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공사 사장 “의원 아들인 줄 몰라, 기간제 직원에겐 간청한 것”
이춘희 시장 “샅샅이 확인하고 제도개선, 책임 묻는 조치하겠다”
세종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원식 세종시의회 의원 아들의 세종도시교통공사 부정취업 의혹이 제기됐다.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채용과정에서 김원식 의원의 아들인 줄 몰랐다며 취업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을 상대로 한 질의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의 질의 내용에 따르면 김원식 세종시의회 의원의 20대 아들인 김 모씨는 지난 6월 세종도시교통공사의 조치원공영터미널 운영 관리를 위한 업무직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같은 달 29일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김씨는 다음날인 30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지만, 정식 출근 첫날인 7월 1일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김용판 의원은 “김 모씨가 인성검사·자격증 등의 측면에서 부적격자로 분류됐는데도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배준석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과 운송사업처장은 세종도시교통공사 대평동 차고지에서 시내버스 운행 관리를 담당하는 기간제 근무자 A씨를 만나 이 면접시험을 응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것.
당시 조치원공영터미널 업무직 채용시험에 응시한 A씨는 최종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배 사장은 A씨를 불러 A씨가 합격할 경우 대평동 차고지의 기존 업무에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면접에 응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는 것.
김용판 의원은 국감에서 “시의원의 아들이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출근도 하지 않고 임용을 포기해 버리면, 치열하게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응시자 중 한 사람은 일자리를 빼앗기게 된 것”이라고 지적한 뒤 “세종시가 산하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너무나도 안 하고 적발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이춘희 시장은 이에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샅샅이 확인해 보고 제도적으로 고쳐야 할 사항이 있으면 책임을 묻고 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배준석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은 이에 대해 “김씨가 김원식 의원의 아들인 줄은 사전엔 몰랐다. 합격한 뒤에야 알았다. 그래서 내가 김원식 의원에게 전화를 해 ‘이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김씨가 출근을 안 하고 임용을 포기한 것은 새벽 5시 30분에 출근해 돈통 이송 및 운전기사들에게 시내버스 열쇠를 내줘야 하는 등 힘든 일임을 알고 포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 사장은 이어 “A씨를 불러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당신이 일을 참 잘하는데, 조치원공영터미널로 옮기면 대평동 차고지는 새로 공고를 내 사람을 새로 뽑아야 한다. 9개월 지나면 전환심의를 거쳐 기간제에서 업무직으로 바뀌는데 출퇴근도 힘든 조치원으로 옮길 필요가 있느냐. 몇 달만 참아달라’고 간청했다. 그래서 A씨가 면접응시를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의소리>는 김원식 시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김 의원의 휴대전화는 내내 꺼져 있는 상태였다.
한편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이와 관련해 22일 ‘세종시 김원식 시의원의 아들 채용비리에 시민들과 함께 분노한다.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