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결원사태 세종시 '성남고', 무기한 농성 파장
대규모 결원사태 세종시 '성남고', 무기한 농성 파장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1.12 16: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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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고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11일 집회 열고 릴레이 시위 나서
잘못된 고교평준화정책 차별 "일반계 4학급→8학급 증설 근본적 해법"
사태 해결까지 삭발, 단식, 감사청구, 등교거부, 교육감 퇴진운동 불사
'성남고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1일 세종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켓시위에 나섰다.

3년 연속 대규모 결원사태를 빚고 있는 세종시 성남고등학교(교장 전인권) 학부모들이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실상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 지 한 달여 만에 집단행동에 나선 셈이다.

학부모회, 총동문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교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성남고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세종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켓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세종교육청의 잘못된 고교평준화정책이 성남고 차별로 이어지고 있어 학생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며 "학급 증설(일반계 4학급→8학급)만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성남고는 지난 9월 26일 기준 1학년 34명, 2학년 11명, 3학년 45명 등 총 90명이 부족한 상태로, 결원율이 평균 30%에 달한다. 2017년 고교평준화 도입 이래 3년 연속 대규모 결원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커져만 가고 있다.

대규모 결원은 학습권 침해와 고교생활의 파행 등 학생들의 진로결정에 심각한 영향으로 이어지며 부작용의 악순환을 빚고 있다.

성남고 전경
성남고 전경

무엇보다도 학생 수 부족에 따른 교과목 개설 한계 등 학습권 저해와 함께 내신등급(25명당 1등급 1명)에도 영향을 미쳐 대학진학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인식이다.

현재 내신 성적제도는 25명 정원의 1학급에서 1명의 1등급자만 나오는 구조다. 비대위에 따르면, 하지만 세종시 평균 완성학급(8학급)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성남고는 고작해야 일반계 4학급에서 겨우 4명의 1등급자를 배출할 수 있다. 이마저도 30% 결원률로 인해 상위 등급자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남고는 해를 거듭할수록 신입생 지망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10월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이들은 "교육청 측이 원론적인 입장과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최윤정 학부모회장은 "그동안 사태해결을 위해 교육청 관계자를 무수히 접촉하고 면담을 요구했으나, 정작 최교진 교육감은 슬며시 뒤로 빠지고 비서실과 실무진을 통해 오히려 학부모들을 훈계하면서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자극하고 있다"면서 "이런 교육감이 어떻게 세종교육의 수장을 맡고 있는지 우리 아이들이 불쌍하기만 하다"고 맹비난했다.

성남고 학부모들은
성남고 학부모들이 10월 10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교육청을 규탄하고 있는 모습

학부모들은 “대규모 신입생 결원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비단 성남고만의 문제가 아닌 세종시 고교평준화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라며 “성남고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교육청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삭발, 단식, 감사원 감사청구, 등교거부, 교육감 퇴진운동 및 천막농성까지 불사할 예정이다.

세종시 고교평준화제도가 시행된 지 3년째를 맞고 있지만, 사립학교 대규모 결원 사태 등 공립과 사립 간 선호도 차이가 빚어지고 있어, 세종교육청의 교육행정 능력에 대한 비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세종시 유일 사립학교인 성남고는 학년당 일반계 4학급과 예술계 4학급 등 총 24학급으로 인가 받아 운영되고 있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5촌조카인 설립자 안기석 박사와 고당 조만식 선생의 외조카인 김신옥 이사장 부부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지난 1966년 개교해 12,000여명의 동문을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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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2019-11-12 23:14:03
형평성을 갖고 공정하게 보도하는 세종의 소리. 언론의 참모습입니다.

김경윤 2019-11-12 22:59:34
공정성과 공평성에 위배되는 교육행정을 부끄러운줄 모르고 행하는 교육청과 교육감의 부도덕함에 무척 화가 나네요! 세종의 소리가 지속적으로 정의의 소리를 전해주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