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한 정치‧정치인에 어퍼컷을 날리자
지질한 정치‧정치인에 어퍼컷을 날리자
  • 김선미
  • 승인 2020.04.1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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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칼럼] 적극지지, 적극 반대가 없다면 내 나름의 원칙 정해서 투표
코로나19 사태에 묻힌 4‧15 총선, 후보자도 모르는 '깜깜이',속에 원칙은?

선거예산만 4100억원 투표율 60%면 1600억원 이상 허공에

김선미 편집위원

딱 하루 남았다.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정책과 후보는 실종되고 온갖 악다구니 막말 가짜뉴스 읍소만 도드라졌던 21대 총선도 막을 내리게 된다. 어느 누구도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15일, 일어나 동네 투표소로 발길을 옮기는 일이다.

누구를 찍든 어느 당을 선택하든 투표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다음 정말 ‘잘 찍어야’ 한다. 진부하고 상투적인 표현이기는 하나 내 한 표에 향후 4년의 국정과 내 삶을 좌우할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4·15 총선 사전투표율이 32.37%에 달해 전국 3위를 차지한 세종시 역시 여러 면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도시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나라의 미래 내 삶, 도시 운명 달라질 수도

선거에는 돈도 엄청 든다. 모두 내가 내는 세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21대 총선을 치르는데 투입되는 예산은 총 4102억원이다. 여기에는 투·개표 등 선거 물품·시설·인력·예산 2632억원에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도 452억원이나 된다.

총 유권자수는 선거인명부 확정일인 지난 3일 기준 4399만4247명이다. 유권자 1명당 투입되는 예산을 계산하면 93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나, 하나만 계산하면 커피 두 잔 값인 만원 미만으로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15일 선거에서 투표율이 60%라면 투표를 하지 않은 나머지 40%에 해당하는 무려 1600억원 이상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그 많은 선거공보물, 벽보 등이 한낱 휴지쪼가리로 전락하는 것이다.

선거예산 1인당 9300원, 내가 내는 세금 휴지쪼가리로 만들지 말자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사태가 300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총선을 깜깜이로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묻혀 미디어의 선거 관련 보도도 크게 줄었다.

각 정당의 핵심 정책이 무엇인지는 고사하고 내가 투표해야 할 선거구에 누가 등판했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이러다가는 비록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지만 총선에 대한 관심을 앗아가 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려가 기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선거는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와 ‘정치인’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아무리 국회가 분탕질을 치고 정치인이 막가파식 깽판을 부려도 사실 시민들이 정치권을 응징할 수단이 별로 없다. 부글부글 끓어올라도 4년 동안 속수무책 지켜 볼 수밖에 없다.

선거가 아니면 아스팔트에 납작 엎드리는 정치인을 어찌 보랴

선거는 유권자가 정치권을 향해 어퍼컷을 날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이 찬스를 그냥 날려버린다면 억울하지 않을까. 선거가 아니면 평소 근엄한 표정과 뻣뻣한 태도를 보였던 정치인들의 달콤한 속삭임과 차갑고 지저분한 아스팔트 바닥에 바짝 엎드려 큰절을 하는 모습을 어찌 구경할 것인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끄는 첫 번째 요인은 지지하는 후보자와 지지 정당이 확실할 때다. 두 번째는 반드시 떨어뜨려야 할 후보자나 정당이 있을 때다. 첫 번째의 즐거움이 없다면 두 번째를 위해서라도 투표소에 가야 한다.

각 가정으로 투표안내문과 정당·후보자 선거공보가 발송됐다. 배달된 두툼한 선거공보물에는 후보자의 정견·공약과 재산·병역사항·세금납부 및 체납상황·전과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그 어느 때 보다 길어진 요즘, 심심풀이 삼아서라도 배달된 공보물을 한 번 뒤적여 보자.

권리 방기하면 국민을 업신여기는 배신의 역사가 되풀이 된다

적극적 지지나 적극 반대가 없다면 나름의 원칙을 정하자. 일단 정당한 사유없이 당을 이리저리 옮겼거나 사기 성범죄 전과 등 파렴치범이라든가 아니면 입에 담기 어려운 인면수심의 막말을 습관처럼 배설하는 후보자는 가려내자.

4년마다 치러지는 선거를 평소 국민을 우습고 하찮게 여기는 정치와 정치인들을 향해 통쾌한 어퍼컷을 날리는 반란의 축제로 만들어 보자. 참여하지 않고 심판하지 않으면 정치가, 정치인이 국민을 업신여기는 배신의 역사가 되풀이된다.

비록 깜깜이 선거이고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는 막말과 악다구니로 도배된 선거판이지만 4년에 겨우 한 번 오는 기회를 무로 만들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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