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옥 대표, “인간의 행복한 삶, 봉사에 있어요”
김현옥 대표, “인간의 행복한 삶, 봉사에 있어요”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9.12.08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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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불우이웃돕기, 청소년봉사활동으로 인생의 행복추구
아파트 문화중심으로 대한민국발전 견인하는 시민의식 필요
서울 노원구에서 봉사를 통해 삶의 보람을 느껴왔던 김현옥 대표는 세종시민이 된지 3년 밖에 안되었지만 봉사활동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그 행복과 기쁨을 저는 봉사활동에서 찾아요. 사회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인생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그것이 제 행복의 원천입니다.”

“인생을 왜 사는가?” 하는 질문은 모든 인간에게 근본적 질문이다. 엄청난 철학적 사고 같지만 실제 우리 일상생활의 문제이기도 하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하는 화두(話頭)가 우연치 않게 ‘세종시아파트 입주자대표 연합회’(이하 세아연) 김현옥(50) 회장 취재 중 화제로 등장했다.

겨울이 문턱을 넘어선 지난 달 27일 오전 세종시 새롬동 한 카페에서 김현옥 회장을 만났다. 그는 아주 오래전 TV에서 유행한 ‘말괄랑이 삐삐’같은 느낌이 드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경남 함안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가서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서울사람으로 살다가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2016년 초봄 세종시로 이주했다.

인생의 행복을 불우한 이웃사랑 실천에서 찾다

세종시민이 된 지 얼마 안 된 그가 세종시아파트대표자 모임의 회장을 맡은 것에 약간 의문이 들어 전력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 노원구에 살아면서 봉사단체에서 일한 경험이 많아요. 세종시로 이주하면서 다른 직업을 찾기보다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세아연 회장까지 맡게 됐어요. 서울은 노원구와 은평구에 노인들이 많은데, 상계동 복지협의체에서 2011년부터 독거노인돕기 활동을 시작했고 또 청소년과 여성들을 위한 복지활동을 해왔어요.”

서울 노원구에서 주로 한 일은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돕는 일이었다. 야구르트 배달 아줌마들과 연계해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찾아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 방문 상담하고 지원하는 일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주로 경제적 어려움보다 정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봉사자들을 가족단위로 모집해서 아이들이 있는 젊은 가족을 노인들과 연결해 주면 봉사활동이 아주 효과적이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 가정은 아이들에게 할머지 할아버지가 생겨서 좋고, 노인들 외로움은 아이들이 채워주는 것이지요. 서로 윈윈하는 가족 같은 관계가 돼요.”

정서가 메말라가는 아파트촌에서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사회봉사활동 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사회의 새로운 생활문화를 만들어 내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점점 극심한 핵가족시대와 더불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옥회장과 세종시아파트입주자 대표들이 월례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현옥회장은 세종시아파트입주자 대표들과 함께 매월 모임을 갖고 발전방향을 논의한다.

김회장은 노원청소년수련관에서 운영위원으로 일하며 경험한 청소년사업팀의 또 다른 사례를 설명했다.

“노원구에서는 ‘마을이 학교다’라는 혁신학교프로그램이 있는데 차상위계층 중학생들을 고등학생이 가르치고 봉사점수를 주는 것이어요. 봉사활동을 하는 한 아이의 아빠가 골프클럽에서 나온 버디비로 가난한 청소년들을 후원해서 온정이 넘치는 마을학교는 동네미담이 됐어요.”

그의 봉사활동 이야기는 계속해서 빵집이야기로 이어졌다.

“동네에 여러 빵집과 제과점이 많은데 유통기간 때문에 버리는 것이 많아요. 시간상 팔기 어려운 빵들을 가져다 노인들이나 불우이웃에게 전달하는 봉사활동인데 너무 반응이 좋았어요. 큰 노력이 들지 않는 봉사활동인데 마을에 활력을 주는 일이었요.”

아까운 식품을 버리지 않고 이웃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나눔의 문화’는 따스한 이웃사랑의 실천이다. 커다란 기부만이 우리사회를 풍요롭게 만들지 않는다. ‘소소한 이웃사랑 배려가 우리사회를 진정 따뜻하고 아름다운 복지사회로 만드는 초석이 된다’는 어느 사회학자의 글을 생각나게 했다.

말괄량이 삐삐여사는 봉사활동 사례를 들려주며 기쁜 마음의 표정이 역력히 들어났다. 그것은 자신의 선행을 자랑해서 아니고 봉사활동 그 자체가 주는 즐거운 마음과 보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봉사활동이 김여사의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샘물이라고 말하는 웃음이었다.

다문화가족 세종시, 시민의 힘으로 신행정수도로 발전해야...

다시 화제를 세종시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로 돌렸다.

우선 세종시아파트 대표들이 어떻게 연합회를 구성하고 활동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세아연은 50명 정도 회원이 있는데 각 아파트단지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입주예정자대표도 정회원이 될 수 있어요. 2016년 구성되어 1,2기가 지났고, 제가 올 8월 총회에서 회장을 맡았습니다. 정기모임은 월1회이고 인터넷까페나 단톡, 밴드 등으로 서로 소통하고 있어요.”

그 동안 세아연의 활동내용을 들으며 활력이 넘치는 김회장의 상세한 설명에 점차 빠져들었다.

아파트 하자처리문제, 통신3사의 휴대폰중계기 담합에 대한 대응, 크리넷청소기 운영과 주민부담, 통장선거의 문제점 등 세종시 아파트들이 안고 있는 아주 많은 다양한 의제가 등장했다.

“우리 세아연 활동은 우선 서로간의 정보공유가 제일 중요합니다. 신규아파트나 단일 단지아파트는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능력이 없었어요. 정보를 공유하면서 매월 전체대응 의제를 발굴하고 서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세아연의 주된 활동입니다. 세종시는 시민주권 특별자치라고 시정방침이 정해져 있는데 정작 시민들은 주권을 행사할 정보도 없고 행사방법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 세안연이 나서는 것이지요.”

'시민주권 특별자치시 세종시'에 참으로 어울리는 활동이었다. 

서울 상계동 경로당에서 노인들과 김현옥씨가 담소를 나누며 김장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에서 봉사 활동을 해오면서 나눔문화를 익혀왔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김장 봉사를 하는 장면

21세기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명운을 걸머진 세종시는 과연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공신화로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화 시대를 견인하는 모델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역사적 과제는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의 의식수준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서 살고, 저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세종시로 왔습니다. 또 제가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이지요. 세종시에서 다문화연구센터 활동도 하고 있는데 세종시는 전국에서 모여든 다문화가족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세종시가 ‘다문화가족으로 구성된 신도시’라는 김회장의 말에 신선한 충격이 뇌리를 스쳤다.

‘다문화가족’이라는 단어는 익히 들어온 말이지만 약간은 무언가 한국국민과 경계를 만들고 좋은 이미지를 주지 않는 말인데 세종시를 ‘다문화가족 신도시’라고 생각하니 또 다른 이미지의 전환이 만들어졌다.

“세종시 다문화연구센터는 홍익대 고바야시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데 2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어요. 초.중.고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인식개선교육활동을 하고, 입양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종시는 다문화가족이라서 생각도 다양하고 활동도 다양해 활력이 넘치는 젊은 도시입니다.”

생활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그의 설명을 들으며 공감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명품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파트가 대다수인 행복도시에서 아파트 대표자들의 활동은 그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김회장과 세아연의 활발한 활동이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드는데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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