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백화점 유치 오리무중, 대안은 꽃밭?
세종시 백화점 유치 오리무중, 대안은 꽃밭?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2.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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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로 '광장‧초화원‧산책로' 조성… 시민 휴식․교류 공간으로 "상권활성화"
나성동 중심상업지구의 핵심 백화점 부지 전경

세종시 나성동(2-4 생활권) 중심상업지구의 핵심 백화점 유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사업제안공모로 백화점 부지 공급 계획을 세웠지만 무산된데다, 2017년에는 부지 개발을 위한 '복합쇼핑몰 사업추진전략 용역'까지 실시했지만 뚜렷한 입점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당초 50층짜리 초대형 건물 두 개 동(용적률 600%)을 건립하는 방안이 도출됐는데, 수익성 문제로 업계로부터 외면 받으며 수년째 공급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권 활성화도 머나먼 길이 되고 있다. 1.4㎞에 달하는 국내 최장 쇼핑몰인 어반아트리움과 함께 백화점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결국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임시로 해당 부지에 광장과 꽃밭, 산책로 등을 조성해 문화·휴식·교류의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 시장은 "백화점 부지 개발이 늦어지면서 오랜 세월 나대지로 방치돼 미세먼지 발생은 물론 미관 저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잡초가 우거진 백화점 부지를 개발해 도시경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동 중심상업지구 백화점 부지 위치도

백화점 부지는 광장 5,061㎡, CDS1블록 31,662㎡, CDS2 블록 30,715㎡ 등 총 6만 7438㎡ 등으로 구성된다.

이곳에는 내년 2월부터 4월까지 약 3억원을 들여 문화·휴식·교류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먼저 백화점 광장(5,061㎡)과 어반아트리움 광장(3,523㎡)을 연계한 8,584㎡ 규모의 광장이 들어선다. 서울시청 광장(1만3,000㎡)의 3분의 2 규모다. 시민들이 만나 소통‧교류하고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중심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마련되며, 말끔하게 보도블럭으로 포장된다.

세종시문화재단과 협력해 버스킹공연, 예술작품 전시회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읍면동 주민자치회나 자치위원회 등이 벼룩시장을 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세계 유명도시마다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광장이 있다"며 "광장은 행사나 집회를 하고 여가도 즐기는 도시민들의 삶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 런던 트라팔가광장, 중국 베이징 천안문광장,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광장,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광장, 터키 이스탄불 탁심광장 등은 각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백화점 부지에 임시로 광장과 꽃밭,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세종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백화점 부지에 임시로 광장과 꽃밭,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세종시)

백화점 남쪽 부지(CDS2, 30,715㎡)에는 초화원을 조성해 메밀꽃, 코스모스, 해바라기, 유채꽃 등 다양한 품종의 꽃이 식재된다.

내년 봄(4월)에는 메밀꽃을 파종해 6월부터 7월까지 순백의 메밀꽃밭을 선사하고, 여름에는 노란 코스모스를 심어 9월~10월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초화원 곳곳에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 주변 여러 곳에 진출입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산책로를 따라선 수크령, 억새 등 초본식물을 심어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곳곳에 등의자(25개소)와 경관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백화점 북쪽 부지(CDS1, 3만1662㎡)는 약 1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이 설치된다.

초화원, 광장, 산책로 등의 조성은 LH가 유지관리는 세종시가 맡는다.

결국 백화점 유치는 당분간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행복청은 현재 나성동 중심상업지구 활성화를 위해 '행복도시 2-4생활권 중심상업지역 리뷰 및 기능조정 전략 수립 용역'(2019.6∼2020.2월)을 실시중이지만, 백화점 유치를 위한 특단의 해결책이 나올 지는 미지수다.

메밀꽃
백화점 남쪽 부지에는 초화원을 조성해 메밀꽃, 코스모스, 해바라기, 유채꽃 등 다양한 품종의 꽃이 식재된다. 메밀꽃 전경(사진=세종시)

시는 행복청, LH와 협력해 대형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백화점 유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춘희 시장은 수요에 맞게 규모를 줄이고 복합용도로 개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세계적 추세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닌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복합용도로 개발하고, 규모를 조금 더 줄일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하고 있어 어떻게 대응할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화점 부지 활용은 한시적인 것으로 행정수도 세종시 위상을 세우기 위해 백화점 유치는 꼭 이뤄내야 할 과제"라며 "세종시 전체 상권을 살리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복청은 지난 2015년 사업제안공모를 통해 백화점 부지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수익성 문제로 유통업계가 참여하지 않아 무산됐다. 또 2017년에는 시장 상황 조사결과와 투자자들의 동향 등이 담긴 '복합쇼핑몰 사업추진전략 용역'을 시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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