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화상경마장’ 유치 딜레마..시민 반발 확산 어쩌나
세종시 ‘화상경마장’ 유치 딜레마..시민 반발 확산 어쩌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5.06 11: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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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경마장 반대 시민사회단체, 6일 유치 반대 기자회견
"세종시, 세수 증대 혈안...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화상경마장 반대"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가 6일 세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상경마장 추진을 반대하고 나섰다.

세종시가 '화상경마장(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유치 딜레마에 빠졌다.

안정적 세수확보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시민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시민사회는 "화상경마 도박장을 막아낼 것"이라며 반대 '범시민대책기구' 출범까지 예고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중심으로 한 화상경마장 반대 시민사회단체들은 6일 오전세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가 세수 증대에 혈안이 되어 화상경마장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수많은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화상경마장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상경마장이 세종시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며 "시민의 힘으로 화상경마 도박장을 막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가 기대하고 있는 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활성화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시는 세수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을 운운하며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시민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 벌어들인 돈으로 세수를 증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존의 화상경마장에서도 보여주었듯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반교육적이고 미래지향적 도시에 역행하는 사행산업을 유치하려는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세종시가 '화상경마장'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세종시가 '화상경마장'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도박중독 문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도 지적하고 나섰다.

도박 중독자로 추정되는 국민 숫자가 250만 명 이상이고, 도박중독 문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가 연간 25조원에서 78조원에 달한다는 것.

이들은 "화상경마장을 레저시설이라고 주장하지만 국민 여론조사 결과 80%가 도박이라고 인식하고 있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도 화상경마장은 사행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오히려 국가가 합법적인 도박장을 권장하고 있고, 지방정부가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 유치하는 시대착오적인 우를 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화상경마장 반대를 위한 범시민대책기구 결성도 예고했다.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주민자치조직, 지역공동체, 주민모임 등을 총망라한 대규모 시민기구를 통해 화상경마 도박장을 막아낼 것이란 취지다.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에는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세종민주평화연대, 세종참교육학부모회, 세종통일을만드는사람들, 사)세종여성,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시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세종문화연대,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세종주민자치연구회, 사)세종문화예술포럼, 세종YMCA, 세종재능시낭송협회, 첫마을공동체네트워크, 연서면 청년회, 창작공동체 이도의 날개, 세종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해식 세종참여연대 상임대표가 화상경마장 유치 추진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화상경마장 반대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지난달 28일 논평을 통해 "아동친화도시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세종시가 사행성 도박 시설을 유치해 얻은 세입으로 시민편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발상은 기본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만약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화상경마장을 유치한다면 시장 퇴진 등 거센 정치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세종시는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화상경마장을 유치해, 안정적 세수확보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노린다는 포석이다.

연간 매출액(대전 장외발매소의 경우 2500억원)의 8%인 200억원 규모의 세입이 꾸준히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재정난을 맞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카드일 수밖에 없다.

한국마사회는 대전 화상경마장 폐지에 맞춰 새로운 입지를 고민하고 있다. 시는 마사회 측의 공모가 시작될 경우, 관내 희망지역 접수 등을 통해 유치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주민 반발을 고려해 세수 일부의 주민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

화상경마장 유치 검토는 지난달 23일 시민주권회의 농업축산분과 회의에서 처음으로 테이블에 올랐다. 공무원 내부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됐던 사안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면서 여론을 타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화상경마장 유치 추진은 대전시 월평동 화상경마장 이전이 2021년 3월로 임박하면서 한국마사회가 대체 장소를 물색하는 움직임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박시설 폐쇄 요구하는 대전 주민들의 요구에,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월평동 화상경마장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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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2020-05-06 13:18:27
경마장 설치, 절대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