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반곡동 빈껍데기 ‘특화 가로’...개선 급물살
세종시 반곡동 빈껍데기 ‘특화 가로’...개선 급물살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5.11 15:3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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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LH 등 관계기관, 8일 에코가로 '청수배미길' 조성방안 협의 착수
5월 말까지 주민 의견 수렴 후 최종안 도출..설계 취지 살릴 지 '관전 포인트'
반곡동 생활권특화가로(에코가로) '청수배미길' 현장 모습
반곡동 생활권특화가로(에코가로) '청수배미길' 현장 모습
4-1생활권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반영된 에코가로 횡단구성
4-1생활권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반영된 에코가로 횡단구성

설계 취지를 외면한 '빈껍데기'로 전락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반곡동(4-1생활권) 특화가로 '청수배미길' 조성과 관련한 <세종의소리> 보도에 대해, 관계기관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관련 기사 <세종시 특화설계 말만 번지르르, 실상은 ‘빈껍데기’>

입주민의 잇딴 민원에도 ‘나몰라라식’으로 공사를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언론 보도가 있자 부랴부랴 뒤늦게 논의에 착수한 셈이다.

'친환경 창조단지(Eco-Creative Town)'란 특화설계 취지를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환경 창조단지'를 주제로 계획된 행복도시 4-1생활권 조감도
'친환경 창조단지'를 주제로 계획된 행복도시 4-1생활권 조감도

◆관계기관, 생활권특화가로 '청수배미길' 조성방안 협의 착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계기관은 지난 8일 반곡동 생활권특화가로(에코가로) '청수배미길' 조성방안에 대한 협의에 착수했다.

이날 자리는 도시계획 권한을 갖고 있는 행복청 주도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단위계획을 깡그리 무시한 채 특화 시행지침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책임 기관으로 문제의식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입주 1년이 넘도록 차일피일 미뤄지는 공사로 인해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은 이날 각 기 관간 입장을 정리하고, 설계공모 취지에 최대한 부합한 시설을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4-1생활권 공동주택용지 설계공모 사전설명회에 제시된 마스터플랜(안) (자료=LH)
4-1생활권 공동주택용지 설계공모 사전설명회에 제시된 마스터플랜(안) (자료=LH)

행복청은 LH와 건설사, 그리고 주민들 간 의견조정 과정을 거쳐 5월 말까지 최종안을 도출해낼 방침이다. 주민 의견 수렴 후 2가지 정도의 개선안을 마련한 뒤, 이를 바탕으로 2차 논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일단 현재 상태대로 생활권특화가로를 둬서는 안 된다는 데에 대해 관계기관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다만 어떠한 시설을 조성할 것인지는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단계적으로 살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록 최종안이 도출되지는 않았으나, 첫 단추가 꿰어졌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입주민은 “지난 1년 동안 흉물스런 시설을 개선해달라고 몇 번이나 찾아가 시정을 요구했지만 콧방귀만 뀌며 서로 미뤄왔다”며 “이제라도 개선책이 마련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4-1생활권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반영된 에코가로 조성 예시도
4-1생활권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반영된 에코가로 조성 예시도

하지만 사업비 부담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하는 등 넘어야할 산도 적잖은 모습이다.

해당 부지가 '공개공지'에 해당하는 만큼 설계공모 사업시행자이자 토지 소유주인 LH에 조성의무가 있다는 게 일반적 견해지만, LH측은 건설사 측이 조성을 약속했다는 점을 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건설사 측은 해당 부지가 공개공지인 만큼 원칙적으로 LH에 조성의무가 있다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기간 LH와 건설사 측이 어떠한 합의안을 내놓을 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주민 의견 수렴과정에서의 마찰 개연성도 다분하다. 해당 시설이 건천(乾川)을 중심으로 한 에코가로로 제시됐지만, 일부 주민들은 건천을 없애는 대신 가로수 식재 방안을 제시하는 등 이견도 일부 감지되고 있어서다.

주민들의 최종안 도출 과정이 관전 포인트로 남게 됐다.

반곡동 생활권특화가로(에코가로) '청수배미길' 현장 모습. 아직도 공사 현장이다.
반곡동 생활권특화가로(에코가로) '청수배미길' 현장 모습. 아직도 공사 현장이다.

◆빈껍데기 전락한 생활권특화가로, 무슨 일이?

2단지와 솔빛초를 사이에 끼고 있는 ‘청수배미길’은 반곡동 BRT도로~솔빛초~괴화산으로 연결되는 폭 10미터 길이 250미터짜리 가로(街路)다.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15년 '친환경 창조단지'라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며 공급한 반곡동 아파트 단지의 '통경축' 역할을 할 핵심시설로 꼽힌다.

하지만 설계공모 당시 제시됐던 '친환경 컨셉'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구단위계획을 깡그리 무시한 채 특화 시행지침을 위반한 볼품없는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세부 조성 지침이 행복청 '지구단위계획'에도 생활권특화가로(에코가로)로 제시됐지만, 실상은 지구단위계획과는 다른 휑한 ‘보도블럭’ 및 ‘건천(乾川)’ 등만이 뒤덮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4-1생활권 공동주택용지 설계공모 사전설명회에 제시된 지구단위계획 현황 (자료=LH)
4-1생활권 공동주택용지 설계공모 사전설명회에 제시된 지구단위계획 현황 (자료=LH)

더 큰 문제는 아파트(2019년 2월 입주) 준공 후 1년여 이상이 흘렀지만, 아직도 공사판이어서 통행 불편은 물론 각종 안전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2단지 입주민들은 지난 1년간 건설사, LH, 시청, 행복청 등을 향해 잇따라 민원을 제기했지만, ‘나몰라라식’ 행정으로 불편을 겪어야 했다.

답답한 이들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달 말 권익위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LH와 건설사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1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모든 피해는 온전히 주민들이 감당하고 있다”며 “청수배미길이 하루빨리 주민들의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해결을 부탁드린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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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 2020-05-17 14:34:16
에코가로는 커녕 그 넓은 면적을 그냥 보도블럭으로 마감했고, 움푹 들어간 부분(물길 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네요..) 이 군데군데 있어 보행시 매우 위험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장애우 분들에겐 거의 인권침해 수준이에요.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을 따라 걷다보면 자갈로 채워진 물길로 빠지도록 되어 있거든요.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마감하신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빠른 시정 부탁드립니다.

청정수루배 2020-05-13 14:23:29
저희 아이는 퀵보드 타고 가다가 물길 끝에 바퀴 걸려 떨어질뻔 했어요
얼마나 아찔하던지요
애들이 바닥만 보고 다니는것도 아니고 초등학교 앞인데 위험합니다.

다정동 2020-05-12 12:25:30
다정동 7단지 싱싱장터 3호점이 입점 취소된 LH 상가 83호점도 주민들이 민원 지속작으러 넣어도 별다른 조치가 수개월째 없습니다.

이에 대한 조사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