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스민 영입에 달린 댓글...그게 국격인가
이자스민 영입에 달린 댓글...그게 국격인가
  • 김준식
  • 승인 2019.11.18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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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칼럼] 인종차별은 내 인격 수준...우리 국민도 세계 수준의 인격 갖춰야

요즘 필리핀계 한국인 이자스민씨의 기사가 신문에 자주 난다. 그녀는 지난 19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하였다. 최근 정의당은 이자스민씨를 영입하면서 한국의 소수자인 다문화 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녀의 기사가 언론에 날 때마다 일부 네티즌들은 벌때처럼 달려들어 그녀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단다. 그 악성 댓글 중 몇 개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자스민 심상정 둘 다 필리핀 가서 느그 둘이 하고 싶은거 해라 ᆢ 코리아 퍼스트좀하자ᆢ 불법체류자가 더 한국 시민보다 해택 받는 게 지금도 많은데 것도 모자라서 대노코 퍼달라고 지랄이고’ᆢ

‘필리핀에서는 찍소리 못하고 시집와서 신랑 없으니 되려 허튼소리 ㅋㅋㅋㅋㅋ’

‘쓰레기만도 못한 xx!!!!!’

‘그냥 필리핀으로 돌아가라!!!!! 이 xxx!!!!!’

한국인으로서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심한 인종차별 발언들이다. 나는 지난 10여년 ‘다문화 사회와 인권’을 제목으로 대학과 각종 공무원 교육원에서 강의를 해 왔다. 나는 강의를 할 때마다 수강생들에게 ‘당신 눈에 다문화 가족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당신보다 인격이 낮아 보인다면 그것은 그들의 인격이 낮은 게 아니라 바로 당신의 인격이 낮은 것입니다’ 라고 강조해 왔다.

이자스민씨의 정의당 입당과 관련한 댓글은 우리 개개인에게 좀 더 나은 수준의 인격을 요구하고 있다.
이자스민씨의 정의당 입당과 관련한 댓글은 우리 개개인에게 좀 더 나은 수준의 인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출처 : SBS 화면 캡처

그렇다 지금 이자스민씨가 우리 한국인들의 눈에 우리보다 인격이 낮아 보인다면 그것은 바로 한국인들의 인권의식이 모자란 것이고, 한국인들의 인격이 낮은 것이다.

인종차별(人種差別)의 사전적 의미는 ‘인종적 편견 때문에 특정한 인종에게 사회적, 경제적, 법적 불평등을 강요하는 일’이다. 과거에 인종차별이 당연시 되는 때도 있었다.

1899년에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키플링은 ‘미개한 인종을 문명화하는 것이 백인의 짐이자 의무’라고 주장하며 당시 미국이 필리핀을 침략한 것을 정당화하였다.

그리고 한때는 백인들이 흑인들을 인간으로 보기 보다는 가축정도로 취급해서 마구 잡아다가 팔고 사면서 노예로 부리기까지 하였다. 6.25 전쟁 영웅 맥아더도 인천상륙 작전 직후 한국인들은 ‘원주민’이라고 호칭하면서 문명인 미국인과 차별을 두었다.

세계 역사 중에 가장 비참한 희생을 불러왔던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12월 10일 UN총회는 억압과 차별에 맞서는 방파제로서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했다. 세계인권선언은 명확하고 간결한 30개 조항으로 다양한 인권 영역을 다루고 있는데 처음의 두 조항에서 인권에 대한 보편적이고 확실한 정의를 하고 있다.

제1조에서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한 존엄과 권리를 갖는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제2조에서는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 어떠한 종류의 차별이 없이, 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향유할 자격이 있다.' 라고 하였다.

위 두 조항이 바로 세계 차원(Global Standard) 인권기준이다. 이제 세계경제 12위, 연간 개인소득 3만 불의 나라인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도 세계수준의 가치와 인권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세계가 우리를 존중한다. 

김준식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지방분권 세종회의 상임대표, 세종 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자문위원, 다문화사회 이해 강사, 아시안 프렌즈 이사, 한국외국어대학 경제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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