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친하면 행복하고 건강하고 명석해진다"
"이웃과 친하면 행복하고 건강하고 명석해진다"
  • 김준식
  • 승인 2020.09.29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준식칼럼] 한가위 맞아 온 가족이 만수무강하길...
서로 다름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결정하는 게 우선

2008년 인구통계학자들이 100세 이상 인구수가 가장 많은 네 곳을 발견했을 때 이른바 블루존(Blue Zone)이라는 말이 화제가 됐다. 이 네 곳은 코스타리카 니코야, 이탈리아 사르데냐, 그리스의 이카리아, 일본의 오키나와였다. 블루존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녔다.

• 근력 훈련과 지구력 훈련이 아니라 평범한 일과, 정원 가꾸기, 걷기를 일상화해서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한다. 한 마디로 많이 움직인다.

•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함으로써 목적의식을 느낀다.

• 스트레스 수준이 낮고 여유롭게 산다.

• 가족과 공동체 유대가 강하다.

• 양질의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

이 결과를 놓고 통계학자들이나 의학자들의 논란은 있으나 그래도 상당히 의미 있는 공통점이다. 이탈리아 사르데냐를 방문해서 조사하고 연구한 미국의 진화심리학자 수전 핀커는 그의 책 ‘빌리지 이팩트’에서 장수마을 사람들의 여러 가지 조건 중에 특별히 가족의 공동 유대와 이웃 간에 서로 존중하고 사랑해 주는 공동체 의식을 제일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특별히 ‘이웃과 얼굴을 마주 보며 친밀한 접촉을 가지면 행복하고(Happiness), 건강하고(healthy), 명석(Smart) 진다고 하였다.

2018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2.7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을 100세 시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자세히 따져 보면 현재 70세인 사람의 절반 정도만 80세까지 살 수 있고, 그중 90세까지 살 수 있는 사람은 불과 10% 정도이다. 더구나 100세까지 살 가능성은 1%도 안 된다.

그런데도 모두 자기는 100세까지 살 거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사실 긴 영겁의 세월 속에 100년도 찰나이다. 그러니 몇 년 더 살고 못사는 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다가 죽을 때 원망도 고통도 없이 편히 죽을 수 있다면 그게 행운일 것이다. 요즘은 그 행운도 하늘의 운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그게 바로 커뮤니티케어 시스템이고, 호스피스 돌봄시스템이다. 이미 선진 복지 국가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다.

이제 곧 추석이다. 추석을 맞아 자녀들이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인사 말씀은 한결같이 ‘만수무강(萬壽無疆)하세요’ 이다. 그리고 이런 인사를 받는 어른들은 ‘그래 고맙다. 우리 걱정하지 말고 너희들도 건강하고 잘 살아라’ 이다.

따지고 보면 부모나 자녀들이나 모두 노인이고, 예비노인이다. 그런데도 서로 간에 세상을 보는 시각도, 생각도 다르다. 그 다른 것은 세대에 따라 빨리 변하는 사회, 문화,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 명절 때는 가족이 모여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자.

부모님들은 ‘요즘 젊은이들은 저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살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고, 자녀들은 ‘어른들은 저렇게 생각하시고 저렇게 살고 계시는구나’라고 서로 인정하자. 그리고 나서 가족 간의 꼭 결정해야 할 일이 있으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평화이고 민주적인 가족 문화이다. 이번 추석에는 커다란 보름달처럼 모든 가정에 평화와 축복이 가득 깃들기를 바란다.

김준식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지방분권 세종회의 상임대표, 세종 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자문위원, 다문화사회 이해 강사, 아시안 프렌즈 이사, 한국외국어대학 경제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