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1생활권 S-BRT 도입? 홍성국 ‘포퓰리즘’ 논란
세종시 1생활권 S-BRT 도입? 홍성국 ‘포퓰리즘’ 논란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3.31 18: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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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동~고운동~종촌동 경유 ‘보조 BRT’에 ‘S-BRT’ 도입 발표
해당 구간 전용 차로 확보 사실상 불가능, 선심성 공약 비판 목소리
이영선 예비후보가 제시한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 보조 BRT 구축 예시도 (사진=이영선 예비후보 캠프)
홍성국 후보가 제시한 아름동~고운동~종촌동 S-BRT(파란색 노선) 구축 예시도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후보(세종 갑)가 소외지역인 1생활권 교통편의 개선을 위해 'S-BRT(Super-Bus Rapid Transit)'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BRT’ 도입을 위해선 ‘전용 도로’와 ‘첨단 정류장’ 등이 필수적인데, 해당 구간에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이 사실상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포퓰리즘(인기몰이)’성 공약을 선심성으로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홍성국 후보는 31일 “BRT 노선에서 벗어나 있는 신도시 일부 지역과 읍면 지역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대중교통 접근성·편의성을 개선하겠다”며 대중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1생활권 S-BRT 도입 ▲생활권 버스 도입 ▲도심순환 지선 추가 ▲수요응답형(DRT) 버스 운행지역 확대 등이 주요 골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BRT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S-BRT' 도입이다.

홍 후보 측에 따르면, S-BRT는 아름동~고운동~종촌동 등을 잇는 ‘ㄷ’자 형태의 노선에 검토되고 있다. 일반도로와 분리된 전용도로로 통행하면서 우선신호체계를 적용해 기존 BRT보다 더 빠른 이동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는 현재 세종시가 검토 중인 ‘보조BRT’ 개념에다, 빠른 속도와 편리성을 갖춘 지하철 수준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을 장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S-BRT를 운행하기 위해선 일반도로와 분리된 ‘전용도로’는 물론 ‘첨단 정류장’ 등 전용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아름동~고운동~종촌동 구간에는 이 같은 시설 구축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교통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세종시 검토 결과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에는 비알티 컨셉에 부합하는 '폐쇄형(전용) 중앙차로'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용차로 확보를 위해선 왕복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도로확장이 필수적인데, 물리적인 도로 여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는 교통 편의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해당 구간에 '보조 BRT'를 투입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말 그대로 BRT를 '보조'하는 개념으로, 순환형 BRT 전용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아름동~고운동~종촌동 구간에선 일반 노선으로 전환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실정이다. 폐쇄형 중심노선에 '진‧출입로'를 확보하는 방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해당 구간 내에는 버스 정류장 포켓이 없는 장소가 많아 BRT 버스 투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포켓은 보도를 일부 파고 들어가 버스 승‧하차를 용이하게 하는 공간을 말한다.

'순환 BRT 보조노선'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순환 BRT 보조노선'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홍 후보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단지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장 ‘보조 BRT’ 투입도 녹록치 않은 마당에 ‘S-BRT’ 도입 공약을 내놓은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S-BRT 투입을 위해선 다양한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S-BRT 도입 표준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행기준 ‘평균 운행속도 35km/h(일반 25km/h)’, ‘출·도착 일정 2분 이내’, ‘이용객 편의성’ 등을 목표 서비스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전용주행로', '정류장 시설', '차량·운영 시스템' 등 총 5개 분야, 16개 세부요소별 권장 및 필수요건도 제시하고 있다. 지하철 수준의 버스 서비스 제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셈이다.

S-BRT가 도입되면 일반도로와 분리된 전용도로와 입체화된 교차로(또는 우선신호), 추월차선을 활용해 도로 지·정체와 상관없는 주행이 가능해져 기존 BRT에 비해 속도와 정시성이 대폭 향상된다.

정부는 기존 중앙버스전용차로 수준의 BRT를 '지하철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S-BRT 표준 지침'을 마련한 뒤, 지난 1월 세종을 비롯해 인천계양·부천대장, 창원, 인천, 성남 등 5곳을 시범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세종에선 내부순환 BRT에 S-BRT가 투입될 예정이다.

홍성국 후보가 어떠한 방식으로 ‘1생활권 S-BRT 도입’을 실현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내부순환 BRT 900번 노선도
국토교통부의 S-BRT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세종시 내부순환 BRT 구간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버스정류장 포켓 확장, 가변차로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한 요금 선지불 폐쇄형 BRT 정류장을 설치해 정류장 입구에 지하철과 유사한 형태의 개찰구를 만들어 미리 요금을 지불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성국 후보는 이날 ▲광역 BRT 노선 조기 건설을 통한 세종시~청주·공주·대전·천안 등 인근 도시와의 접근성 개선 ▲장애인 등 교통 취약계층을 위한 저상버스 확대 ▲택시 증차 ▲세종형 통합교통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도입을 통한 BRT, 택시, 공유차, 공유자전거 등의 통합 이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홍 후보는 “대중교통 대책은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중요한 의제”라며 “혁신적인 대중교통 정책을 통해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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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2020-04-16 00:19:53
송아영위원장 계획안이 가장 월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