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전 공무원, 식사는 어디서?
세종시 이전 공무원, 식사는 어디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02.25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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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차량에다 청사주변 노점상까지 등장, 부족한 먹거리로 새 풍경

   정부 세종청사 주변 음식점 풍경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최근에는 저녁 식사 편의 제공을 위한 유성지역 식당의 차량이 상시 대기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정부 세종청사 이전으로 공무원들의 ‘점심 전쟁’이 치러지면서 주변 음식점과 길거리 풍속도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인접한 세종시 제2청사 구내식당은 말할 것도 없고 골프장까지 공무원들이 점심 식사를 해결하러 오는 등 새로운 풍광이 연출되다 못해 최근에는 유성 음식점에서 픽업 차량을 대기시키는 등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정부 세종청사 앞길에는 유성 모 일식집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동안 저녁 식사 문의가 많이 와 궁리 끝에 승합차를 준비해 공무원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매출 증대를 위해 마련했다는 것이었다.

이 음식점 방모 사장은 “퇴근 후 차량 제공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이 와서 이번에 아예 매일 저녁시간에 25인승 버스를 대기하도록 조치를 했다” 며 “주변에 마땅한 먹거리가 없다보니 대전 유성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방 사장은 정부세종청사 앞에 처음으로 홍보 차 나왔다는 말과 함께 차량에 현수막을 두르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점심시간에는 예정지역 인근 조치원이나 금남면의 식당에 정장에 넥타이를 맨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건 이제 새로운 풍경이 아니다. 정부 청사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세종시 제2청사 구내식당에도 점심을 해결하기 위한 청사 공무원들이 몰려들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개장한 세종필드 골프장에도 점심시간을 이용, 평균 20-30명씩 공무원들이 찾고 있다. 골프장 측은 카드 고객을 위해 식당을 골프장에서 분리해 일반 음식점 영수증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고 있다.

이 골프장 한 관계자는 “점심 식사를 할 때가 없어 오시는 데 공직자들이 카드를 레저시설에 쓸 수 없기 때문에 편의 제공을 하게 됐다” 며 “단체로 오시면 방을 내주기 때문에 조용하면서 오랜 시간 협의가 필요한 점심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퇴근 후에는 차로 15분 거리인 대전 유성지역까지 손님들이 붐벼 유성지역은 때 아닌 제2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예정지역 내에 음식점, 유흥시설 등 편의시설이 전무하다보니 가까운 대전까지 세종지역 공무원 및 기업체 직원들까지 몰리는 것이다.

   청사 인급에서 성업중인 차량을 동원한 이동식 순대, 커피전문점
청사 인근에는 공무원들의 간식을 위한 이동식 순대, 커피 전문점도 등장했다. 미니 트럭을 개조한 차량에 순대와 커피 및 샌드위치 등 요기할 수 있는 메뉴가 공무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인근 호수공원에는 호떡, 어묵, 옥수수, 국화빵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까지 등장하여 성업 중이다. 먹을거리가 부족한 청사 공무원들에게 적법성 여부를 떠나 이들은 구세주 같은 존재이다.

한 상인은 인터뷰 요청에 “기사 나가면 영업을 못할 수도 있다”며 거절했다. 이 상인은 청사 직원과 민원인 등이 이용고객이라고 귀띔하면서 “영업한 지 2주 밖에 되지 않는데 세종시에서 단속나올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행정도시건설 지연으로 정주여건이 미처 갖춰지지 않는 세종시에 먹거리를 둘러싼 이 같은 풍경은 주변에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질 때가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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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주민 2013-03-11 14:19:44
서울 성동구 청사에는 백반 4000원인데. 월.금요일은 메뉴가 한가지이고, 화,수,목은 택1 이 가능하다...세종시 공무원들도 먹고 사는 문제가 꽤나 힘든 모양이군요.. 암튼 잘 먹어야지요. 나랏일을 하는데 ㅎㅎ