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판 ‘유니온파크’ 입지전 후끈, 전망타워 어디로?
세종시판 ‘유니온파크’ 입지전 후끈, 전망타워 어디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4.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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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니온파크’ (사진=하남시)

“제발 우리 지역에 들어오게 해주세요.”

세종시판 ‘유니온파크’로 주목받고 있는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 이른바 ‘친환경종합타운’ 설치 공모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시설’로 꼽히는 폐기물시설에 대한 주민 거부감을 날려버리면서, 무려 4곳에서나 유치 희망 의사를 보이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어서다.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주민편의시설 유치와 지역발전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너도나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환경종합타운 조성 입지후보지 공모’...4곳 경쟁

20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두 달여간 진행된 ‘친환경종합타운 조성 사업 입지후보지 공모’ 마감 결과 최종 4곳의 후보지가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되는 점은 4곳 모두 기존 소각시설인 '생활폐기물 종합처리시설(전동면 심중리)' 주변 등 전동면 관내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소각시설 운영에 따른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심중리 일대는 소각시설 운영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조성된 스포츠센터(수영장)가 주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수영장 무료입장은 물론, 읍면지역 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 판매금액 10% 주민지원기금 지원, 진입로 개선 등 주거생활 여건이 확연히 좋아졌다는 평가다.

세종시 전동 시민스포츠센터가 임시 휴장하고 정비에 들어간다. <사진=세종시>
세종시 전동 시민스포츠센터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 일부 지역이 유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접수된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유휴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신설되는 친환경종합타운은 1일 처리용량 400톤 규모 소각시설과 80톤 규모 음식물자원화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과 함께 '주민지원시설' 등이 더해져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건립된다. 후보지는 부지 면적 5만㎡ 이상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시설은 일부 시비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설 건립비용 1,660억 원을 부담한다.

유치 조건도 만만치 않다. 유치를 원하는 희망 개인·단체·문중·마을대표 등은 신청지 경계로부터 300m 이내에 거주하는 ‘세대주 80% 이상 동의’와 ‘토지소유자 80% 이상 매각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접수된 4곳 중 3곳은 이 같은 조건에 부합했으나, 나머지 1곳은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하남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니온파크’ (사진=하남시)

◆인센티브 매개 지역발전 기대감..‘공모 열기’ 분석

이번 공모가 이처럼 열기를 띤 것은 다양한 주민지원 등 인센티브를 매개로 한 지역발전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여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해외 선진지에선 친환경 폐기물처리시설을 모범적으로 조성해 호평을 얻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가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지하에 폐기물처리시설과 하수처리시설을 함께 설치한 ‘신개념 환경기초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지하에 소각처리시설, 재활용선별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하수처리시설 등 유해 시설을 배치하고, 지상에는 잔디광장, 어린이물놀이시설, 다목적체육관, 야외체육시설 등 다양한 주민친화시설을 건립해 인기다.

무엇보다도 105m 높이의 ‘하남 유니온타워’는 관광객 유입 효과로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종시에 따르면, 하남 유니온파크는 연간 7억원의 자원회수효과는 물론, 연간 4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쏠쏠히 누리고 있다. 국내·외 환경기술 분야 기업 및 타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행렬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전경
오스트리아 비엔나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전경

아산 ‘환경과학공원(91855㎡)’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소각시설(일평균 소각 200톤)과 함께 아산그린타워, 생태곤충원, 건강문화센터, 장영실 과학관 등을 조성해 하루 평균 1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소각 열에너지 자원화로 연간 25억원의 수입을 창출하고, 남은 열을 활용한 주민지원사업(세탁공장, 온실)을 통해 연간 10억원의 주민소득이 발생하는 등 부대효과도 적잖다.

익산 ‘문화체육센터(54000㎡)’도 주목된다. 소각시설(일평균 소각 200톤), 유리온실, 축구장, 수영장, 헬스장 등을 조성해 하루 평균 2200명이 이용하고 있다. 환경부의 ‘2019년 전국 우수시설’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해외에선 오스트리아 비엔나 ‘슈피텔라우 소각장’이 시선을 모은다. 건축가 훈데르트 바서의 도심 속 예술작품을 덧입은 이곳은 연간 50~6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지난해 이곳을 찾아 운영 현황을 벤치마킹한 바 있다.

세종시는 이 같은 사례를 본보기 삼아 친환경·주민친화적 친환경종합타운을 건립한다는 목표다. 폐기물의 장기적·안정적 처리를 꾀하는 동시에 폐기물처리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덤으로 얻겠다는 포석이다.

무엇보다도 ‘하남 유니온타워’처럼 100여m 높이의 전망타워가 들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특별한 조망시설이 없는 세종시로선 관광객 유입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경북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조감도

◆최적후보지 선정 8개월 대장정, 세종시판 ‘유니온파크’ 어디로?

일단 공모 접수가 마무리된 만큼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다.

접수된 4곳 후보지 중 어느 곳이 최종 낙점될지 촉각이 쏠리는 대목이다.

최적후보지 선정까지는 앞으로 8개월여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단 공모 신청부지 중 요건 미달 부지를 제외한 요건충족 지역을 1차로 추린 뒤, 5월경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선정 작업에 본격 돌입한다. 위원회는 시의원(2명), 공무원(1명), 주민대표(3명), 전문가(4명) 등 11명 이내로 구성되어, 총 4차례 회의를 통해 최적후보지 1개소를 2021년 1월까지 시에 통보하게 된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2021년1월)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결정•고시(2021년6월) ▲환경영향평가 용역 착수(2021년7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계획 수립•승인(2022년9월) ▲공사 발주(2022년12월) ▲준공(2025년1월) 등의 제반 절차를 거쳐 2025년 2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친환경종합타운을 입지 선정 절차를 잘 마무리해 친환경·주민친화 시설을 건립할 것“이라며 ”폐기물처리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세종시 생활폐기물의 경우 읍면지역은 소각(전동면 소각장)과 위탁을 병행하고, 신도시 지역은 폐기물연료화시설에서 처리하고 있다. 음식물류폐기물의 경우 읍면지역은 위탁처리, 신도시는 수질복원센터에서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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