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세종축제', 문화품격 업그레이드..과제도 노출
뜨거웠던 '세종축제', 문화품격 업그레이드..과제도 노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0.1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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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락’ 주제 다채로운 프로그램, '시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로 화합 한마당 연출
여민락교향시 등 세종대왕 문화적 성취 재조명, 세종 문화 품격 한 단계 업그레이드
떠올릴 만한 특화 요소 부재, 호수공원 '수상(水上)' 활용도 미비 등 보완 과제 노출
열기구가 처음 등장한 세종 푸드트럭 페스티벌 전경

닷새간 세종시를 뜨겁게 달궜던 일곱 번째 ‘세종축제’가 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5일부터 5일간 세종호수공원과 조치원 일원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여민락’을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축제' 화합 한마당 호평

무엇보다도 '시민주권특별자치시'라는 기조를 살려 '시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로 화합 한마당을 연출해 호평을 얻었다. 읍면동별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뵈는 ‘주민자치박람회’, 공군 특수비행팀의 '블랙이글스 에어쇼', 해군군악대 공연은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시민대합창 여민락’이 개막행사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특히 개막행사와 함께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시민대합창 여민락’, 무형문화재 강정숙과 가야금 70대 협연 전통무용 공연팀이 선보인 ‘신 여민락 국악공연’, 최정원·소향 등이 출연한 ‘노을음악회’ 등은 구름 같은 인파를 몰고 오며 인기를 끌었다.

‘세종백일장’, 터키 앙카라시 예술단의 전통공연 공중예술 퍼포먼스 ‘꽃과 여인’, ‘세종시민 노래자랑’, ‘시민퍼레이드’ 등도 시민과 함께 즐기는 행사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세종대왕 문화적 성취 재조명, 문화적 품격 업그레이드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세종대왕의 문화적 성취를 재조명해 세종시의 '문화적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점이다.

‘세종대왕과 음악, 치화평(致和平, 조화를 이룬다)’ 국제전시전은 세종대왕이 꿈꾸었던 ‘평화’의 의미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홍콩 등 4개국 10명의 작가가 평면·멀티미디어(영상)·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여민락 교향시’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세종시에 헌정된 ‘여민락 교향시’도 축제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세종대왕의 '여민락'에 영감을 받아 이신우 교수가 숨결을 불어넣은 이 곡은,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의 혼이 담긴 연주로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오는 29일에는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관현악으로 편곡되어 다시 시민들을 만나고, 11월 21일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전 세계인들에게도 선보이는 등 세종시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세종대왕의 문화적 성취가 예술적으로만 편중되다 보니, 일반 시민들에겐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다가왔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역 고유 문화행사 등 연계행사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연동면 '합강공원 힐링캠프', 전의면 '왕의 물 축제', 장군면 '김종서장군 문화제' 및 '영평사 구절초 꽃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졌다.

무형문화재 강정숙과 가야금 70대 협연 전통무용 공연팀이 선보인 ‘신 여민락 국악공연’

또한, ‘세종사랑 백일장’, ‘전통한복입기 체험’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의 참여도도 높았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푸드트럭 페스티벌’도 시민들의 입맛을 돋우며 호평을 얻었다. 40대의 푸드트럭이 참여해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선보였다. 가족과 함께 하는 요리교실, 올해 처음 등장한 열기구 체험도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5회째를 맞으며 어느덧 세종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시는 이번 축제에 20여만명이 관람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자체 평가했다.

한 시민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보며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 부재'-'호수공원 수상(水上) 활용도' 등 풀어야할 과제

하지만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풀어야할 숙제도 적잖이 노출했다.

무엇보다도 대표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최대 과제로 분석됐다.

세종축제 하면 떠올릴 만한 특화 요소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메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종만의 축제가 아닌 전국적 문화축제로 견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세종호수공원의 '수상(水上) 활용도'가 미비했다는 점도 아쉽게 다가온다.

실제 호수공원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호수'는 밤에는 어둡게 변해버려 적막감만 감돌았다. 국내 최대의 호수공원이란 천혜의 조건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인근 백제문화제의 돛단배, 진주 유등 축제의 유등 등이 벤치마킹해 호수공원만의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세종 푸드트럭 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들이 먹거리를 즐기고 있는 모습
세종 푸드트럭 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들이 먹거리를 즐기고 있는 모습

매년 반복되고 있는 '주차문제'도 시민 불만을 샀다. 마지막 날인 9일 축제장은 몰려드는 차량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며, 인도 등 빈 공간은 불법주차로 온종일 몸살을 앓았다. 주차장이 부족한 게 근본 문제다. 일부 버스는 교통통제를 외면한 채 난폭운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퍼레이드 '세종지심'은 불과 3개 팀만이 참여해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춘희 시장은 "일곱 번째 세종축제가 성황리에 열릴 수 있도록 힘써준 추진위원과 관계자, 자원봉사자,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올해 축제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축제의 폐막을 장식한 불꽃놀이 (사진=서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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