

만에 하나, 국회 예결위에서 야당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내년을 기약해야 하지만, 내년 정기국회는 내후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여서 여야 간 정쟁이 올해보다 훨씬 더 치열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만약 여야가 격렬하게 격돌하는 정기국회가 된다면 세종의사당 예산안은 어찌 될지 예상조차 하기 힘들다. 흔히 말해 안갯속으로 표류하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민주당과 세종시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원의 올해 정기국회 통과에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되기만 한다면 이후 세종의사당이 문을 열기까지 5~6년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몇 주 전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의사당 설계비에 관해 이렇게 언급한 적이 있다. “작년과 올해 본예산에 반영된 설계비 10억원씩 20억원은 그저 씨앗을 뿌린 것이라면, 127억원의 내년도 본예산 반영은 의사당 설계를 위한 국제공모에 들어갈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세종의사당의 ‘기정사실화’를 의미한다.”

국회 세종의사당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중앙정치의 구도와 상관없이 물 흐르듯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7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기만 하면 연말 정기국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법 개정 등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세종시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세종시는 지금 내심 속을 태우고 있다. 그동안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돌연 태도를 바꿔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은근슬쩍 (국회)분원이라고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본회의장만 남겨 놓는, 사실상 (국회의 전부)이전을 편법으로 추진하려 한다”며 “행정 비효율 해소를 위해 상임위 몇 개를 설치해서 활동하는 건 동의하지만 (국회를)몽땅 옮기는 건 찬성할 수 없고, 한다 해도 사전에 몇 개 상임위부터 시범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실과 본회의장만 여의도에 남겨두고 상임위 전체, 혹은 11개 상임위 이전 및 국회사무처·국회도서관 등의 이전 혹은 잔류 등으로 분류한 민주당의 세 가지 안에 관해 반발한 것.

 민주당과 세종시는 국민의힘이 국회 예결위에서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원에 대해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아닌지 내심 초조하게 바라보는 상황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7일 오전 세종시청으로 출근하지 않고 다정동 자택에서 곧바로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발했다.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원 확보 등을 위해서이다.

이춘희 시장이 이날 여의도에서 만난 인사는 알려진 이만 여덟 명.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와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 추경호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 간사, 임호선·엄태영 충청권 담당 예결위 소위 위원, 우원식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이다. 그야말로 이들 인사들의 방을 종일 숨가쁘게 돌아다니며 현안설명에 열중한 것.

이 시장은 박병석 의장과 이낙연 당대표를 만나 국회사무처의 세종의사당 건립 태스크포스(TF)가 수립한 계획안을 토대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규모와 이전 부지, 예산 규모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박병석 의장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관한 여야의 신속한 합의를 촉구했으며, 이낙연 대표도 “국회 완전 이전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 시장은 최근 국토교통위가 세종의사당 건립예산을 증액시킨 수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증액 예산 117억2,700만원을 심사하고 있는 정성호 예결위원장, 추경호 예결위 간사, 임호선·엄태영 예결위 소위 위원 등 국회 예결특위 위원을 각각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이춘희 시장은 “설계비가 증액되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시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적극 공조를 통해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원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이춘희 시장만 국회에 갔던 것은 아니다. 지난 금요일인 13일에는 여의도에서 잔뼈가 굵은 조상호 세종시경제부시장이 국회로 가 문턱이 닳도록 다니며 설계비 127억원 확보에 온힘을 기울였다.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원만 본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면 이춘희 시장과 조상호 부시장 등은 또 다시 여의도행을 서슴지 않을 태세다.

세종시는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국민의힘 인사들도 힘을 보태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세종시의 한 관계자는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과 최민호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도 서울(국민의힘 중앙당)에 가 설득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의사당 설계비의 본예산 반영에 힘이 될 수만 있다면, 세종시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만큼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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