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대학 유치 돌파구? ‘고려대 행정대학원’ 진출
세종시 대학 유치 돌파구? ‘고려대 행정대학원’ 진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5.08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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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건설청-세종시-고려대, 8일 공동 합의각서(MOA) 체결
2024년까지 4-2생활권 공동캠퍼스에 '행정전문대학원' 이전 및 '미래융합대학원' 설립
고려대학교 행정전문대학원이 세종시 행복도시에 입주한다. 사진은 대학원 홈페이지 화면

지지부진했던 세종시 대학 유치전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될까.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4-2생활권(집현리) 공동캠퍼스에 '고려대학교 행정전문대학원'이 들어선다.

국내 대학으로는 세 번째 진출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던 대학 유치전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특별자치시,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는 8일 오후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공동캠퍼스 입주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고려대는 공동캠퍼스(분양형)에 공무원 전문 교육을 위한 '행정전문대학원' 이전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맞는 미래사회에 대비한 교육·연구 활성화 목적 '미래융합대학원'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이문기 행복청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이춘희 세종시장(사진 왼쪽부터)이 8일 '공동캠퍼스 입주를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합의각서에는 공동캠퍼스를 행정전문대학원과 IT·BT 융복합 클러스터 성장 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정원은 대학원 200명 규모(예정)로, 분양형 캠퍼스 내에 행정전문대학원과 미래융합대학원(IT․BT)을 공동캠퍼스 임대형 입주 시기와 연계해 2024년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1997년 설립된 고려대 행정대학원(원장 남성욱)은 현재 조치원읍 세종캠퍼스 내에 4개 학과, 8개 전공 및 최고관리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전에도 교육관이 있다.

고려대의 공동캠퍼스 입주는 'KAIST 융합의과학원'과 '충남대 의학바이오융합캠퍼스(의대)'에 이어 국내 대학으로는 세 번째 사례로, 사립대학으로는 처음이다.

행복청은 공동캠퍼스 추진계획 등을 확정하고 오는 20203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사진은 행복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구성 도면
행복청은 공동캠퍼스 추진계획 등을 확정하고 오는 20203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사진은 행복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구성 도면

공동캠퍼스는 대학 구조조정과 재정제약을 고려해 다수의 대학이 공동으로 입주,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학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줄어들고 있는 학생 수로 인한 대학 정원 감소와 그로 인한 예산 확보 어려움 등 적극적인 대학 이전 추진이 곤란한 현실적 상황에 맞는 대안인 셈이다.

국내·외 대학뿐만 아니라 연구기관도 입주가 가능해 입주기관 상호간 공동연구․교육 등을 통한 산학연 협력활성화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행복청은 기대하고 있다.

일단 고려대 행정대학원 유치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던 대학유치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문기 행복청장은 “앞으로도 공동캠퍼스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 우수 대학들을 적극 유치해 공동캠퍼스 개교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춘희 세종시장 역시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의 지방캠퍼스 건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동캠퍼스가 행정수도 대학 유치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조성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동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인 4-2생활권 조감도

문제는 앞으로다.

세종시 출범 후 현재까지 유치협약을 체결한 대학은 17곳에 달하지만, 입주가 확정된 곳은 이번 고려대를 포함해 극히 일부에 머물고 있어서다.

실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며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은 ▲KAIST 융합의과학원 ▲충남대 의학바이오융합캠퍼스(의대) ▲고려대 행정대학원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음악원’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최근 음악원 분교 설립 인가 실패와, 트리니티 대학의 본교 이사회 승인 지연으로 안개 속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문재인 정부 대선공약에 포함됐던 '국립행정대학원' 설립은 사실상 좌초된 상태이며, 서울대 행정대학원 역시 양해각서 체결 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독 캠퍼스(71만㎡)와 공동캠퍼스(60만㎡)가 양대 산맥을 이루는 4-2생활권 대학부지는 대부분이 텅텅 비어있는 실정이다.

전략적인 정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앞서 지난달 24일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대학캠퍼스 유치를 위한 토론회’에선 '전략적인 대학 유치 정책방향 수립', '제도 개선', '정부 차원의 지원' 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당시 기조발제를 맡은 국토연구원 서연미 박사는 "세종시 특화발전 분야 관련 대학 유치를 통한 차별성을 확보하고, 연계기관간 협력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박사는 ▲정책과 행정, 바이오메디컬, 스마트시티 등 지역 특화발전 분야와 연계된 대학 유치 및 설립 ▲대학 중심의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자족성 확충 ▲세종테크밸리 등 유관기관과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적극적인 대학유치 추진 ▲세종시 투자유치협의회 확대 구성으로 유관기관 추가참여방안 모색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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