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혼자 놀고 혼밥하는 게 편안한 세상됐다
코로나시대...혼자 놀고 혼밥하는 게 편안한 세상됐다
  • 송두범
  • 승인 2020.11.15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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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 코로나 19 시대의 홈루덴스(Home Ludens)족
젊은 세대 홈 루덴스족 가속화시킨 코로나, 이젠 일상화돼
세종시에는 코로나 선별 검사소가 세종충남대병원과 조치원읍 세종보건소 등 두 곳이 있다. 사진은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
코로나10가 홈루덴스족을 일상화시키면서 젊은 층들이 즐겨찾는 생활패턴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사진은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

코로나 19시대에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노는 홈루덴스족의 삶의 방식에 관심이 높다. 홈루덴스족은 네덜란드 문화사학자인 J. 아위징아(John Huizinga, 1872-1945)가 제창한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에서 파생된 것으로 집안에서 놀고, 먹는 우리의 일상이 접목된 신조어이다.

2020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랜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전국 만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집’의 의미와 ‘홈 루덴스족’, ‘홈 인테리어’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 시대의 장기화 속의 집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실제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훨씬 많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중 7명이 하루 중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편안한 것으로 응답하였다. 또한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려는 성향이 강한 ‘홈루덴스족’의 출현과 함께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즉, 코로나 감염의 우려 속에 집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2019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홈루덴스 족에 대한 이미지 조사를 한 결과 ‘혼자 잘 노는 독립적인 사람’이 압도적이었고, 다음으로 여유를 좋아하는 사람,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 조용한 성격의 사람 등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또한 응답자의 91.2%는 향후 홈루덴스 족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홈루덴스족이 등장하게 된 이유로 1인 가구 증가 등 개인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해 졌고, 소확행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확산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디지털 문화의 발달, 배달앱・새벽배송 등이 보편화 되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스스로 루덴스족이라는 사람들은 홈 영화, 유명식당 음식을 집에서 배달, 집에서 게임하기, 홈카페, 홈트레이닝, 홈케어, 셀프인테리어, 홈캠핑/홈파티, 홈가드닝 등 다양한 활동을 집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20-30대인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홈 루덴스족이 증가하고 있어 소비생활에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 19는 이러한 변화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포스트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오픈매장은 폐쇄매장으로 변화하고 있고, 대형쇼핑몰은 로컬지향・골목취향으로 아는(알만한) 사람들이 고객인 동네상권, 골목상권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게 되었다.

주거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레스토랑을 설치하여 아침식사를 제공하거나 전문강사를 초빙해 운동을 배울 수도 있고 건강을 케어하는 시스템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주거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집안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사람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경향도 증가할 것이다.

홈루덴스족에게 집이란 더 이상 부의 개념이 아닌 자신만의 아지트이고 휴식 공간이자 내 취향을 실현하는 공간이란 인식이 점차 확산되어갈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가 중심인 세종시 신도시의 경우는 이러한 문화를 예상하고 설계에 반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은 리모델링하는 경향이 증가할 것이며, 일부는 단독주택을 신축하거나 매입하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5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MZ세대(1980년대 초 –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의 리빙제품 구매행태 관련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곧 소비욕구로 이어졌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부분이 리빙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를 고려하게 되었으며 디퓨저, 공기청정기 등‘쾌적한 환경유지’와 게임기, 홈베이킹 도구 등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위한 제품, 안락의자, 안마기 등 ‘편안한 휴식을 위한’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코로나 19전에도 집에서 휴식, 취미 등 많은 것을 해결해 홈루덴스족으로 불렸던 MZ세대는 홈인테리어와 집꾸미기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잠자는 공간과 휴식을 취하는 공간, 옷을 보관하는 공간, 일・작업하는 공간 순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것으로 응답하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30년전 에세이에서 썼던 ‘소확행’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현 세대가 치열하게 사는 것에 대해 느끼는 회의감일 것이다. 현대인의 갈등이나 대인 관계의 스트레스가 존재하는 한 홈 루덴스족은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 19는 홈루덴스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더욱더 확고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세종시에서 향후 건설되는 단독주택이나, 분양되는 공동주택은 홈루덴스족의 생할패턴을 고려해 이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설계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두범, 행정학 박사,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안전도시위원장, 공주시정책자문위원회부위원장,
이메일 : songd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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