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청와대비서관 “청년들, 목소리 내는데 주저 말아야...”
김광진 청와대비서관 “청년들, 목소리 내는데 주저 말아야...”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0.10.18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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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세종시 방문, 각 분야 세종지역 청년들과 잇따라 간담회 가져
“정부의 청년 5개년 계획에 담을 청년 목소리 들으러, 세종부터 왔다”
“청년들, 전문성 없다고 참여회피 말라, 실패 후 재기 가능토록 할 것”
지난 17일 오후 7시 세종시 나성동 백화점 부지에서 열린 제1회 세종시 청년주간 기념식에서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청년기본법이 제정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청년(19~34세)이 ‘법제화’된 거죠. 청년이 처음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게 된 겁니다. 오는 12월 ‘청년 5개년 계획’을 제시해야 하는데, 청년들이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을 원하는지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처음 세종시부터 찾아왔습니다.”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17일 세종시를 방문한 이유의 일단을 이 같이 밝혔다.

김광진 비서관은 이날 낮 12시 세종시 조치원읍에 도착해 세종지역 청년과 대학생 11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세종시 청년농부 13명, 청년예술인 8명, 엄마인 청년과 청년 창업가 5명, 청년정책위원 9명과 각각의 간담회를 잇따라 갖는 등 세종시 방문 일정을 이어갔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김 비서관은 오후 7시 세종시 나성동 백화점 부지에서 열린 제1회 세종시 청년주간 기념식에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세종시 새롬동 종합복지센터 안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청(靑年廳), 청년처(靑年處) 같은 정부부처가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 청년비서관실이 문재인정부 청년 정책을 총괄해야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청년 5개년 계획에 어떤 비전을 담을지 연구를 하고 고민중”이라면서 “여성관련 법률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여성운동과 투쟁의 산물로 양성평등법은 물론 보호적 측면, 기능적 측면, 발전적 측면을 담은 법률이 있다. 하지만 청년은 이제 청년보호법만 제정돼 있는 상태에서 5개년 계획에 보호적 측면, 기능적 측면, 발전적 측면 등을 어떻게 담을지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세종시 새롬동 종합복지센터 안에서 열린 세종지역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사진 오른쪽 헤드 테이블 왼쪽 첫 번째)이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은 이춘희 세종시장. 

이 간담회에 참석한 세종시 청년정책위원회 위원 및 세종청정넷 임원인 청년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 지원 정책이 일자리와 창업 지원으로만 지나치게 이분화 돼 있는 점 ▲청년 지원 정책이 많다지만 정보가 분산돼 손쉽게 파악할 수 없는 점 ▲청년 지원 정책 정보를 한 곳에 통합해 알려주는 플랫폼의 필요성 ▲창업을 하더라도 자립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리고, 자립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특정 몇 년 동안 청년 기본소득을 제공해야 하는 점 등을 제안했다.

한 여성 참석자는 “창업 지원을 받기 위해 지금까지, 현재도 가난하다는 증빙을 입증서류를 통해 관공서에 계속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한 남성 참석자는 “조치원읍 도시재생 사업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이를 통해 나 자신도 성장할 수 있겠구나라고 느꼈는데, 담당공무원이 바뀌자마자 연락도 안 되고 박대를 해, 내 자신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 지원 정책 중 청년몰 사업이 있다. 광역시·도를 경유해 전통시장에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건데, 2층 혹은 창고 같은 외진 공간을 제공한다. 1인당 500만~1,000만 원정도 지원하고는 청년이 창업을 해 사업자등록증을 내면, 운영하다 망해 문을 닫아도 시·도, 중기부의 실적으로 올라간다. 이런 폐단을 개선할 대안을 마련해 보라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시하셨다”면서 “정부도 알면서 방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두 번이 아니라 창업 청년의 성장과정에 맞게(맞춤형)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계속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그러면서 정부가 청년 지원 정책을 세우고 고쳐 나가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비서관은 “정부가 연간 청년 지원을 위해 20조원 정도 쓴다. 그런데 받는 청년들은 기쁘지 않다.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 일괄, 균등하게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청년의 특정 영역을 정해 지원할 것인지... 시그니처 사업이 없어 고민된다”고 말한 뒤 “어떻게 (정책을)설계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청년들이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같은 곳에 참여해서 청년들만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광진 비서관과의 별도의 간담회를 위해 이 간담회 중간에 입장한 이춘희 세종시장도 정책 수립 과정에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춘희 시장은 “세종시는 100개가 넘는 위원회를 운영중인데, 위원 중 10% 이상을 청년들로 위촉하라고 계속 지시하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전문성이 없다고 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꺼리지 말라. 여러분들이 청년들만의 문제제기를 하고 목소리를 내면, 전문성이 있는지 여부는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이 별도로 판단한다. 문제제기를 해야 좋은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광진 비서관은 제1회 세종시 청년주간 기념식 축사에서 “세종대왕이 즉위하셨던 나이가 22세였다. 여러분 모두가 세종대왕일 수는 없지만 함께 하겠다는 여민의 마음은 같다”면서 “대통령이나 저, 세종시장은 선수가 아닌 여러분을 돕는 지원팀이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1회 세종시 청년주간 기념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새롬동 종합복지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오른쪽 두 번째)과 이춘희 세종시장(왼쪽 두 번째), 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왼쪽 첫 번째), 양완식 세종시 보건복지국장(오른쪽 세 번째) 등이 김미곤 세종시사회서비스원 원장(오른쪽 첫 번째)의 말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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