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세종시 광복절...태극기는 '드문드문'
행정수도 세종시 광복절...태극기는 '드문드문'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0.08.15 2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 간선도로변 줄이은 태극기 행렬, 경축 분위기와 대조적
“집에 없다” “태극기 꼭 걸어야 하나” “강요하면 안돼” 제각각
세종시 보람동 한 아파트에 내걸린 태극기(왼쪽) 태극기가 드문드문 내걸린 세종시 한솔동의 한 아파트(가운데) 금남면 용포리 단독주택이 줄지은 한 골목 모습. 두 집만이 태극기를 내걸었다(오른쪽).

광복절인 15일 공무원이 많이 살고 있는 세종시에서는 태극기를 게양한 주택을 찾기 어려웠다.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단지 곳곳을 돌아본 결과,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한 곳도 없는 고층 아파트를 찾는 게 한결 쉬울 정도였다.

태극기를 많이 게양했다고 보이는 아파트도 어림잡아 100가구당 5~6가구정도였다. 태극기가 내걸린 아파트는 보통 2~3가구정도에 그쳤다.

구도심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금남면 용포리 일대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골목도 태극기를 게양한 집은 30~40가구당 2~3가구정도에 그쳤다.

보람동 세종시청 건너편에서 만난 30대 시민은 “집에 태극기가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자녀 손을 잡고 걸어가던 40대로 보이는 시민은 “집에 태극기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아내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종촌동에 살고 있다는 한 시민은 “국경일에 태극기를 걸든 말든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다고 해서 애국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솔동 첫마을에서 만난 50대 시민은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소개한 뒤 “광복절, 국경일이라고 해서 태극기 게양을 하라고 압박에 가까운 권고를 하는 건 옳지 않다. 태극기를 내걸라고 요구하는 건 전체주의적, 국가주의적 압박을 연상시킨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종시청 앞 BRT가 다니는 대로와 금남면 용포로 등 주요 도로 가로변에는 태극기가 대대적으로 내걸리면서 광복절 경축 분위기를 고양시켜, 아파트단지와는 대조를 이뤘다.  

한편 잡코리아가 광복절 직전 전국의 성인 2158명을 대상으로 태극기 게양 의사를 조사한 결과, 66.3%가 광복절인 15일 태극기를 걸겠다고 대답했지만 실제 내거는 사람은 20%쯤인 것으로 조사됐다.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다고 답한 33.7%는 그 이유에 대해 태극기가 없어서(61.7%) 태극기 게양대가 없거나 지하에 살아서(23.5%) 개인 일정으로 집을 비울 것 같아서(16.3%) 등의 순서로 답을 했다.

이 조사 응답자 가운데 49.0%는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온라인 태극기를 게양할 것이라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세종시는 15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 청사 4층 여민실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을 비롯해 광복회원 및 보훈단체 회원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